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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철학교사 Jul 07. 2023

7. 교사의 갈림길 승진에 관하여

승진하느냐(?) 마느냐 그것이 문제로다



나에게는 한가지 고민거리가 있다.


그것은 바로 승진이다.


승진이 왜 고민거리가 되는 상황 자체가 의아스러운 사람들이 많기에 이를 설명해 보려 한다.


교감->교장으로 승진하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 길이 있다


1.일단 평교사부터 여러 점수들을 차근차근 모아 교감 연수대상자에 선정되어 교감을 하고 교장이 되는 방법


2.그리고 장학사 시험을 봐서 합격한 뒤 교감으로 발령나는 방법


3.마지막으로 공모교장제로 되는 방법이 있다.


대부분 승진을 했거나 준비했던  선배들의 과정을 지켜보면 첫번째 방법인 평교사부터 점수를 쌓아 승진하는 부류가 가장 많은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나는 발령이 나고나서  승진에는 별 생각은 없었다. 하지만 이러한 나에게 주변의 남교사 선배들은 '훗날 너가 승진을 원할수도 있다. 그러기에 그때가서 승진하고자 한다면 너무 늦으니, 지금부터 미리 해놓아야 한다'고 권유를 하였다.  일리있는 말이었다 아니 어찌 보면 현실적인 말이다. 아동학대나 기타 악성민원으로부터 도망갈 수 있는 관리자 자리이니 오랫동안 교사를 할 것이라면 오히려 관리자로 승진하는 편이 훨씬 나아보이기도 하였다.

선배들이 말씀해주신 이야기, 그리고 내가 생각하게된 내가 교감 교장에 되어야 할 이유는 

딱 세가지 인 것 같다


1. 아동학대고소 및 악성민원 대면수업에서 벗어날 수 있다.


2.  명예욕을 달성할 수 있고, 성취감이 있다(목표의식)


3.  월급이 오른다



그러나 난 이 세가지 이유에 대해서는 굉장히 회의적이다. 그 이유를 말해보겠다.

1. 아동학대고소 및 악성민원 대면수업에서 벗어날 수 있다.

= 도망친 곳에 낙원은 없다는 말을 아는가? 내가 좋아하는 영역, 내가 원하는 영역이 아니라 도망치듯 떠난 곳에서 내가 행복을 찾을 수는 없다는 말이다. 만약 그럼에도 나에게 아동학대나 악성 민원, 그리고 너무나 견디기 힘든 학교현장이 앞으로도 끊임없이 이어진다면 그것은 다른 영역을 개척하라는 신호로 받아들이려고 한다. 차라리 학교 자체를 떠나는게 낫지 아이들을 안보려고 관리자로 가는 것은 내가 바라는 것이 절대로 아니다.


2. 명예욕을 달성할 수 있고, 성취감이 있다(목표의식)

= 나는 교장 교감을 하고 싶지 않다. 뭐랄까 누군가의 위에서 군림하고 싶지도, 막중한 책임을 지고 싶지도 않기에, 나의 성격과도 맞지 않은 것 같다. 교장 교감보다도 나는 부자가 되고 싶다.


3. 월급이 오른다

전에 무심코 보았던 교감&교장의 월급표는 그야말로 충격적이었다. 한 단체의 최고 자리의 월급이 고작 500만원대에 불과했던 것이다. 


500만원.. 작은돈은 아니다면  50대 중반의 임원이 받기에는 너무도 초라한 액수였다. 

그리고 이 금액은 내 목표와는 너무나도 부족한 돈이다... 그냥 평교사로 있더라도 그정도 액수는충분히 받을 수 있다.



자 그렇다면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승진준비를 결심하였다면 어떤 삶을 살게 될까?

일단 첫째로 벽지로 가서 지역점수를 쌓아야 한다. 내가 원치는 않지만 점수를 따기 위해서 그 지역에서 근무를 해야하는 것이다.  

둘째로 부장 및 담임을 계속해서 해야한다. 승진에 필요한 부장과 담임경력기간이 있다고 들었다. 때문에 그 기간동안 부장과 담임을 필수로 해야 할 필요가 있다.

셋째로 여타 점수를 따기 위해 대학원에 진학하고, 수업연구대회에 참여하며 점수들을 차곡차곡 쌓아 올려야 한다. 



그렇게 20여년을 지내다 보면 나에게도 기회가 오게 될수도(?)있을것이다.

하지만 안될수도 있는건 마찬가지이다.

승진이 만약 안된다면 내가 쏟은 그 모든시간들은 과정으로서는 의미가 있을 수도 있겠지만 거진 없다고 보면 된다.  이런 기회비용적인 위험이 있기에 승진을 포기한 사람들은 오히려 학교업무나 다른 교육활동에 엄청나게 회의적이거나 발전 가능성을 오히려 축소시켜버리는 경향이  없잖아 있다.


승진한다고 승진에 목매는 것도

승진을 안한다고 대충 사는것도 마음에 들진 않는다


나의 이러한 회의적인 생각 가운데에서 그래도 내가 승진과 비승진 사이에서 발견한 제 3의 길이 존재한다

그것은 바로


승진을 위한 점수를 위한 연구와 교육활동이 아니라

교육 활동과 연구를 하다가 승진을 하게 되는 경우를 맞이하고 싶다.


승진을 꿈꾼다고 승진 이외의 모든 것을 도외시 하는것도 아니고 내가 필요한 교육활동, 내가 원하는 공부를 꾸준히 할 것이다. 내가 좋아하는것을 잘하고 싶고, 내가 잘하는 것을 더 잘하게 하는 것 그것이 나에게 일로서 행복을 가져다 줄 것이라는 확신이 든다. 










결국 OO초 교감 교장보다 경제적 자유라는 타이틀이 더 마음에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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