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꼼지파파 Jun 02. 2023

강변에서

독일 하나우 마인강변



‘엄마야 누나야 강변 살자’


물결에 반짝이는

작은 모래알 하나가 나를 붙든다

이토록 작은 것이 나를


이것이 무엇이길래

이런 자력을 뿜어 내는가


눈물이 핑 돌았다


문득,

5월 정도였을 법한

오래된 어느 날  


동네 개울가에서

나를 잘 업어주던 누나들과

조약돌을 줍고 놀던 시절

조약돌 사이사이 흩뿌려져 있던

작은 모래알들이 떠올랐다


참 맑게도 씻겨져 있던 그 모래알들


까맣게 잊었던 기억이

이 강가에서 반짝인다

잊지 않아서 다행이다


아직 나는 그 빛을 간직하고 있구나


강물에 떠내려간

성가시기만 했던 청춘

추억이라 말하는 것들

뭘 바랐는지 지금도 알 수 없는 바람들


모두 그렇게

떠내려간 줄 알았는데

저 빛은 아직 남아있구나


저 작은 모래알이

아직 그 빛을 머금고 있구나

이전 03화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