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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꼼지파파 Jun 05. 2023

백조의 호수

하나우 마인강변에서




“먹어”


하얗고 긴 모가지를 쭉 뻗어

둥둥 뜬 빵 부스러기를 먹는다



“오늘도 혼자네?”


손에 든 빵 조각을

다 털어 던졌다

이제 볼 일이 없어졌는지

다른 곳으로 헤엄쳐 간다



“벌써 가게?”


늘어진 수양버들 사이로

사라진다



“내일 또 올게”


잔잔한 바람에

버드나뭇잎이 흔들거린다



백조 한 마리가 있다

짝이 없는 건지

잃어버린 건지

늘 혼자다


눈부시게 하얗고

눈부시게 우아하다


단점이 있다면

말이 없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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