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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동숙 Oct 03. 2024

올드타운에서 만난 달리

16. 크로아티아/두브로(2)


내가 신비주의를 좋아하는 것만큼 나는 돈도 좋아한다. 돈은 영광이다.


매일 아침 내가 잠에서 깨어날 때마다 나는 최고의 즐거움을 경험한다. 내가 살바도르 달리로서 이 세상에 존재할 수 있어서.


야망 없는 지성은 날개 없는 새와 같다. 이 세계가 충분히 가지고 있지 않은 것은 과장된 표현이다.


나는 이상하지 않다. 나는 당지 평범하지 않을 뿐이다.


그림이란 숱한 비합리적 상상력에 의해서 만들어지는 천연색 사진이다.


어느 것도 모방하기를 원치 않는 사람은 어느 것도 창조할 수 없다.



스스로 천재라고 지칭한 살바도르 도밍고 펠리페 하신토 달리 이 도메네크. 스페인의 초현실주의 화가를 이곳 크로아티아 두브로에서 만나다니 예측 밖의 일이나 퍽 즐거운 일이었다. 그를 만나기 위해 돈을 지불했고, 궁전 갤러리에서 조용히 그의 말을 뚫어지게 쳐다봤다. 뚫어지게 바라보는 것은 생각하기 위해서라고 그의 말이 그림처럼 전시돼 있길래 나는 오래오래 생각했다.


판화작품이 전시돼 있는 중간중간 달리의 명언들이 작품처럼 전시돼 있는 전시장의 풍경이 생경했으나 그의 말들은 그의 그림만큼이나 따라갈 수 없는 속도로 생각을 사선으로 풀어헤친다. 시인 폴 엘리아르와 화가 막스 에른스트, 그리고 그의 뮤즈이자 아내였던 갈라와의 변형적인 관계 같은 흘러내리는 시계는 볼 수 없었으나 그와 함께 감각적인 거짓말에 빠졌던 오롯한 시간은 나름 평온했다.


우연이 아니라 필연이었을까, 동유럽으로 떠나오기 전 마르테네르란 여자가 달리의 딸임을 주장하고 나서서 달리의 무덤이 파헤쳐졌단 기사를 읽었던 것은. 결국 유전자 검사를 통과하지 했고 해프닝으로 끝나버렸다. 죽어서도 달리는 사물의 비밀을 비밀로만 간직하는 그 힘으로 사람들의 기억을 깨웠고 오늘 이렇게 난, 달리를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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