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민속촌엔 흑돼지도 날라리도 있다

하준이와 할머니가 함께 그리는 제주이야기/표선제주민속촌

by 동숙

오늘은 어디를 가볼까 도로를 달리다가 민속마을 흑돼지무료관이란 푯말이 하준이 눈에 딱 걸린 거예요. 오늘 하준이의 꽂힘은 바로 흑돼지! 하준이는 엄마 이름보다 야구선수 이름을 먼저 익혀 더듬더듬 글을 읽기 시작한 참인데 하필 흑돼지가 보였을까요?


민속마을 흑돼지무료관엔 흑돼지가 없다


성읍민속마을엔 여기저기 흑돼지 무료관이 참 많은데 알고보니 제주특산품을 파는 곳이었어요. 아~낚였네요. 아~우리 하준이 흑돼지도 없어요.


마침 한식대첩에서 1등을 했다는 만덕이네서 서빙하던 이쁜 누나가 하준이의 퉁퉁 부은 입술모양을 알아채고는 표선제주민속촌에 흑돼지가 있다는 귀띔을 해줬어요. 센스만점 누나 덕에 하준이는 흑돼지 구이랑 밥 한 공기 다 비우고 표선제주민속촌으로 흑돼지를 만나러 갑니다.


표선제주민속촌엔 날라리도 있고 흑돼지도 있다.


표선제주민속촌은 진부할 거라는 예상을 깨고 내내 생기롭고 흥겨운 발견이 이어지는 제주 동쪽 표선의 핫플이라 나중에 한번 더 갔다는 얘기지요. 왜? 또 흑돼지 보러요.


제주민속촌 산촌에서 찾은 흑돼지는 올해 두 살 된 돼순이와 돼돌이에요. 흑돼지가 생각보다 너무 크고 너무 뚱뚱하다고 놀란 하준이는 얼음이다가 낯가림 땡을 하자마자 아예 흑돼지집으로 들어갈 기세로 흑돼지랑만 놀아요. 하준이 의미로 논다는 걸 알아챈 게 그림일기를 쓸 때였어요. 흑돼지를 어떻게 그려 넣을까 하준이 연필 끝을 바라보는데 놀면서 관찰했던 느낌을 그대로 그려 넣은 거였어요. 흑돼지를 잘 그렸다는 게 아니라 어떻게 보면 작은 쥐처럼 보이는데 너무 크고 뚱뚱해서 같이 놀기 부담스러운 흑돼지를 그렇게 표현한 건 아닐까, 하준이 사랑하는 할미 생각이에요.



2시에 조선날라리전이 시작! 영문 근처에 닿으니 벌써 흥겨움이 여기저기 싸돌아다니며 사람들을 부추기는 통에 앉아있는 사람보다 서서 춤추고 있는 사람들이 더 많아요. 젊은애들이 조선 날라리로 변신하여 온갖 것 비벼 섞어 만든 짬뽕전이에요. 아주 예쁘고 잘생기고 매력적인 젊은 처자들의 노래와 춤이 무조건 재밌어요. 눈이 똥그래진 하준이는 흥겨운 음악소리에 맞춰 콩콩댄스를 신나게 춥니다. 그때 잘생긴 누나가 하준이랑 같이 신나게 콩콩 댄스 하더니 여기 당첨! 하준이가 경품티켓을 거머쥐었어요. 하준이 열정에 답하는 선물인 거지요. 뭐냐고요? 무려 한라봉크런치 득템!


표전제주민속촌은 여기저기 꽃천지로 아롱다롱 눈호강사태가 펼쳐지고 있었어요. 초가집마다 노랑노랑 유채꽃과 향기 품은 매화꽃이 화들짝 솜빡(가득)해요. 붉은 꽃입술 어여쁜 동백나무들 곁엔 예쁜 누나들이 하나씩 매달려 누가 더 예쁜가 사진 찍느라 바쁩니다.



여행이란, 좀 더 새로워진 나를 만나는 통로이다.

여행하세요! 자주, 멀리, 오래

여행은 무조건 떠나요. 떠나지 말아야 할 이유가 더 많아지기 전에


길을 걸을 때마다 심심찮게 푯말이 말을 걸어와요. 아주 멀리 떠나온 제주에서 하준이랑 새롭게 태어나고 있으니 참 고마운 일이지요, 끄덕이며 걷는 길이 온통 꽃길입니다. 많이 낡고 늙어 새로울 게 없는 나이인데 그나마 올해 새롭게 핀 꽃들 덕에 웃다가 아주 조금 신선해짐을 깨달았어요. 게다가 비타민 하준이와 함께하는 여정이니 말이에요!


우린 꽃피는 제주에 살아요!

난, 무럭무럭 찬란해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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