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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동숙 May 09. 2024

스페인의 산토리니, 프리힐리아나

7. 꽃다운푸른과 함께 그린 스페인/ 프리힐리아나

캔버스에 아크릴 15×10

하늘과 바다에

온통 파란색 물감이 쏟아부어져 있던 네르하에서

나도 파랑을 입고

파랑파랑 걸어 다녔다.


모바일그림으로 그린 프리힐리아나

스페인의 산토리니라 불리는 프리힐리아나는 눈 닿는 곳 모두 그림이 되는 하얀 마을이다. 지나가는 속에서도 예술이 차올라 무엇이든 끄적거리게 되는 아름다운 마을이지만 사실 고양이와 개들의 똥을 피해  좁은 골목골목 까치발로 걷는 묘기를 펼쳐야 한다. 그럼에도 햇빛에 빛나는 그 하양의 찬란은 똥을 밟는  비명조차 즐겁다.

캔버스에 아크릴/23×32

말라가에서 태어난 피카소는 여덟 살 때 이미 라파엘로처럼 그림을 그렸다고 고백한 이후 평생을 어린아이처럼 그리기 위해 노력했다고 말했다. 어쨌거나 아무것도 되지 못한 난, 그저 프리힐리아나를 모방할 밖에.

프리힐리아나 골목 수채화가의 집/모바일그림

프리힐리아나의 희디흰 골목길을 꼬불꼬불 따라가다 수채화가를 만났다. 이 아름다운 골목길에 자기 작업실이 있다고 자랑한다. 화가의 작업실이 궁금한 건 일행 중 나뿐이니  '가끔 들여다보고 싶은 집' 목록에 저장하고 길과 동행한다. 돌아보면 모두 길인 여정이니 무엇이든 어찌하든 옳은 선택 아니겠어. 


프리힐리아나/모바일그림

오락가락 길마다 들락날락하다 산꼭대기  가든식당에 자리 잡았다.  한적하고 여유로우며  해산물은  싱싱하고, 네 여자  얼굴에 붉은 노을을 그려대는 상그리아까지 더 바랄 게 없는 풍경이다.


프리힐리아나 마을에서 내려와 거무스름한 어둠과 함께 하는데 왜 여적 찬란을 끼고 있냐고 딸들이 묻대. 상그리아 술잔을 들어  비추니 반달이 내 머리에 내려와 앉았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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