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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흰둥이 Oct 22. 2023

눈물의 Ma Way

3. 퇴사를 위하여

내 결혼식 날을 떠올리면, 나 혼자서도 부끄러워 이불에 얼굴을 묻고 싶어 진다. 나는 눈물의 신부였다.


막상 식 당일이 되었을 때 긴장한 남편은 청심환을 먹었지만,  큰 일에 긴장이 낮은 나에겐 차가운 커피 한잔이면 충분했다.

예약했던 부케가 다른 것과 바뀌어서 다들 허둥지둥할 때도 그냥 색깔만 맞춰 주면 오케이였고, 답답할 정도로 진한 화장은 싫어서 잡티가 다 보여도 되니까 그냥 자연스러운 얼굴로 보이게 해달라고 했다.

피부관리를 받으러 갈 시간이 없어서 레이저 한 번 쏘지 못했지만 그게 내 얼굴이니까 괜찮았다. 내게 결혼식은 나를 가장 나답게 만들어 주는, 평생을 함께 하고 싶은 사람을 소개하는 자리였다.

그래서 나는 울지 않을 줄 알았다. 아빠의 축사 시간만 잘 버티면 아주 생글생글 잘 웃던 신부로 모두의 기억에 남을 수 있을 줄 알았다.


결혼을 하면, 왜 한번 부쩍 어른이 된다고 하는지 알 것 같다.

신부대기실에 앉아 있으면 묘한 기분이 들었다. 나는 가만히 이곳에 앉아있는데, 내 청춘을 함께 한 많은 친구들이 모두 환하게 웃으며 차례로 들어왔다. 한 명이 들어오면 내 대학시절이 떠오르고, 한 명이 들어오면 어려웠던 직장시절이 떠오르고. 마치 인생의 주마등이 스치는 경험과 같았다.


 원래는 본식을 진행하기 전에 리허설을 한 번 하기로 했는데 시계를 보니 본식 시작까지 조금 빠듯한 시간이었다. 그래도 명색의 결혼식인데, 설마 갑자기 문제가 생기겠나 싶어서 예쁜 꽃장식이나 바라보며 아름다운 나의 결혼식에 대한 감상에 젖어 있었다. 그때 진행을 도와주는 직원이 내게 뛰어왔다.

"신부님 입장하실게요! 얼른 가셔야 해요."

"예? 리허설은요? 지금 입장하라고요? 저 아무것도 몰라요."

"시간이 늦어져서 리허설 못합니다. 이리 오세요. 여기 올라가서 서 계시다가 "신부 입장"이라고 하면, 커튼이 열릴 거예요. 그럼 인사 한번 하시고 바로 아버님과 걸어가세요."

나는 거의 끌려가다시피 커튼 뒤에 서야 했고, 커튼 너머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뇌가 빨리 인식하지 못하고 있었다. "신부입장 - 커튼 - 인사 - 아빠 - 걸어. 삐리삐리." 로봇처럼 낱말 몇 개를 반복해서 읊조렸다.

이내 곧 사회자의 "신부입장" 외침이 크게 울렸고, 신부입장곡이 시작되었다.

하객들에게 보이는 내 첫 모습이 어떨지 짐작도 가지 않았지만, 편안해 보였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버진로드를 걸으면 강한 조명 때문에 눈이 꽤 아프다. 중간중간 깜깜한 하객석을 둘러보면 잠깐씩 보이는 얼굴들이 있다. 내게 눈을 크게 뜨라고 온갖 손짓으로 신호를 주는 친구, 오랜만에 보는 친척들, 못 올 줄 알았는데 어느새 앉아있는 오랜 인연들. 나에게 손바닥이 터지도록 박수를 쳐 주고 있는 사람들 속에서 그에게 걸어갔다.


남은 관문은 이제 아빠의 축사였다. 나는 내 결혼식에서 웃고 싶으니까, 절대 슬픈 내용 쓰지 말아 달라고 몇 번이나 신신당부했지만 마주 선 아빠의 얼굴을 보니, 자꾸 뱃속이 간질간질한 게 마음이 감성적으로 변할 것 같았다.

"제가 오래전부터 색소폰을 취미로 연주하고 있습니다. 첫째 딸이 결혼할 때 기회다 싶어서 무대를 빌려 연주하고 싶었는데 아무 말도 없길래 못했고, 첫 손자 돌잔치 때도 못하고, 둘째 공주 결혼식에 기대를 걸었는데 이번에도 탈락이네요. 딸들이 이 아빠의 연주 실력을 못 믿나 봅니다. 누구든 행사가 있으면 저를 불러 주시길 바랍니다."

사람들이 깔깔 웃는 소리가 들렸다. 아빠 제발 그만. 나름의 유머가 먹혔다고 생각했는지 우쭐해 보이는 얼굴이 너무 귀여워서 눈을 질끈 감았다.

"부부 사이에 소통이 없어지면 고통이 온다는 말이 있단다. 나의 딸아. 그리고 든든한 정서방. 항상 서로를 믿어주고 대화하렴. 두 사람이라면 잘 해낼 것이다. 그리고 사는 동안 어려우면 언제든지 뒤에 이 아빠가 있다는 것을 잊지 말아라. 아빠는 너희에게 영원한 언덕이야. 우리 막내 공주 아빠가 많이 사랑한다."

나는 어렸을 때부터 엄마보다 아빠가 더 좋다고 외치던 아이였다. 아빠랑 코도 닮고 발도 닮고 성격도 닮은 그런 내가 자랑스럽다는 말을 아빠에게 한 번도 해주지 못한 것 같아서 눈물이 날 뻔했다. 하지만 평소에 농담도 잘 못하는 분이 이렇게 애써서 재미있는 축사를 준비해 주셨으니까 아빠를 위해 잘 참아냈다.


우리의 축가는 내 직장동료 한 명, 남편의 친구 한 명으로 총 두 곡으로 구성되어 있었다.

이제 눈물조심구간도 다 지나갔겠다 냅다 즐기자 싶어서 나의 동료가 불러주는 산뜻하고 예쁜 사랑 노래를 몸도 살짝 흔들어 가며 따라 불렀다. 옆을 슬쩍 보니 남편은 무슨 태엽을 감아 움직이는 목각인형처럼 굳은 채로 박수도 조금 바보같이 치고 있었다. 그 모습도 웃기고, 내 눈을 지그시 보며 한 소절 한 소절 불러주는 동료의 마음도 따뜻해서 기분이 너무 좋아진 나머지 거의 춤을 출 뻔했다.

이제 다음 곡은 앨범을 낸 경험이 있다던 남편 친구의 차례였다. 근데 갑자기 사회자가 뚱딴지같은 말을 했다. 가수 친구의 정체는 사실 내 남편이었던 것이다.

"다음 축가는 신랑의 깜짝 노래 선물입니다. 신부님 모르게 준비하셨다고 하는데, 무대로 모시겠습니다."

곰돌이 같이 통통한 목각인형이 삐걱삐걱 대며 앞으로 걸어 나갔다. 그리고 한쪽 어깨가 비정상적으로 내려간 채로 노래 반주가 시작되었다. 목도 약간 빼고 있었는데, 그게 너무 웃겨서 1절이 끝날 때까지 나는 웃음을 참느라 몇 번이고 주먹을 꽉 쥐었다.


2절 첫 가사 "슬퍼하는 그대를 보았죠. 처음 본 눈물 난 너무 아팠죠."를 듣자마자 나는 어린아이처럼 얼굴을 잔뜩 일그러뜨리며 엉엉 울어버렸다.

'그래. 당신 정말 고생 많이 했지.' 나를 만나서 듣지 않아도 될 말을 듣고, 하지 않아도 될 고생을 한 남편이 힘들었을 순간들이 떠올랐다. 너무 많이 떠올라서 미안해서 부끄러울 정도였다.

진정한 사랑은 연민을 동반하는 것이라고 한다. 어느 날 상대의 등을 바라보았는데, 안쓰럽고 짠한 마음이 든다면 그것은 정말 사랑하기 때문에 그런 것이라고 한다. 나는 그를 정말 사랑하는 것 같다.


내가 너무 서럽게 울어버리자 남편도 울먹이기 시작했고 무슨 사연 있는 사람들처럼 우는 우리를 보며 다들 눈물을 훔쳤다고 한다. 한 친구는 옆자리에 모르는 여성분께 휴지를 빌렸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그 둘은 모두 나의 오래된 대학 친구들이었다.

아빠도 울고, 고모도 울고 안 운 사람은 사회자 단 한 사람이었다. 그는 생애 첫 사회를 보며 대사 다 잘라먹고 순서도 다 틀려먹고 아주 정신이 없는 상태라 내가 엉엉 우는 걸 신경 쓸 시간이 없었다고 한다. 그도 목을 뺀 목각인형 같아 보이긴 했다.

이미 한 번 열린 눈물 수도꼭지는 부모님께 인사할 때 당연히 더 콸콸 쏟아졌고, 한참 뒤 받은 결혼식 사진 속 신부는 약간 취한 것 같기도 하고 눈과 코가 빨간 게 아주 유니크한 모습으로 박제되어 있었다.


그와는 함께 지낸 기간도 있었고 결혼생활이란 어차피 현실이기 때문에 큰 로망이 없었다. 그래도 내 결혼식은 과연 어떤 모습일까 궁금했다. 예전에는 내 삶에는 없을 거라 생각했던 순간이었고, 지금 지나서 생각해 보면 내 결혼식은 내가 살면서 한 선택 중 가장 좋은 선택이 모인 날이었던 것 같다. 그와 손을 잡고 걸었던 그 길은 날리는 꽃가루 때문인지 한 편의 동화같이 기억된다.



연애와 결혼은 다르다는 말을 정확히 이해하지 못했었다. 우리는 연애 때도 이렇게 안 싸우는데, 결혼까지 하면 더 높은 차원의 행복에 가까워질 거라고만 생각했다. 하지만 나는 꽃가루를 맞으며 행복의 눈물을 흘린 지 겨우 며칠 뒤, 아주 뜨거운 분노와 슬픔의 눈물을 흘려야 했다.

신혼여행을 끝내고 한국으로 돌아가는 날 공항에서 우리는 몇 시간 동안 서로를 비난하며 말싸움을 했다. 아빠의 말처럼 대화가 안 되니까 아주 고통스러웠다. 사랑하는 이에게 무례하고 무시하는 말을 들어야 했고 듣는 즉시 더 큰 분노를 상대에게 집어던졌다.


사건의 발단은 아주 허접하다. 신혼여행지였던 발리는 너무나 만족스러웠다. 나는 발리를 와 본 적이 있기 때문에 마음에 여유가 한층 있기도 했고 평소에는 겁이 많아도 오히려 여행을 나서면 대범한 편이다.

그는 원래 안전과 치안에 대한 경계가 높은 편이고, 동남아를 접한 것은 영화밖에 없어서 마약, 사건사고의 배경인 인식이 강한 상태였다. 그래도 서로의 여행 스타일을 맞춰주며 지내는 동안은 알콩달콩 아주 재미나게 시간을 보냈는데, 마지막 날 가이드에게 주는 팁이 우리를 다른 의미로 뜨겁게 만들었다.

공항에 와서 팁을 줬어도 된다. vs 수속을 밞느라 정신이 없을 거라 철저히 계산해서 먼저 준거다.

아주 의미 없고 허접한 이유로 시작된 말싸움은 눈물을 불러왔고, 그는 울고 있는 내게 "눈물이 나는 이유가 뭐야?"라고 말실수까지 하게 된다. 그래도 어찌어찌 화해를 하고 비행기에 탔지만, 화해해야 해서 화해한 그 찜찜함은 완전히 사라지지 않고, 한 달이 넘도록 내 가슴에 남아버렸다.


안 그래도 그와 생긴 마음의 균열로 인해 심난한데, 복귀한 회사의 상태는 아주 엉망진창이었다.

내가 없는 일주일 동안 추가된 매출은 너무 적었고, 새로 입사한 여직원은 아직 너무 실수가 많았다.

승진도 했겠다 조금 더 오래 다녀볼 마음으로 회의록부터 업무리스트까지 새로 준비했고, 직원들을 데리고 업무공간 대청소까지 시행했다. 이곳에 필요한 것은 룰이라고 생각했다.

새로운 직원은 밝고 친화적이라 고객을 상대하기 아주 좋은 성격이지만, 실무적으로는 조금 곤란한 면들이 있었다. 덤벙댄다고 하기엔 너무 많이, 너무 자주 틀렸고 다시 물어볼 때도 미안해하는 기색이 별로 없었다. 오히려 인수인계를 FM으로 해주지 않았기 때문에 틀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래도 사람이 귀한 상황이라 다시 말해주고 적어주고 또 말해주기를 반복했지만, 결국 나의 발작버튼이 눌리고만 순간은 자정이 다 되어가는 밤이었다. 센터는 평일 밤 11시 30분에 마감을 하는데, 마감조였던 그녀는 내가 퇴근하고 나서도 자주 연락해 이것저것 도움을 요청했다. 내가 부서장인데 당연히 물어볼 수 있다.

하지만 이 카톡 내용을 보면 알 것이다. 밤 11시가 넘은 시간에 온 카톡이다.

"쌤. 헬프요ㅋㅋㅋㅋㅋ. 이거 어캄요?"

처음이 아니었다. 나는 곧장 그녀에게 전화를 걸었고 그러면 안 된다고 말해주었다. 나는 은근히 독설가라 최대한 완곡하게 말했다고 생각해도 남들이 들으면 꽤 차갑고 아프다고 한다.


"우리 여기서 친구로 만난 거 아니잖아요. 늦은 시간에 연락을 할 때는 미안한 척이라도 하세요. 그리고 물어보기 전에 한 번 찾아볼 생각부터 하면 좋겠네요. 지금 수습급여 아니라 정규직 급여받고 계시죠? 그만큼의 책임감을 가지셔야 합니다. 인수인계 기간은 예전에 끝났습니다. 방법적인 면을 이야기드린 거니, 너무 담아두지 마시고 주말 잘 보내세요. 월요일에 뵙겠습니다."


그녀는 내게 죄송하다고 했지만, 그날 퇴근 후 술을 마시며 직원들에게 내 험담을 했고, 심지어 인스타 스토리에 나를 저격하는 듯한 글까지 올렸다. 나는 그냥 무시했다. 신경은 쓰였지만, 다음 날 결혼하고 처음 고향에 내려가야 했기 때문이다.

그날도 공항에서부터 남편과 다투었다. 이번에도 아주 작은 이유였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눈물이 멈추질 않았다. 평소였다면 아무것도 아닌 일인데 나는 비행기에서 울다 잠이 들었고, 공항에는 아빠가 마중 나와 있었다. 아빠 앞에서만큼은 잘 살고 있는 모습만 보여야 하는데.. 실패였다.

내가 조수석에 타고, 남편은 내 뒷자리에 탔다. 아빠는 반가운 목소리로 이것저것 물어보셨고, 모든 대답을 남편이 했다. 한참을 달리다 신호대기를 받았을 때, 아빠가 나를 쳐다봤고 아빠는 놀라서 꽥 소리를 질렀다.

"왜 그래! 공주야! 왜 우는 거야? 정서방 무슨 일이 있었는가? 괜찮다. 괜찮다. 울지 마라."

나는 그날 아빠의 차 안에서부터 그날 밤 자정을 넘어 새벽이 될 때까지 장작 12시간을 걸쳐 눈물대장정을 펼쳤다. 물론 중간중간 밥도 먹고, 과일도 먹고, 맥주도 먹었지만 이내 다시 눈물이 나왔다.


당시 서로 별로 사이가 좋지 않던 언니는 울고 있는 나를 보자마자 안아주며 "니 원래 결혼하기 싫어했었는데, 막상 해보니까 생각보다 힘들제?" 하며 엄마처럼 내 등을 두들겨 주었다. 

그리고 어찌할 바를 몰라하는 남편을 토닥이며 아무도 제부를 탓하지 않으니 걱정말고 편하게 있으라며 그의 마음을 진정시켜주었다. 

그렇다 한들 결혼하고 처음 가는 처가댁에서 장인어른의 귀한 막내딸을 울린 대역죄인이 된 남편은 아마 나보다 더 울고 싶었을 것이다. 나중에 그에게 들어보니 어렵게 쌓아온 든든한 "김가네 막내딸 수호자" 이미지가 신기루처럼 사라지는 순간 같았다고 한다.


아빠 차를 내릴 때까지도 눈물이 멈추지 않는 상황에서 나는 대표의 연락을 받아야 했다. 그 여직원이 연락을 안 받고 무단결근을 했다는 것이다. 이번에도 처음이 아니었다. 얼마 안 돼서 연락이 닿아 출근을 시켰다고 다시 연락이 왔지만 나는 그때 대표의 징징거림을 들어줄 마음적 여유가 없었다.


모두가 잠든 밤. 형부는 나와 남편을 앉혀두고 맥주 한 잔을 하자고 했다. 형부와 나는 둘이 맥주를 마시며 이야기하는 것을 참 좋아한다. 우리 형부는 지난 몇 년간 아들 없는 우리 집안의 장남 노릇까지 맡아온 고마운 사람이었다.

그리고 긴긴 대화를 하며 깨달았다. 나는 스스로도 몰랐지만 어렵게 버티고 있던 것이 지금 터진 것이다. 

결혼이라는 둘만의 목표를 바라보고 달리는 동안은 우리가 한 편이었다. 직장에서 말도 안 되는 일을 겪어도, 내가 원하던 삶이 아니더라도 '결혼하기 위해' 모든 것을 무시하고 달리고 있었던 것이다.

마침내 목표를 이뤄버렸고 모든 것을 가려주던 공동의 목표가 사라지니, 그동안 곪아왔던 문제를 다시 볼 수 있게 된 거라고 형부가 말했다.


맞았다. 나는 그와 결혼하기 위해 원하지 않았던 일을 하고 있었다. 세상의 누가 원하는 것만 하고 살겠냐만은, 원치 않는 일에도 즐거움과 배울 점이 없겠냐만은 솔직히 나는 점점 나를 잃어버리고 있다고 느끼고 있었다.

이전 회사는 상처 입은 새끼 고양이처럼 떠나왔다면, 이번 회사만큼은 박수 칠 때 떠나리라 마음먹었고 그래서 모두가 손뼉 치는 순간이 올 때까지 피를 흘리며 버티고 있었다.

나는 이제 예전처럼 괴롭고 외로워지고 싶지 않았다. 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나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원하는 게 무엇인지 조금은 알게 되었기 때문에, 이렇게 다시 비극인 채로 내 인생에 한 챕터를 써버리기 싫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도 계속해서 나오는 눈물을 애써 그치고 생각했다.


그래. 나는 박수칠 때 떠날 거야. 하지만 그 박수는 내가 나 스스로에게 치는 박수여야 해.

나는 지금까지와는 다른 마음으로 퇴사를 준비하기로 했다.




I've loved, I've laughed and cried

사랑도 해봤고, 웃기도, 울기도 했었지

I've had my fill, my share of losing

가질 만큼 가져도 봤고 잃을 만큼 잃어도 봤지

And now as tears subside

이제, 눈물이 가신 뒤에 보니,

I find it all so amusing

모두 즐거운 추억일 뿐이야

To think I did all that

내가 했던 모든 걸 생각하니,

And may I say not in a shy way

부끄러워하지 않는 투로 이렇게 말해도 되겠지

Oh, no, oh no not me

"아뇨, 무슨 말씀을, 난 달라요.

I did it my way

난 내 방식대로 살았어요"라고

For what is a man, what has he got

사나이가 사는 이유가 뭐고, 가진 것이 과연 뭐겠어?

If not himself then he has naught

그 자신의 주체성이 없다면, 가진 게 아무것도 없는 거지

To say the things he truly feels

비굴한 사람들이 하는 말이 아니라, 자신이 진실로 느끼는 것을 말하는 게

And not the words of one who kneels

진정 남자 아니겠어?

the record shows i tooked the blows

내 경력이 말해주고 있듯이 난 어려움을 피하지 않았고

and did it my way

항상 내 방식대로 해결했어

Yes, it was my way

그래, 그건 나만의 방식이었어


- 남편의 신랑입장곡이었던 프랭크 시나트라의 "MY WAY" 가사 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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