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흰둥이 Oct 22. 2023

어른이 된다는 것

에필로그

이야기를 쭉 써 내려가면서 이 속에 살아가고 있던 나는 참 많이도 아팠겠다 싶어서 안쓰러웠다.

나는 그렇게 아파하면서도 왜 도망치지 않고 계속해서 어른이 되려고 했을까.

어른이 된다는 것은 무엇일까.


생물학적인 어른은 주민등록증만 소유하면 된다. 마치 태권도 학원만 등록하면 승급심사 없이도 나눠주는 흰 띠를 두른 상태와 비슷하다.

반대로 정신적으로 매우 완성된 어른은 예수나 부처같이 존재하면서도 존재하지 않는, 쫒아야만 하지만 쫒을 수 없는 존재이지 않을까 싶다.

이 두 관점 사이 그 어디쯤에서 고군분투해 보는 것이 어른이 되어가는 모습인 것 같다.


비관적이고, 만성적으로 우울했던 내 모든 과거의 기억들은 영원히 그 색이 변하지 않을 것 같아서, 나는 조금만 힘이 들면 이번 생을 로그아웃하는 상상을 했었다.

하지만 이제 나에게 지난 시절은 이맘때쯤에 우리 고향집 마당에서 볼 수 있는 알록달록한 가을의 산 같아서, 가만히 보고 있자면 애처롭지만 아름답다.

예쁘게 물들인 나무가 대견하고, 떨어져 가는 잎사귀가 안타깝긴 하지만 그것은 그저 순리임을 받아들이고 있다.


어른의 모습은 여러 가지가 있을 거고 아직 내가 아는 것이 별로 없지만,

나는 이제 편안한 어른이 되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을 알고 있다.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고, 서로에게 좋은 사람이 되어 주어라.

그 대상은 연인일 수 도, 다시 가족일 수 도, 원래부터 나였을 수 도 있다.

인생은 복잡하게 얽힌 유기체와 같아서, 진정한 사랑은 결국 모든 것을 변하게 한다.




[ 너의 그 약점 결핍이 널 이렇게 만들었겠지

그러니까 그동안 들인 그 너의 노력을 한번 믿어봐

실수할까 봐 움츠러들지 말고

남이 날 어떻게 볼지 어떻게 생각할지

조마조마해하지 말고


비밀 하나 말해줘?

남의 시선이 널 만들어가는 게 아니라

너의 시선이 널 만들어 가는 거야


그러니까 너 자신을 좀 더 칭찬해 주고

따뜻하게 바라봐줘

너 지금 아주 잘하고 있어


- 드라마 '낭만닥터 김사부 3' 中.. -

이전 11화 가족사진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