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파이프라인 Jul 13. 2023

님비(Not In My BabY heart)

1. 초등 교사는 왜 무너지는가? -5

 "무슨 일이야?"


 "쟤가 먼저 그랬어요."


 교실이 소란스러워 가장 큰 소리를 내는 학생을 부르니 앞뒤 다 자르고 다짜고짜 이 말부터 한다. 친구에게 질세라 이 말을 먼저 하고 상대의 얼굴을 쳐다보는 것 마치 초등학생들에게 정형화된 공식 같다. 성숙하지 않은 어린 학생들은 문제 상황에서 가끔 이 말로 자신의 책임을 회피하려 다.


 말의 뜻은 내가 잘못했지만 상대방으로 인한 이유가 있다는 의미가 아니다. 쟤가 먼저 해서 내가 그런 거라 난 잘못 없고 정당하며 꾸중 듣는 게 기분 나쁘다는 뜻이다. 학생들은 담임교사가 자신의 편을 들어주고 상대 친구를 혼내주기를 바란다. 하지만 대개 교실에서 벌어지는 일은 쌍방의 잘못인 경우가 많아 결국 서로의 입장을 헤아려주고 기분을 가라앉힌 후 들어가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하지만 일부 학생은 담임교사 마무리 짓고 돌아서도 반성이 아니라 아래처럼 나 중심적인 사고하기도 한다.


출처 : 무한도전

 분이 안 풀렸는지 집에 돌아가서 엄마, 아빠에게 그날 있었던 일을 이야기한다. 그럴  때 부모의 역할은 무엇일까. 학교에서 담임교사는 일반적으로 두 아이 중 한쪽 편만 들어줄 수 없다. 아무리 차분하게 설명을 해도 학생의 마음에는 아쉬움이 있을 수 있다. 때문에 가정에서 부족함을 채워주고 마음을 다독여주며 상황에 맞는 말과 행동을 되짚어 알려어야 한다.


 



 "우리 아이가 칭찬 스티커를 못 받아서 상대적 박탈감을 느낀다."   출처 : SBS 뉴스  

https://news.sbs.co.kr/news/endPage.do?news_id=N1007215675


 우리 아이가 칭찬받을 일은 안 했지만 칭찬 못 받는 게 기분 나쁘다.


 기사를 한 줄로 요약하면 위와 같다. 앞서 언급했던 학생의 논리와 비슷하다.


 난 (잘못 있지만) 꾸중 듣는 게 기분 나쁘다.


 모든 학생은 칭찬을 좋아한다. 심지어 무뚝뚝한 고학년 남학생도 칭찬을 받으면 얼굴이 벌게지고 부모에게 안 하던 학교이야기를 하거나 안 쓰던 일기를 쓸 정도로 좋아한다. 격려와 칭찬은 모든 사람이 좋아하지만 특히 자녀가 학교에서 칭찬을 받았다는 말은 부모에게 최고의 기쁨 중 하나이다.


 하지만 모든 학생이 매번 칭찬을 받지 못한다. 부모의 양육방식 문제나 잘못이 있어서가 아니라 교실 상황에 따른 기회 부족이나 타고난 아이의 성향과 맞지 않는 경우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어떤 학생은 칭찬스티커를 운영해도 관심조차 지 않다.


 그럼에도 내 아이가 칭찬 못 받아 속상하다고 툭 던진 말에 내 아이만 못하는 것 같아서 기분 나쁘고 이를 자신의 육아 방식이 잘못되어 일어난 일이라고 확대해석하면 안 된다.


 초등학교 학부모 중에는 간혹 자기가 자녀의 부족함을 채워줄 수 있고 자녀를 완벽하게 컨트롤할 수 있다고 착각하는 경우가 있다. 여기에 너무 몰입된 나머지 칭찬을 못 받는 것이 자기의 능력부족 혹은 자신의 육아방식에 대한 도전이라고 여기기도 한다. 내 아이가 칭찬 못 받는 것을 자신의 육아 방식에 대한 비난으로 받아들이고 나의 마음처럼 자녀의 마음도 아플 것이라 확대해석하다가 이를 교사가 내 아이를 미워해서 일어난 일이라는 그릇된 생각까지 하게 되기도 한다.


 "어떻게 우리 애에게 그럴 수 있어? 우리 애 마음에 상처 줄 수 있어?"


 이러한 잘못된 생각은 위와 같은 혼란스러운 상황을 연출하기도 한다.




 학교 및 교사의 역할은 각각의 학생이 잘하는 것을 강화하고 모범적인 부분을 알려 모두가 즐겁고 올바른 사회생활을 할 수 있도록 안내 및 지도하는 것이다. 여러 학생에게 벌을 주는 것보다 한 명의 학생을 칭찬하는 것이 더 교육적이라는 사실은 이미 보편화된 내용이다.


 학생들은 교실에서 함께 자란다. 서로를 보고 따라 한다. 친구가 잘하는 것은 따라 하고 친구가 잘못한 것은 꾸중 듣는 것을 보며 서로 배워가는 것이 학교 교육의 올바른 방향이다. 모든 학생이 다치지 않고 성장하기를 바라지만 안타깝게도 마음의 성장통 없이는 성숙해지기 어렵다.


 하나의 상처 없이 자라고 싶은 사고방식은 누구의 baby heart일까. 교사에게는 학부모님의 생각을 존중하며 학급 경영 방침도 흔들리지 않고 교실을 운영하는 능력이 요구되지만 새로운 님비(Not In My BabY heart)의 출현에 교실은 속절없이 흔들리고 있다.


 다음 글 : https://brunch.co.kr/@ar80811517/89

이전 12화 엄마는 1학년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