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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파이프라인 Jul 15. 2023

커피는 건드리지 마.

1. 초등 교사는 왜 무너지는가? -6

https://www.pexels.com/ko-kr/photo/1684151/


 우리나라 사람의 커피 사랑은 세계에서도 손꼽힌다.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사람은 일 년에 367잔, 하루에 1잔 이상을 마신다.(2022년 기준 세계 2위. 1위는 프랑스) 이 수치는 세계 평균인 161잔의 두 배 이상으로 우리나라에서 커피는 단순한 기호음료를 넘어 하루를 살아가는 필수 음료로 자리 잡고 있다.


 그. 런. 데.


https://www.donga.com/news/Society/article/all/20230713/120220546/1


 아침에 커피를 마시지 말라니.


 커피를 텀블러에 담아 출근해서 조금씩 마시는 것이 얼마나 소소한 행복인데.


 포르투갈 미뉴대 연구 결과에 따르면 커피 향을 맡고 커피를 마시는 경험 자체가 뇌가 일할 준비를 돕는다고 한다. 꼭 커피를 마셔야 하는 게 아니라 플라세보 효과처럼 모닝커피를 마시는 행동이 '일할 준비가 됐다’고 생각하게 만든다는 것이다. 모닝커피를 마시며 오늘의 할 일을 생각하고 순서를 정하며 계획을 세우는 것이 나같이 아침에 커피를 들고 일을 시작하는 사람들의 루틴이다.

 

 텀블러에 담긴 커피를 한 모금 마시면서 학교 전달사항 훑고, 한 모금 마시면서 학생들 얼굴 살펴보고, 마지막 한 모금 마시고 수업을 시작한다. 아마 글에 등장하는 1학년 담임교사 역시 아침에 바쁘게 출근 후 커피를 마시면서 여유를 갖고 하루를 준비하지 않았을까 추측해 본다. 모든 학년의 담임교사가 중요하지만 1학년 1학기에는 학교 적응하는 어린 학생들의 다양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1학년 담임교사는 등교부터 하교까지 잠시도 긴장의 끈을 놓을 수가 없다. (때문에 많은 초등학교에서 생활지도 어려운 학년으로 6학년 다음으로 1학년을 꼽는다.)


 더구나 어린 학생들은 호기심이 많다. 어른이 먹는 음식, 마시는 음료를 자신들도 먹어보고 싶고 마셔보고 싶어 할 수 있다. 나 역시 어릴 때 어른들이 쓰는 화장품 몰래 발라보고 어른들이 마시는 술이 어떤 맛일지 궁금해했던 기억들이 새록새록 떠오른다.




 이를 제기한 학부모는 평소 담임교사가 모닝커피를 마셔서 학생이 편의점 커피를 사 와 학생들이 함께 나눠 마셨다고 했다. 하지만 이 주장에 신빙성이 있기 위해서는 먼저 이 학생 주변에 담임교사 외에 커피를 마시는 모습을 보이는 사람이 없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 또 대상들이 커피 마시는 의도와 통용되는 상황, 학생들의 행동이 이루어진 실제 장소 역시 고려되어 판단해야 한다고 본다.


 어찌 됐든, 이랬건 저랬건,

 무리 생각해 봐도 커피를 건드리는 건 선 넘은 거다.



처음 글 : https://brunch.co.kr/@ar8081151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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