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오아심스 May 26. 2024

때로는 갈등도 필요합니다.

2024년 5월 4주

# 스터디

 스터디원 중 단편 영화관을 운영하는 분이 계십니다. 지난 수요일 처음으로 그곳에 모여 스터디를 진행했습니다. 아늑한 아지트였습니다. 빈자리를 찾느라 카페를 서성였던 기억 때문인지 왠지 더 편안한 마음으로 이야기 나눌 수 있었습니다. 상영관에서 스터디원들과 함께 각자가 만든 영상을 보기도 했습니다. 다른 팀원 분의 영상을 큰 스크린과 음향 장비를 통해 보니 더욱 실감 나고 재미있었습니다. 제가 만든 뮤직비디오도 고퀄리티라고는 할 수는 없었지만 ^^; 아기자기한 맛에 만족스럽게 감상했습니다. 글도 방향을 잡아가고 스터디원 분들과 영화와 관련된 무언가를 함께 한다는 보람을 느낍니다. 다행이고 감사한 일입니다.


# 빠니보틀

 작년 여름 제주도 여행 당시 <지구마불 세계여행>이라는 프로그램에 빠졌습니다. 그래서 빠니보틀, 곽튜브, 원지님의 채널을 구독했고 혼자만의 팬심으로 깊은 내적 친밀감^^;을 쌓았습니다. 그러다 또 현생에 지쳐 잠시 멀어졌었는데 요 근래 <지구마불 세계여행 시즌2>를 보며 다시 같은 상황이 반복되고 있습니다.

 저라면 혼자 갈 엄두도 못 낼 여행지에서 다양한 경험을 쌓는 빠니보틀님의 여정을 바라보며 때로는 대리만족하고 때로는 위로를 받습니다. 무엇보다 사람과 세상을 대하는 그의 사려 깊은 태도가 참 인상 깊습니다. 한동안 또 엄청 찾아볼 거 같습니다. 감사한 마음으로 재밌게 지켜보겠습니다.


# 필요한 갈등

 중학교 1학년을 세 번 맡으며 좋은 점과 나쁜 점이 있었습니다. 좋은 점은 아이들이 활발하여 수업 진행이 원활했고, 자유학년제이기에 다양한 활동을 시도해 볼 수 있었습니다. 또, 아이들의 애정표현이 워낙 적극적이어서 충분히 사랑받는다는 느낌을 받으며 생활했고, 그들이 커 나가는 모습을 조금 더 길게 지켜볼 수 있다는 즐거움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규칙과 규율을 강하게 가르쳐야 하는 1학기에 화를 많이 내야 했고, 아이들 간 자잘한 갈등이 쉴 새 없이 벌어졌으며, 넘치는 에너지를 감당하기 버거운 순간도 많았습니다. 제가 올해 일을 쉬게 된 이유에는 화를 많이 내서 지친 것도 한몫했습니다.

 그런데 무슨 일이든 양면이 있는지라 아이들의 잘못을 정확히 지적한 후 사건이 일단락되면 속에 쌓이는 것은 없었습니다. 저는 때로 온갖 것을 기억하면서도 또 때로 온갖 것을 까먹습니다. 그래서 다루기 예민했던 몇몇 사례를 빼곤 작년에 아이들에게 무슨 일로 어떻게 화를 냈는지 선명히 기억나지 않습니다.

 하지만 저의 일반 인간관계에선 분명히 느끼고 있는 불편함을 진솔하게 이야기하는 것이 혹 상대를 다치게 할까 두려워 아무 말하지 못했고 그래서 잃게 된 사람들이 있습니다. 아이들을 대하듯 툭 터놓고 얘기했다면 잘 넘어갔으리라는 확신은 여전히 없지만, 그저 속에 꾹꾹 눌러놓았다 터트린 저의 처신이 옳지만은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번 주에는 불편하고 화가 나는 부분을 상대방에게 정확하게 전달했습니다. 물론 그 순간에는 마음이 불편했습니다. 후유증도 하루 이틀 있었습니다. 하지만 제가 부당한 이야기를 하지 않았다는 걸 상대방도 수긍했고 모든 일은 아주 잘 마무리되었습니다. 당사자들 토요일에 모두 모여 피자를 나누어 먹었습니다.

 삶은 갈등의 연속입니다. 저는 늘 갈등을 피하고 싶어 하지만 그건 가능한 일이 아닙니다. 아이들에게 솔직하게 말하고 마음에 아무것도 안 남아 있던 경험을 잊지 않으려고 합니다. 물론 그 과정에서 서로의 마음에 남는 생채기는 되도록 작게 하려고 노력해야겠지요. 갈등은 끝이 아닙니다. 과정이고 계기입니다. 그걸 이 나이 돼서야 조금이나마 알게 되었습니다. 부끄럽지만 참 다행인 일입니다.


 # <청춘 18X2 너에게로 이어지는 길>

 어딘가에 이렇게 평을 남겼습니다. 허광한, 영원한 청춘의 얼굴. 그의 소년 시절 연기가 유독 빛납니다. <상견니>를 아무래도 또 봐야겠습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좋은 날+보통날+싫은 날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