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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변호사를 선임하는 방법(?)

우리 집의 금기어는 법이야기... 이론은 그렇지만 실제로 가봐야 안다. 

by 정훈보 Feb 22. 2025

 돌아가신 아버지께서 남겨놓고 가신 집안의 문제가 생겨 나는 아버지 형제로부터 2020년도에 소장이 날아오는 불상사가 생겼다. 소장이 날아 올 당시, 나는 이직 전 1년 동안 급여 체불되던 회사에서 겨우 이직하여 회매일 멘붕상태로 다녀야 했고 2개월 동안 정 붙여보고 어떻게든 다니려고 했는데, 갑자기 코로나로 해외 공장의 생산이 저조하여 권고사직을 당했고, 나는 실업급여를 받으며 화병이 생겨 반하백출천마탕이라는 보약을 3첩을 먹으면서 만신창이 상태에서 변호사를 찾으러 다녔다. 집안의 자랑인 법조인은 여러 다리를 건너도 전혀 없었고 그나마 3년 동안 연락하지 않았던 대학원 선배에게 자초지종을 설명하고 변호사를 소개해 달라고 하였다.


"여기는 신의 재판이 아니고 사건은 당사자가 잘 안다"


 이 말은 법정 방청석에서 내 사건을 기다리다가 앞의 사건에서 판사는 이런 말을 하였다. 위의 뜻을 방청석에서 곰곰이 생각해 보면 판사는 사건을 빈도화지에 스케치해 보고 법리에 따라서 판단을 하는 것이라고 나는 감히 생각해 본다. 당사자들의 감정은 상했겠지만 원고와 피고와의 권리만 판사가 판단을 해 주는 것이지 "법은 억울함과 도덕과는 별개다"라는 말이 느껴졌다. 


 소송은 가까운 사람이 소송을 거는 경우가 상당하며 친했다고 생각했던 사람과의 관계는 소송까지 간 그 상황에서 이미 상대방과의 관계는 흐트러졌고 감정의 골이 깊어져 어쩔 수 없이 변호사를 찾게 된다. 내가 원하는 변호사를 만나기는 정말 어렵다는 것을 실감하였기 때문에 이 글을 쓰게 되었고, 나는 적어도 20명 이상의 변호사를 만나봤고 상담비만 200만 원이상의 비용을 들여서 직접 경험한 것이니 참고 정도로만 생각해 주시면 감사할 것 같다. 

 

"사건을 수임할 때 변호사는 내 말에 공감을 해 주었고, 긍정적인 시그널을 주며 최선을 다해보겠다고 계약서에 도장을 찍었지만..."


 블로그나 유튜브에 사무장이 상담하는 변호사 사무실은 일단 나는 안 만나봐서 차치하고, 광활하고 공개되지 않은 법조인 시장에서 전문분야, 약력과 광고로만 변호사를 찾는 건 정말 한양에서 김서방 찾기보다 어려운 일이었다. 사이트에서 찾아봐서 변호사의 전문 분야 등 저런 조건들을 다 따져서 변호사 사무실에 전화를 걸면 상담의 스타일도 제각각이다. 상담비는 적어도 시간당 10만 원은 생각해야 하고 판사출신 변호사는 상담비만 100만 원 이상 부르는 대형 로펌도 있었다. 우리나라의 모로펌은 내 사건의 소가가 적어서 이런 사건은 다루지 않는다고도 하였다. 그런데 이 말은 합리적인 말이라는 걸 늦게 알게 되었다.  (물론 착수금에서 공제해 주지만) 무료로 친절하게 상담해 주셨던 변호사님 2분은 좋았는데 나의 판단 미스로 사건을 수임하지 못하게 되었다. 변호사님의 귀중한 시간을 뺐어 이 자리를 빌려 죄송하다는 말씀 꼭 드리고 싶다. 


 상담을 의뢰하면 상대방이 제기한 소장을 보내 달라고 하는 변호사도 있고, 소장 필요 없이 만나서 이야기하자는 변호사도 있다. 전자와 같이 우선 소장을 보내달라고 하는 변호사는 우리의 유리한 점을 잘 설명해 준 뒤에 "이 소송은 할 만하다"라고 한다. 후자는 상담 때 의뢰인이 사건 설명을 하기 위해 의뢰인이 열심히 공부해서 변호사에게 브리핑하지만 사건에는 별로 관심은 없고 그 건물가의 10%는 "착수금 + 성공보수"를 받아야 한다고 한다. 판사출신 변호사가 대형로펌을 거쳐서 개업을 한 곳에서 30분 상담도 안 하고 상담비를 과다하게 받는 경우도 봤다. 


 사실 내가 변호사는 아니지만 감히 변호사 입장에서 생각해 보면 상담할 때 의뢰인이 어떤 증거를 가지고 있는지 잘 모르고 불리한 점도 분명히 있을 텐데 우선은 의뢰인의 입장에서 사건을 수임하고 변수에 대처해야겠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또 변호사는 의뢰인을 100% 신뢰하지도 않을 것이다. 분명히 외뢰인이 변호사에게 자기 유리한 말만 했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또한, 어떤 판사를 만날지도 모른다. 법의 의미는 물이 흘러간다는 상식이라고 하는데 법이라는 테두리는 있지만 사람마다 관점의 차이는 다 있기 마련이다. 그래서 우선은 변호사도 리스크를 안고 사건을 수임할 수밖에 없는 상황처럼 보여진다. 


  상담만 잘해주는 변호사가 의뢰인의 말에 공감만 해 주었다고 계약서를 작성할 것이 아니라, 상담할 때 변호사가 "이 사건은 걱정 마세요. 제가 이런 사건을 많이 경험해 봤어요"라고 하는 변호사는 좀 의심을 해 봐야 한다. 사건의 유형은 비슷하지만 준비 서면에 녹여내는 대법원 판례는 다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알아보는 게 번거로워 무조건 비싸게 부르는 변호사를 수임하라는 이야기는 아니다. 상담을 여러 번 다녀보고 적정한 착수금과 성공보수를 책정해봐야 한다는 이야기다. 형사는 모르겠지만 민사는 상대방이 제출한 서면을 보면, 법에 기대어 과대포장한 경우가 상당하기 때문에 나의 변호사가 소극적으로 대처하다가는 상대방의 사실확인이 인정되어 패소에 가까워진다. 소송은 쉬운 사건이 없다고 생각해야 하고 판사님의 의중은 변론기일 때 어느 정도 알 수 있지만 선고날 때까지 가 봐야 안다. 


 변호사 입장에서는 처음 본 의뢰인이 억울해하니 최선을 다 해보겠다고 하지만 의뢰인 입장에서는 소송을 제기하거나 당할 때는 안 좋았던 옛날 기억까지 다 끌어 오면서 잠을 못 자는 경우도 생기고 의뢰인이 직접 증거를 수집해서 변호사에게 보기 좋게 제시해야 하기 때문에 즉 내가 과거에 당한 일을 생각해 보며 곱씹어 보고 그것을 글로 체화시켜서 변호사에게 제출해야 하기 때문에 나의 멘탈은 좋을 리 없다. 소송을 제기하는 원고 측은 증거를 수집하는 기간이 어느 정도는 있으나, 나처럼 소송을 당한 입장에서는 답변서를 내고 나서도 내가 아버지 형제 일을 복기하는 것도 한계가 있었고 복기해도 기억이 잘 나지 않아 우왕좌왕하기 때문에 사실은 증거를 수집할 시간이 별로 없었다.

 

  다시 변호사 이야기로 돌아가서 변호사가 의뢰인의 말에 공감하는 것과 서면을 쓰는 능력과는 일치하는지 아무도 모른다. 상담 때 변호사가 내 사건을 보면서 기세 좋게 유리한 점만 부각하고 긍정적인 시그널을 주기보다는 상담 시 그렇게 친절하지는 않지만 내 사건을 정말 많이 파고들었고 그것을 서면에 잘 녹여낼 수 있다면 나는 이런 변호사님을 추천하고 싶다. 우리나라는 변론주의기 때문에 글쓰기 실력은 변호사가 나보다 훨씬 좋은 것을 전제로 하고, 사건을 맡는 판사는 상당히 많은 사건을 처리하기 때문에 궁극적으로 변호사는 의뢰인의 사건을 심층적으로 고민한 생각을 쉽게 서면으로 판사를 설득하는 능력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변호사는 의뢰인이 없는 증거를 가지고 준비서면에 만들어 낼 수는 없지만 우리가 유리한 점을 최대한 쉽게 부각해야 한다는 것이다. 


 변호사의 능력은 의뢰인이 상담 시 전혀 알 수가 없다. 판결문을 제시하는 사이트에서 변호사님 승패를 미리 볼 수는 있지만 검색해봐도 내 사건과 유사한 사건이 많지 않다. 그래서 좋은 변호사를 선임하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이다. 그러나 반전이지만 나는 소형로펌에 돈을 적게 주고 패소해 봤고 대형로펌에 돈을 많이 주고도 패소해 봤다. 아직 승소해보지 않아서 그런 변호사를 못 찾았고 모사이트에서 계속 15분 전화상담을 통해서 만나 봐야 한다. 패소는 어쩔 수 없다 손 치지만 변호사는 의뢰인에게 유리한 점과 불리한 점을 자세히 말해주고 우리가 불리하지만 저쪽도 증거를 제시 못하니 이거는 리스크를 같이 안 자고 이야기해 주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야 의뢰인도 패소할 때 리스크를 생각하고 다음 과정을 준비할 수가 있다. 


 계약서에 도장을 찍고 법무법인에 착수금을 계좌이체하는 순간 소위 "갑"과 "을"의 관계가 뒤바뀌게 된다. 사건 수임 전에는 변호사가 정말 친절하고 맡겨만 달라는 메시지를 의뢰인에게 전달하지만, 계좌이체 후에는 변호사가 하자는 대로 할 수밖에 없다. 왜냐하면 내가 내 돈을 주어서 변호사님을 고용하였으나 사건이 시작되고 의뢰인은 변호사님 심기를 불편하게 하면 내 사건이 중요하지만 내 준비서면을 잘 안 써줄 수 있다는 생각이고 어느 정도 변호사에 대한 신뢰를 주어야 한다는 배려(?)가 나 자신을 괴롭히기 때문이다. 사건 이외에도 의뢰인이 변호사로 받는 스트레스도 상당하다.


 의뢰인은 피곤한 사람이라는 낙인이 변호사에게 찍히면 서면에 그 점을 부각해주지 않을 수 있고 변호사는 우리 사건 외에도 기본적으로 사건이 많다 보니 "내 사건만 봐주세요."라고 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나는 "변호사님 제가 보기 좋게 정리 깔끔하게 했어요. 이것 좀 제발 봐줘요"라고 했는데 변호사는 메일 수신확인만 하고 안 봐주고 시큰둥하면서 증거로 내주지도 않다가 화해권고 결정할 때 패소의 그림자가 드리워지자 그제야 증거로 내줘서 마음고생을 심하게 한 적도 있다. 물론 변호사가 생각하기에 사건과는 관계가 없어서 그럴 수도 있겠지만 그렇다면 의뢰인이 적어도 증거를 제출하면 왜 안되는지 의뢰인에게 설명은 해 주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민사 소송은 심판이 판사고 서로 태클을 걸며 넘어뜨려서 골을 넣는 축구 경기와 같이 스포츠와 유사하다."


소송은 잘 싸우는 사람이 승리한다. 그러나 쉬운 소송은 없다. 판사를 설득하는 일도 힘들지만 변호사와의 관계도 힘든 싸움이 될 수 있다. 내가 가진 사람 보는 안목이 내 발목을 잡을 수 있으니 항상 조심해야 한다. 내가 내 사건은 소중하다 생각하다고 아무리 빌어 봐도 법원에 들어간 이상 나의 사건은 특별하지 않다. 주위에서는 나 같은 송사를 당하는 일이 거의 없지만 법원에는 그런 일들만 다루는 곳이기 때문이다. 패소하면 상대방의 변호사비까지 물어줘야 해서 소송에 들어가는 비용은 상당하다. 그렇다고 기세 좋게 이길 수 있다고 해서 저 놈을 혼내줘야겠다고 논리 만들어 내서 소송 들어갔다가 그 논리에 내가 빠질 수도 있다. 조정에 가서 상대방이 어이없는 금액으로 후려치기도 한다.


  마지막으로 자기 사건에 헤어나오지 못해 자기 자신이 세뇌되는 경우도 있다. 나 같은 경우에는 돌아가신 아버지가 모든 것을 알고 있어서 그 실마리를 찾아내려고 나는 애를 많이 썼었다. 소송 중에, 돌아가신 아버지가 나의 꿈에 수 십번 나와서 "내가 다 알려줄게"라는 말을 몇 번 했는지 모른다. 내가 꿈 속에서 조차도 이 상황이 꿈인 걸 안 적도 있었지만, 내가 평온한 아버지의 일상을 건드리지 않는 선에서 "제발 좀 알려주세요"라고 마음 속으로 빌어본 적도 많다. 그러나 돌아가신 아버지가 증거를 내 줄리도 없고, 꿈에서 어느 장면이 그려져야산에 묻어 둔 문서가 있다 한 들 내가 거기를 어떻게 찾아가랴? 꿈에서 깨면 허탈할 때가 한 두번이 아니었다. 그래서 소송이 걸리면 멘탈 관리를 정말 잘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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