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화. 지방에 집을 샀다

[단편소설 연재] < 중독되었다 > 유정 이숙한

by 유정 이숙한

여자는 남자의 향기가 그리운 나이다. 남자가 그리운 배란기인 모양이다. 내가 밥을 다 먹자 여자가 시장바구니를 들고 나오며

“어머니, 소 불고기 드시고 싶다고 하셨지요? 제가 기사님 택시 타고 나가서 목욕하고 올게요. 기사님? 들어온 택시니까 나가는 요금은 천 원만 내면 되지요?”


여자가 옆자리에 앉았다. 나는 기어를 바꾸려다 여자의 허벅지에 손이 닿았다. 여자가 파르르 떨고 있다. 내가 여자에게 말했다.

“나도 혼자 살아요, 애들 엄마가 다른 사내와 눈이 맞아 잠을 잤는데 아내와 동침하려니 다른 사내와 몸부림친 것을 상상하니 도저히 사랑을 나눌 수 없었어요, 여자를 좋아하지만 그건 아니더군요. 그래서 이혼했어요.”

“그래요? 사실은 저도 남자 좋아해요. 저도 남편이랑 잠자리하던 때가 가끔 생각나요.”

나는 여자를 태우고 온천으로 갔다. 무인모텔 온천은 카드만 넣으면 계산된다. 여자와 나는 모텔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갔다. 방에 들어가자 먼저 옷을 벗었다. 그리고 여자의 옷도 벗겨주었다. 김이 모락모락 나는 따뜻한 온천 물속으로 알몸으로 들어갔다. 내 것은 주인이라고 만난 양 벌써 화가 잔뜩 나 있었다.


온천물에 여자와 들어앉았다. 봉긋한 가슴과 딸기처럼 예쁜 유두. 적당히 우거진 수풀! 나는 천천히 여자의 등과 목에 뜨거운 물을 끼얹으며 정성껏 닦아주었다. 여자의 입에서 가느다란 흐느낌이 새어 나온다. 샤워타월에 바디비누 거품으로 여자의 몸을 닦아주었다. 목에서 가슴을 타고 배꼽을 거쳐 천천히 잡풀이 우거진 그곳을 정성껏 닦아주었다. 등과 엉덩이와 매끈한 다리도 거품으로 닦아주었다. 미끄러움으로 입힌 여자를 마주 안았다. 천천히 여자를 안아 무릎 위에 앉혔다. 성난 내 것이 여자를 아랫도리를 찌른다. 난 다음 동작으로 진행하고 싶지만 서두르지 않는다. 여자가 무르익기를 기다린다. 샤워기로 비누 거품에 쌓인 몸을 닦아내리고 다른 손은 여자의 온몸을 탐닉하듯 매끄러운 몸의 비 누기를 닦아내린다. 여자도 내 몸 여기저기를 바디비누를 발라 구석구석을 닦아준다. 내 입에서 흐느낌이 정적을 깨고 쏟아져 나온다. 여자가 샤워기로 내 몸을 씻는다.


여자의 몸속으로 미끄러지듯 내 몸이 딸려 들어갔다. 우린 오랜 시간을 온천탕에서 사랑을 나눴다. 여자의 신음소리가 방안의 정적을 깨우고 퍼져 나갔다. 여자가 뜨거운 액체를 여러 번 쏟아낸다. 샤워기로 몸을 씻고 타월로 물기를 찍어내고 여자를 번쩍 안아 침대로 데려갔다. 여자의 입술에 내 입술을 포개고 달콤한 혀를 당긴다. 입에서 목으로 내려가 배꼽 주위를 핥으며 아래로 내려갔다. 여자의 은밀한 곳을 정성껏 애무해 주었다. 여자가 나른하게 젖었다. 한 시간 넘게 사랑을 나눴다. 여자는 내 팔을 내주었다. 내 품에서 잠이 들었다.



두 번째 아내와 함께 살았다. 시어머니는 어머니로 모셨다. 택시도 오래 운행했더니 몸이 꼬인다. 그보다 노후대책이 시급하다는 생각이 든다. 여러 해가 지났다. 처의 시어머니인 며느리보다 날 더 좋아한다. 처가 식구들은 나를 탐탁지 않게 생각하지만 그건 중요하지 않다. 아내와 속궁합도 좋고 사는 즐거움이 있어 행복하니까, 버는 대로 아내에게 주어 집안 대소사에 도움을 주었다. 개인택시가 수입이 좋더니 날이 갈수록 수입이 줄어들었다. 일반 가정집에 자가용이 상용화되었기 때문이다.



택시사업에 시들해질 즈음. 동료 택시기사가 지방에 집을 한 채 샀는데 금융권에 빼앗길 위기라며 싸게 판다고 했다. 현지에 가서 집을 보니 꿈에 그리던 집이라 맘에 들었다. 집도 번듯하고 널찍하며 앞이 확 트였다.

마당에 원두막도 있고 이삼 분 걸으면 계곡물이 흐른다. 난 그 집에 반했다. 개인택시를 팔려고 내놨다.

고객이 줄어든 까닭에 택시 가격이 하락했다. 예전 같으면 팔구천 만 원 받는데 팔천만 원도 채 받지 못했다.

적금 탄 거로는 부족해 몇 천만 원 대출받아 집을 샀다. 화물차 한 대와 공사장에 필요한 장비도 샀다. 매달 대출이자와 원금을 갚느라 쫓기며 살고 있어 생활비를 낼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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