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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

[ 에세이 ] < 내가 나에게 위로를 > 유정 이숙한

by 유정 이숙한

신춘문예나 공모전에 장편동화나 단편소설을 몇 번 보내보았지만 매년 실패했다. 올해는 도전하지 않았다. 내가 쓴 동화에 대해 아프게 꼬집어줄 스승님이 절실하다. 1994년 방통대 국문학과 재학시절에 수원대학교 문예창작과정 소설론을 3개월 들었다. 2학점은 땄지만 그 강의를 듣고 내 글이 아직 멀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단편은 단편적인 주제로 가야 하는데 복선을 깔아서 지적을 당하고 제대로 배웠다. 그 무렵 단편소설 "두꺼비 파리 잡아먹듯"이란 제목으로 글을 썼는데 주변의 많은 사람들이 너무 재미있다고 했다. 그래서 내가 잘 쓰는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다. 문창과를 나오지 않았고 중고등학교 시절 문학을 전혀 공부하지 못했다.


글쓰기 이론만 충실하고 창작지도는 전혀 받지 못했다. 수필은 문학박사이신 선생님, 화성문협 초대 지부장이고 경기대 국문학과 교수를 역임하신 선생님이 사례비도 받지 않고 1년 동안 날 가르쳐주셨다. 카페에서 만나 다섯 시간씩 문법까지 가르쳐주셨다. 잘 쓴 대목은 칭찬하고 대여섯 차례 만나 130페이지 분량을 줄이고 수정하며 퇴고에 퇴고를 거듭했다. 하지만 지금 읽어봐도 맘에 들지 않는 곳이 많이 있다. 못된 버릇은 글을 쓰면 여러 번 퇴고를 거듭해야 하건만 한 번 쓰고 너댓 번 수정하고 예약 발행한다. 지난 8개월 동안 누가 쫓아오는 것도 아닌데 조회수에 연연하여 브런치에 많은 글을 올리려고 무던히 애를 쓰고 덤볐다.


지금은 마음을 가다듬고 그동안 끄적였던 글이나 동화를 수정하여 올리면서 나름 머릿속으로 정리한다. 시놉을 쓰지 않고 쓰는 버릇은 여전하다. 수영을 할 때 혼자 배운 버릇 때문에 강사님에게 배우고 싶었으나 그만 두었다. 지금도 자유영은 엉터리로 한다. 그 마저 중이염 때문에 귀에 물이 들어가면 청력을 잃을 수 있다고 하여 수영을 하지 못한다. 밤에 쓴 글을 다음 날 아침에 읽어보면 영 아닐 때가 많다. 이참에 버릇을 고쳐야 한다. 내가 쓴 동화를 읽어보고 비평을 하며 매를 들어줄 스승님을 만나고 싶다. 욕심이겠지만, 이왕 글을 썼으니 누군가 내 글을 봐주고 지적해 주면 그나마 동화를 제대로 쓸 수 있을 거 같은데, 그 또한 욕심일까?


ZOOM을 통해 동화 강의를 듣는 방법도 있는데 1:1강의를 원한다. 전에 신춘문예에 응모한 글을 읽어주고 잘못된 부분을 지적을 받는다면 늦었지만 동화도 잘 쓸 수 있을 거 같다. 그런 스승님을 어디서 만날 수 있을까, 그런 스승님을 만난다면 무척 행복할 거 같다. 누군가 내 글을 비평해 준다면 얼나마 행복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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