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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랍(中下) 나만의 생각 담기

_문갑을 닮은 서랍을 만드며

by studiokioki

저번 글에서 말했듯이 이번 문갑을 닮은 서랍의 목표는 다음과 같다.


- 문이 3개지만 가장 오른쪽으로 빼야 열리는, 사선으로 넣는 두껍닫이문


가구의 전체 크기와 문의 크기, 그리고 문이 열리고 닫히는 방식을 그대로 차용하며 문갑의 특징을 가지고 가고 싶었다. 실제로 내가 문갑을 보거나 한 적은 없기 때문에, 직접 만들어보며 그 크기와 공간에 놓였을 때 느낌을 보고 싶었다.


- 바깥쪽과 안쪽의 다른 이미지 구성


내가 즐겨 사용하는 디자인 방식이다. 특히 서랍이라는 가구는 문을 열기 전, 문을 열고 나서의 모습을 둘 다 상상해야 되기에 선물 상자를 여는 듯한 기대감을 갖게 된다.


- 행거와 어우러지도록 하기.

가구와 배경이 만났을 때의 모습, 서랍이 열렸을 때의 모습도 고려하여 나는 좁은 공간을 개선하고자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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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해서 반복되는 사각형들 속에서 한 번 끊어주고 싶었기에 서랍의 문을 열었을 때 큰 곡선이 서랍을 가로지르도록 구성했다. 그 위에는 작은 속 서랍들이 3개 위치하고, 아래쪽에는 수납공간을 두었다. (파란색으로 여백을 표현).

%EC%A0%9C%EB%AA%A9-%EC%97%86%EC%9D%8C-3_08.png?type=w800 화투패 8월의 모습이 생각난다.ㅎ

그리고 속서랍 3개를 어떻게 열지, 손잡이는 어떻게 설치할지 고민했다. 손잡이가 두껍다면 그만큼 서랍이 뒤로 가야 하고, 얇게 하자니 손의 위치가 조금 애매할 것만 같았다. 그때 자연스럽게 곡선의 아래쪽으로 가 속 서랍을 열게 되면 손잡이가 필요 없겠구나! 를 느꼈다.


아래쪽 수납공간을 사용할 때

바깥문을 3개를 차례로 꺼내어 연다 > 아래쪽 공간으로 손을 넣는다 > 수납공간에 있던 물건을 꺼낸다.


위쪽 속서랍의 수납공간을 사용할 때

바깥문을 3개를 차례로 꺼내어 연다 > 아래쪽 공간으로 손을 넣는다 > 속서랍 아래를 당긴다 > 속서랍을 열어 물건을 꺼낸다.


이렇게 두 과정을 거쳐 서랍을 사용하게 될 때 아래쪽 공간으로 손을 넣는다. 과정이 반복된다. 이때 곡선 아래에 포인트를 주면 재밌겠다고 생각했다. 행거와도 어우러지면서, 재미도 있는... 방식을 고민하다 떠올린 것은 나무 구슬 문발이었다. 면류관이라고 왕이 쓸 법한 모자도 떠오르고, 식당에서 문발을 지나갈 때 나는 사그락 소리들이 가구로 이어졌을 때 모습도 기대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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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랑색 수직선들이 나무구슬들로 채워진다고 상상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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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주, 나무 팔찌를 만들 때 사용하는 드릴 비트를 구매해서 테스트로 뚫어주었다.

서랍의 비례, 크기는 책에 있는 치수를 사용하였고, 붉게 검은 모습도 비슷하게 만들고 싶어 토치로 검붉게 만들고자 했다. 안쪽의 모습은 나의 생각과 제작 목표를 반영하도록 디자인하였다. 안쪽의 곡선과 형태가 다른 속서랍들을 제작하고, 곡선의 가로대 아래에 설치될 나무 구슬 문발로 수직의 포인트를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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