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ropa Park Stadion 그리고 Europa Park
지금은 한 여름이라 나무들이 푸르른 잎들로 가득 차 보이지 않지만, 날이 추워지고 나무들이 옷을 벗는 겨울이면 집에서 유로파파크 스타디움 (Europa-Park Stadion)이 보인다.
독일에서는 많은 축구 경기장이 스폰서의 이름을 따서 명명된다. 뮌헨에서 가장 유명한 축구 경기장인 알리안츠 아레나는 '알리안츠(Allianz)'라는 보험회사가 스폰서로서 이름을 붙인 것이고, 우리 동네에 있는 유로파파크 스타디움은 유로파파크가 스폰서한 것이다.
유로파파크 스타디움은 4만 명을 수용할 수 있는 경기장으로, 축구하는 날이면 유니폼을 입은 축구팬들로 온 동네가 북적북적하다.
프라이부르크에 한국 선수가 뛰고 있다면 좋겠지만, 현재는 태극기를 휘날리며 응원할 선수가 없어 아쉽다. 하지만 매번 경기장에 갈 때마다 엄청난 환호 속에서 에너지를 얻고 돌아온다.
이전에는 빠른 티켓팅으로 명당자리를 자주 확보했었는데, 이번에는 제일 싼 티켓(1인 6유로)의 입석을 구매해 봤다. 더운 날씨에 수만 명과 함께 서서 경기를 관람하려니 머리가 핑~ 돌았다.
폭염으로 인해 경기는 20분마다 잠시 중단되었고, 선수들의 컨디션도 좋지 않았다. 선수들도 관중들도 힘든 경기였다고 생각한다. 어쨌든 더위에 지치겠다 싶어서 후반전이 시작하자마자 다시 집으로 돌아왔다.
경기 중간에 돌아가는 사람들이 우리 말고도 꽤 있었는데, 이들 역시 얼굴이 벌게져서 헥헥 거리며 나왔다.
집에서 매일 보이는 유로파파크, 저 놀이동산에 언제 한번 꼭! 가봐야겠다고 생각하던 중.
방학이기도 하고, 아침에 부슬비가 내리는 흐린 날, "오호! 오늘이다! 비가 오니 아마 아무도 없겠는걸" 하며 설레는 마음으로 출발했다.
웬걸, 평소보다 사람들이 더 많았다! (심지어 이날은 많은 방문객들로 인해 개장이 2시간 연장되었다.. 허허)
사람 생각하는 거 역시 다 비슷하다.
유로파파크는 독일, 프랑스, 스위스, 오스트리아, 스페인, 이탈리아 등 17개의 유럽 테마로 꾸며진 놀이동산이며, 유럽 최대 규모의 놀이동산이다. 95헥타르(950,000㎡)로, 835,000㎡인 에버랜드보다 10헥타르 더 큰 규모인데 10헥타르(100,000㎡)는 약 12~14개의 축구장 크기와 같다. 축구장 크기로 비교해도 실제로는 그 차이를 실감하기 어렵지만, 아무튼 넓다! 매우 넓다!
내가 사랑하는 롤러코스터도 14개가 있는데, 시속 45km/h의 '알펜 익스프레스(Alpenexpress)'부터, 130km/h에 높이 73m까지 올라갔다가 내려오는 '실버스타(Silver Star)'까지 다양한 롤러코스터가 있다.
우리가 탑승한 롤러코스터는 '실버스타(Silver Star)', '블루파이어(Blue Fire)', '유로미어(Euro Mir)', '보단(Wodan)', '볼트론(Voltron)'이다. 빠른 발걸음과 손에 들고 있던 지도 덕분에 꽤 많은 놀이기구를 비교적 적은 대기 시간으로 즐길 수 있었다.
특히 '볼트론(Voltron)'은 2024년 여름에 새로 선보이는 롤러코스터인데 테슬라의 전기 교류를 활용하여 독특한 테마로 내부와 롤러코스터가 만들어졌으며, 롤러코스터 운행 중에 전기교류의 스토리를 담은 아주 신선한 롤러코스터이다.
35m의 높이에 100 km/h의 '비교적' 무난한 기구지만, 뱅글뱅글 트위스터를 하며 빠른 속력으로 내려가니 속이 울렁거렸다. 나는 이런 뱅글뱅글기구보다 실버스타같이 확! 떨어지는 기구가 좋다!
내가 사랑하는 유럽에서 최고 높고 빠르다는 실버스타!
이 기구는 Merzedes- Benz가 스폰서 했고, 시속 130 km/h로 73m의 높이에서 떨어지는 아주 스릴 있는 기구이다. 정~말 빠르고 엄~~청 높다!
함께 여정을 함께한 친구는 너무 무서워서 눈도 제대로 뜨지 못했고, 꺅! 소리조차 낼 수 없을 정도로 겁에 질려 있었다. 기구에서 내리자마자 눈물을 훔치는 모습을 보니 안쓰럽기도 했지만, 너무 웃겼다. 하하!
후룸라이드 같은 놀이기구를 타며 더위를 식히고자 했는데, 쫄딱 젖긴 했지만 뜨거운 날씨로 금세 또 마르고 다시 헥헥거려야 했다.
가장 놀라웠던 것은 각 테마의 디테일이다. 놀이동산 전체를 각 나라에 맞게 꾸며놓았는데, 마치 유럽 여행을 하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유럽을 한 바퀴 다 돌았으니 이제 안 가봐도 되겠다"는 농담을 하기도 했다.
이렇게 작은 유럽을 쭉 돌고 나니 다리힘도 함께 쭉 빠졌다.
아침 9시 30분부터 16시 30분까지, 핫도그 하나 먹고 총 7시간을 소리 지르며 돌아다니니 참 힘이 부쳤다.
뭐라도 먹어야겠다 싶어서 스페인 테마파크에 있는 햄버거 집을 들어갔는데 전자레인지에서 나온 듯한 형편없는 햄버거였지만 그래도 먹으니 힘이 났다.
힘을 내고 집으로 가는 기차에 탑승하면서, 이렇게 어린아이처럼 소리를 지르며 논 게 얼마 만인지..
'내 나이에 이 정도면 훌륭했다. 대견하다!' 생각하며 소리를 너무 질러서 아픈 목을 잡고 기분 좋게 집으로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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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는 안가야지, 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