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 위기의 순간 '이렇게 또 잘릴 수는 없어!'

by 하스텔라

원하진 않았던 대학교였지만 조건부로 합격을 했다. 조건은 C1 혹은 Test Daf 4 이상을 3개월 안에 제출할 경우 학교를 계속 다닐 수 있다는 것. (독일어레벨은 A1부터 C2까지 있다)

열심히 독일어 공부를 했지만 시험에 불합격했고, 난 그렇게 바로 얄짤없이 잘렸다.


내가 정말 가고 싶던 대학교 역시 독일어 C1을 요구했다.

시간이 많이 걸렸지만, 언어시험에 합격했고 드디어 원하는 대학교에 입학을 했다.


하지만... 도저히 적응을 할 수 없었다. 시험용 독일어로는 한계가 있었다.


도대체 교수님이 무슨 소리를 하는 건지, 수업이 무슨 주제인지, 내용이 뭔지 심지어 동기들이 하는 이야기도 알아들을 수가 없었다. 이해할 수 없는 강의들을 듣다 보니 어느새 시험 기간이 되었다.

'한국인이니까 외워서 시험 보면 되지!'라는 생각으로 자신 있게 시험을 치르고 결과를 기다리던 중, 통계학 수업에서 불합격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통계학을 왜 해야 하냐고... 으악!!).



점차 학교생활과 독일어에 적응해 갔고, 닥친 시험들을 모두 치르고 나니 어느덧 재시험을 봐야 할 시기가 되었다. 하지만 통계학이라는 개념은 여전히 나에게 너무 어려웠다. '에라 모르겠다'라는 마음으로 또 외워서 시험을 쳤는데, 웬걸, 떨어졌다.


독일은 같은 과목시험을 3번 낙방할 경우 과를 바꿔야 한다. 그리고 3번째 시험을 보기 위해서는 Härtefallantrag (사유서)를 내야 하는데, 사유서내용으로는 왜 시험에서 좋은 성적을 받지 못했는지, 그리고 다음 기회에서 어떻게 개선할 계획인지 등의 내용을 자세히 서술해야 한다.


그 당시 과에서 쫓겨날까 봐 너무 두려웠다! (한번 잘린 적이 있던 터라 너무 두려웠다..)


사유서에는 '내 독일어 실력이 부족해서 문제를 이해하지 못했습니다'라고 썼는데, 아마도 내가 꽤 불쌍해 보였나 보다. 그때 담당 교수님 두 분이 번갈아가며 나를 방으로 불러 개인 지도를 해주었다.

그들이 Fachbegriffe(전문 용어)를 물어봤을 때, 나는 다행히도 모두 알고 있었고 정확히 대답했다.


그들은 내가 왜 시험에 떨어졌는지 의아해하며 문제를 풀어보라고 건네주었는데, 과연... 나는 문제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던 것이다. 문제를 잘못 이해하니 엉뚱한 답변을 쓸 수밖에...


그 교수님들과 문제의 의미를 하나씩 이해하며 공부를 했고, 그들의 인내심과 배려 덕분에 세 번째 시험에 무사히 통과할 수 있었다. 정말 고마운 분들이다...


그 강렬하고 위태로웠던 경험 덕분에 그 이후에 나머지 시험들은 무사히 통과했고, 전공과목들은 심지어 1.0도 많이 받았다! (뿌듯!)


*1.0부터 5.0까지 있는데, 1.0은 최고점수, 4.0은 최하점수 그리고 4.1부터는 불합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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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마워요 교수님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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