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플로지인 Nov 28. 2024

재개발로 대박 난 이곳!

플로리다에서 캠핑할래? 06화 St. Andrews State Park

미국 남부 해안 지대의 가장 큰 복병은 허리케인이다. 2005년에 허리케인 카트리나가 뉴올리언스를 초토화시켜서 한동안 뉴올리언스가 힘들었었다. 멀리 갈 것도 없이 지난 9월에 허리케인 헐린 과 밀튼이 플로리다와 동부지역을 강타했다. 해마다 허리케인이 강력해지고 더 자주 올라와서 집 보험료가 점점 오르고 있다는 이야기를 이 전 에피소드에서 한 적이 있다.


이런 허리케인이 뜻밖의 결과를 가져오기도 한다. 그 예가 파나마 시티 비치다. 파나마 시티 비치에 살고 있는 지인의 이야기다. 허리케인이 오기 전에 이 동네는 새우잡이 배가 많이 출항하는 어촌 마을이었다고 한다. 파나마 시티에서 자란 그 지인은 어릴 적에 아버지와 새우잡이 배가 잡아오는 새우를 사러 바닷가에 갔었다고 한다. 그런데 허리케인이 덮치고 바닷가에 접한 모든 시설과 집이 다 파괴되었다. 이때에 거대자본이 들어와서 다 부서진 일대를 매입했다.


이때의 재개발로 파나마 시티 비치 해안선을 따라 리조트 단지가 생겨났다. 플로리다 팬핸들지역은 비치를 따라 휴양지가 많지만 조금씩 특색이 있다. 05화에서 말한 베케이션 홈이 많은 지역이 있고, 한 두 동짜리 수영장 있는 리조트가 많은 지역도 있다. 파나마 시티는 이름만 대면 알만한 전국적인 호텔 체인들이 들어와 있다.


파나마 시티 비치는 재개발로 소위 대박이 났다. 허리케인이 가지고 온 재개발로 비포 앤 애프터가 완전히 다른 곳으로 변모한 것이다. 다른 지역에서는 보기 힘든 고층 빌딩의 호텔과 리조트가 즐비하다. 밤에도 고층 호텔의 불빛이 밤하늘에 빛을 더하는 곳이 되었다.


이 고층 호텔숲들 가운데 나무만 있는 곳이 있으니... 그곳이 세인트 앤드류스 주립공원(St. Andrews State Park)이다. 2020년에 겨울에 세인트 앤드류스 주립공원에 낚시하러 처음 갔다. 방파제에서 하루 종일 낚시하고 가면서 캠프그라운드를 지나갔다. 바다 앞 캠핑장이 너무 예뻐서 그만 마음을 홀랑 빼앗겼다. 그다음 해에 예약하고 다시 왔다.


이 주립공원은 RV와 tent 캠프그라운드가 분리되어 있지 않고 같은 공간을 사용했었다. 수요가 많았는지 원래 있던 캠프 그라운드의 안쪽을 더 개발했다. 2021년에 갔을 때는 공사 중이라 배수가 잘 되지 않아 캠프그라운드의 안쪽 라인은 물바다였다. 바깥쪽 라인에 예약했어서 망정이지 안쪽 라인이었으면 캠프고 나발이고 바로 철수했을 거다.


2023년에 다시 가보니 공사가 끝났다. 새로 문을 연 캠프그라운드에는 Tent 전용 공간이 3자리 만들어져 있었다. RV 자리가 다 차서 Tent only 자리로 예약하고 갔다. 음... RV자리 하나를 3개로 쪼갠 것 같은 매우 합리적인 의심이 드는 곳이다. 말이 세 자리이지 서로 너무 붙어있어 옆 캠프그라운드에서 바비큐 하려고 불을 피우면 나에게 그 연기가 몰려와서 눈이 매울 지경이었다. 옆자리가 '내꺼아닌 내꺼같은' 그런 곳이다.



역시나 바다 앞 캠프그라운드라 바로 앞에 바다가 시원하게 펼쳐져서 캠핑온 기분이 났다. 새로 지은 지역이라 샤워실도 깨끗하고 캠핑장 바닥도 깔끔해서 좋았다. 공사하면서 중앙 부분에 새롭게 글램핑장이 생겼다. 텐트가 미리 쳐져 있는 그런 곳 말이다. 그리고 일요일에 예배를 볼 수 있도록 긴 의자가 놓여있는 곳이 있다. 푯말에도 Church라고 쓰여있다.



그러나 이 모든 장점에도 불구하고 옆자리와 너무 붙어 있다는 단점이 더 크게 부각되었다. Tent Only 캠프 그라운드는 그 이후로는 가지 않았다. 너무 옆자리와 붙어 있어서 불편했다. 그 후로 2024년에 RV와 Tent겸용 자리를 예약하고 가니 비로소 캠핑을 온 것 같았다. Tent Only자리는 예약하는 것을 추천하고 싶지 않다.


파나마 시티 비치에 가려고 튜브를 들고 나서는데 한 무리의 사람들이 한 방향으로 걸어가고 있었다. 따라가 보니 Shell Island행 Ferry를 타려고 가는 거였다. 쉘 아일랜드는 가까이 있는 섬인데 그 섬에서의 해수욕도 인기가 있나 보다. 자그마치 왕복에 25.95불이나 한다. 이 Ferry 선착장에서는 Sunset Cruise와 Dolphin Watching tour도 진행하고 있다.





비치 끝부분에 낚시하기 좋은 pier가 있다. 낚시하고 있는 사람이 항상 많은 곳이다. 낚시하려면 6불, 그냥 들어가려면 3불을 내야 한다. 물도 초록빛 맑은 물이라 너무 예쁘다. 



 

파나마시티 비치는 스노클링 성지로 근처에서 이름 나 있다. 데스틴 비치에서 만난 미국사람도 스노클링 하고 있는 우리를 보더니 "파나마 시티 비치 가봤냐? 거기가 진~짜 좋아!"라고 말했다. "암요 암요 가봤더랬지요~"라고 대답해 주었다. 정말 물이 맑고 물고기가 잘 보인다. 형형색색의 물고기를 쫓아다니는 것만으로도 시간 가는 줄 모른다. 스노클링을 좋아하는 남편은 아주 바다에서 살았더랬다.


파나마시티 비치 근처에 있는 쇼핑 및 레스토랑 거리는 'Pier Park'다. 제법 긴 거리에 음식점과 기념품점, 캔디가게, 옷가게, 영화관까지 없는 것이 없이 다 있다. 저녁에 피어파크 가서 아이스크림 먹으며 사람구경 다니는 것 도 재미있다.



고층 호텔과 리조트 사이에서 호젓하게 캠핑하고 싶다면, 시끌시끌한 피어 파크에서 저녁식사하고 슬슬 다니며 휴양지의 Night Life도 즐기고 싶다면, 스노클링 장비를 가지고 파나마 시티 비치로 가보기를 추천한다.


#미국생활 #플로리다라이프 #플로리다캠핑라이프 # 파나마시티비치 #세인트앤드류주립공원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