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일이잖아.
갑자기 휘몰아쳐 버린 모든 것들이 갑자기 무서워졌다. 해야 하는 일이 많아져 조금 버겁게 느껴진다.
과연 내가 해 낼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또 하루가 지나면 괜찮아진다. 해보면 되지 뭐.
뭔 걱정이냐 싶다가도 문득 멍해지는 것도 같다. 남의 자리를 차고앉은 기분이라고 해야 하나.
나는 이 번 치유 농업사 양성 과정 지원에서 떨어질 거라고 생각을 했었다.
그래서 'Book 메이드 바이 미'에 지원을 했던 것이었다.
경상대학교 중앙 도서관에서 주체하는 재학생과 지역민이 함께 만드는 책.
그 프로젝트에 참여하기 위해 오픈 시간에 대기하며 선착순 30명 안에 들었다.
뭔가에 집중하면서 아쉬움을 달래 작정이었다. 올해는 글을 많이 써보고 책으로 만들어지면
좋겠다 생각을 했었다. 그런데 최종 합격하고서 등록을 하지 않은 사람이 있었는지 기회가 나에게
왔다. 2년 뒤로 미루어둔 계획이 앞당겨지면서 일주일 스케줄이 가득 차버렸다.
그림 그릴 여유도 없어졌다.
치유 농업사 양성과정이 지난주 25일부터 첫 개강을 시작했다. 경남에서 모인 40명의 사람들 속에 앉아 있으니 뭔가 기분이 묘하다. 세 권의 책을 받았다. 간단한 설명회와 임원진, 대표 교수님 소개를 받았다.
2차 면접에서 봤던 좀 까칠하셨던 교수님은 안 보이셔서 다행이었다. 그 교수님이 수업에 들어오신다면 긴장한 나머지 버벅 거렸던 실수가 계속 떠 오를 것 같다.
1권은 치유농업의 정의, 개념, 법률, 윤리 등으로 이루어져 있었다. 관심이 있던 터라 많이 익숙해서 귀에 잘 들어왔다. 외워야 할 것이 참 많을 것 같은 생각이 든다.
' 이런 유형은 꼭 나 옵니다.'라는 말이 너무 반갑다.
2권은 원예, 곤충, 동물 관련이라 흥미로웠다. 특히 원예 부분은 내가 실제로 하고 있는 일이기도 하다.
3권은 실무 위주로 이루어진 것 같다. 법률은 토시 하나도 빠짐없이 외워야 한다.
지역 별로 묶어서 8명씩 스터디 그룹도 만들었다. 공부는 혼자 하면 힘들 다며 긴 호흡으로 가야 하니
같이 하면 도움이 된단다. 공부는 늘 혼자서 했는데 약간의 걱정과 기대감이 든다.
퇴임하시고 준비하시는 분들이 많았다. 어떤 분은 자격증 따기가 취미이신지 별의별 자격증이
가득하신 분을 만났다. 벌써 치유 농업사 다음엔 뭘 딸지 고민하시기도 하셨다.
강의 실에 앉아 있으면 나이는 진짜 숫자 같은 생각이 든다. 모두의 열정에 기가 살짝 눌려지는 기분이 든다.
금토 이틀을 10시부터 6시까지 7월까지 하고 나면 9월에 1차 11월에 2차 시험을 본다.
열심히 해서 한 번에 꼭 따고 싶다. 1차는 많이 붙는다고 했는데 2차는 주간식(단답형과 약술형)이다.
어렵다고 많이 떨어진다고 어찌나 겁을 주던지 오기가 발동을 한다.
한 주가 너무 빠르게 지나가고 있었다.
28일 월요일에는 경상대학 중앙 도서관에 에세이 쓰기 'Book 메이드 바이' 첫 시간이라 도서관에 다녀왔다.
작년 '나의 첫 에세이 쓰기'라는 도서관에서 진행하는 강의를 맡으셨던 작가님이 주관하셨다.
구면이라 어색하지는 않았지만 뭔가 설레기도 하고 떨렸던 것 같다.
첫날은 출판에 관한 강의와 책이 만들어지는 과정, 글은 어떻게 써야 하는가? 에 대한 강의를 들었다.
30명이 정원이었는데 생각보다 사람들이 많이 오지 않았다.
지역민과 재학생 그리고 교수님 등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서 한 권의 책을 만든다고 했다.
숙제로 3편 정도 써오라고 했다. 출석은 5번인데 그중 하루가 지나가고 있었다.
마지막까지 남은 인원으로 책이 만들어질 것 같다고 했다. 10편 정도를 써서 그중에서 잘 쓰신 분은 2~3편을 보통은 1~2편을 책에 넣어 준다고 했다.
10편이라.. 갑자기 많은 일들이 생겨 버린 것 같아서 잘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잘할 수 있을 거라고 기합을 넣어 보지만 자꾸 바람 빠진 풍선이 되는 기분이다.
10편까지는 자신 없으니까 3편만 써보기로 했다. 치유 농업사 양성과정 공부를 하다 보니 외울 것이 많아서
머리가 안 돌아가는 것 같다.
기왕에 벌어진 일이니까 최선을 다 해봐야 할 것 같다. 남들은 하고 싶어도 못 하는 것이라고 생각하기로
했지만 뭔가 두려운 생각이 밀려든다.
내가 도전하는 것이 다 이루어지는 것 같아서 긍정적으로 생각하기로 한다.
숨만 쉰 것 같은데 한주가 왜 이리 짧은 것 같지?
자꾸 욕심이 늘어나는 나를 만나러 와줘서 고마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