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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성현 Jul 17. 2024

속초

수요일의 시


속초 


박성현




자고나면 초승달이 떠 있었네 며칠이고 웅크렸다가 깨어나도 초승달은 공중에 박혀 먼 바다를 꿰매고 있었네 눈 감아도 하염없고 눈을 떠도 마음 둘 곳 없었네 해무로 뒤덮인 물렁물렁한 고립이었네 속초에서 하루를 보내고 또 몇 달을 기다렸네 하루에도 십 년이 흘러갔네 밥을 짓고 물 말아 먹었네 밥상 너머 당신이 걸려 있었네 심장을 꿰매는 소리가 서걱서걱했네 나를 부르는 단호한 소리였네 문을 여니 속초가 당신의 천리였네  










시집 <내가 먼저 빙하가 되겠습니다>, 문학수첩,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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