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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입도

목포에서 제주로

by 고주

< 4. 20. 목>

오전 7시 30분까지 목포항에 도착해야 한다.

차를 배에 실어야 하기 때문이다.

한달살이 짐을 가득 실은 차는 곧 터질지경이다.

바람처럼 스쳐 지나가려 했는데, 선생님들에게 꼬리가 잡혀 늦게까지 마신 술기운이 좀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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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개가 짖게 깔린 고속도로.

오늘은 많이 더울 모양이다.

퇴임식, 제자들과 베트남 여행, 이사까지 숨돌릴 틈 없이 지나가는 시간.

백수가 과로사 한다더니 꼭 내꼴이다.

갑자기 일이 없어지면 허전하고 우울해지기 쉽다면서 추천한 제주도 한달살이.

거창한 계획은 없다.

발 가는데로 맘 가는데로 흘러가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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짐작처럼 구겨져 이리저리 쓸려다녔던 경험때문에 이번에는 조금 출혈을 했다.

정해진 침대가 있다는 것이 이렇게 안정감을 주다니.

매점에서 식사를 한다, 시원하게 바다를 보며 맥주도 한 잔.

들뜬 기분을 주체할 수가 없다.

추자도를 넘어가는지 섬들이 멀리 물러선다.

아무곳에나 낚시를 드리우면 고기가 잡히지 않을까 싶은데, 고기잡는 배들은 자리를 찾아가느라 바쁘다.


넓은 바다라도 아무 곳에나

고기가 있는 것이 아니다


사람들 발 디딜 틈 없는 시장이라도

장사 잘되는 집은 따로 있다


잘 보는 눈이 있어야 하고

사랑받는 길을 찾을 줄 알아야 한다


다 제 하기 나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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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달 사라야 하는 예약한 숙소.

애월의 중산간에 있는 조용한 리조트.

오후 3시에 체크인 할 수 있다고 했는데, 정비하느라 바쁘다.

기다리는 수밖에.

조금 넓은 방으로 옮겨주었으니 기다린 보람은 있다.

규모보다 주변이 다소 어수선한 것은 중국 관광객들이 줄어들면서 조금 타격을 받지 않았을까 짐작만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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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문시장에 들러 늦은 점심겸 저녁까지 든든하게 속을 채운다.

가고 싶은 곳, 먹고 싶은 것 널려있으니 찬찬히 쉬엄쉬엄 둘러보자.

배의 울렁거림이 남아있는지 자꾸 발이 엇갈리고 있다.

오늘은 푹 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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