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아오아쿠아 Aug 18. 2023

묘오또 옆 보스베이글

아인슈페너 카페라테까지

어제저녁 중2딸아이와 5킬로 러닝으로 밤을 마무리했다. 나의 권유로 시작한 러닝이었다.

나는 거의 매일 러닝을 한다.

첫 번째 러닝이 너무 힘들었는지 시큰둥하더니 어제 러닝 후 묘한 성취감과 기분이 좋아졌다며 땀에 흠뻑 젖은  티셔츠를 보라며 헐떡이며 말을 하는 아이가 사랑스러웠다.

러닝 후 하는 샤워는 축복이다.

이보다 더 개운하고 시원할 수 있을까?

우리 둘은 샤워 후 아마도 깊은 잠을 잔 것 같다.

34도를 넘는 무더위를 견디고 있는 요즘 먹는 것도 잘 해먹기기가 쉽지 않다.

외식은 아주 가끔 하는 터라 이왕 먹는 거 오랜 숙성 과정이 필요허거나 공들여 만들어 내는 음식과 디저트를 찾곤 한다.


얘기만 듣고 가봐야지 했던 동네 우동집으로  점심을 먹기 위해 걸어갔다.

 도착하니 이미 테이블 만석에 웨이팅 등록을 하라 한다.

그리 오래 기다리진 않아도 될듯해서 웨이팅 등록 후 나와서 주변을 보니 유기농 계란만 파는 작은 노란 간판의 계란가게와 그 옆에는 할머니가  평일 점심시간 딱 세 시간만 장사하는 검은 콩국수 집이 있다.


잠깐 사이에 카카오 톡 웨이팅 번호와 웰컴 문자가 왔다. 능숙하게 자리를 안내하는 직원의 손끝을 따라 자리에 앉아서 주문을 했다.  입구 쪽에는 벽돌 쌓기 해놓은 것처럼 면으로 만들어질 반죽들이 소분되어 차곡차곡 쌓여 있었다.

일명 떡 우동면이라는  별칭이 있는데 면의 식감이 너무 쫄깃쫄깃해서 놀라웠다. 곁들어 나오는 반숙계란프라이 덮밥은 특제 간장 소스와 비벼 먹는데 고소한 감칠맛이 한층 더 우동의 맛을  빛나게 했다.


정식 메뉴에 함께 나오는 튀김에는 고추, 단호박, 고구마, 새우가 나오는데 꽤나 푸짐하다.

바삭거리는 튀김옷 안에 내용물은 신선했고 적당한 건 격을 유지하는 공간이 풍미와 바삭함과 재료의 향까지 느껴지기에 충분했다. 그야말로 고수의 손길이 느껴져 너무 행복했다.

옆테이블에 앉은 손님들은 튀김 맛에 반해서 튀김 두 접시를 더 주문하는 거보니 분명 맛집이구나.라는 생각에 웃음이 나왔다.

그래서 너무 감사하다.라는 생각을 했다. 10분 남짓 걸어오면 먹을 수 있는 이런 식당이 나의 주변에 있는 것이니 감사하다..


깔끔하게 먹고 즐겁게 인사를 나눈 후 우리는 그 옆 보스베이글로 갔다.

보스 베이글은 베이글계의 샤넬이라고 하고 싶다. (ㅎㅎ). 샤넬의 영원한 시그니쳐인 트위드소재의 쟈켓이 세월이 지나도 변치 않고 그 강력한 독보적인 트위드 소재 위에 장신구나 칼라의 변화만을 줄 뿐이다.

내가 너무 오버하는지도 모르겠지만 보스 베이글이 그런 거 같다.

기본 베이글 위에 재미있는 토핑과 칼라를 입힌 보스베이글을 접한 개인적인 생각이다.

그만큼 넘사벽 베이글에  이름도 보스베이글이라 너무 멋지다.

보스베이글을 만드신 분은 그분의 기발하고 독특한 창의력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

베이글 빵이 다 거기서 거기지 라는 생각을 버리게 만든 보스 베이글이다.

빵의 재료, 발효 시긴을 철저히 연구하고 계산해서  만들어 낸 결과물이다.

양갱도 직접 만들어서 소량씩 파는데 팥의 단맛을 제외하곤 설탕이 거의 들어가 있지 않은 건강한 맛이다.

팥빙수는 아주 특별하진 않았다. 맛도 모양도..

문득 빙수의 유래가 궁금해져 검색을 해보았다.


빙수(氷水)는 얼음을 잘게 부수어 갈아 시럽과 함께 팥, 과일, 우유, 떡, 젤리 등 여러 가지 재료를 넣어 만드는 음식이다.


사실 눈을 담거나 얼음을 갈아서 꿀, 음료, 과일 등을 뿌리거나 얹어 먹는다는 발상은 아주 옛날부터 있었고 세계 곳곳에서 각양각색의 형태로 출현하고 발전해 왔기 때문에 생각보다 빙수의 역사는 깊다. 아이스크림의 조상쯤 된다고 할 수 있는데 두 음식은 근대 이후로 서로 다른 음식으로 나뉘어 발전하였다.


한국에서는 예전엔 '팥빙수'라는 명칭을 고유명사급으로 흔하게 사용했었지만, 지금은 팥뿐만이 아닌 여러 재료를 사용하여 만드는 다양한 종류의 빙수들을 출시하고 있어서 더욱 넓은 뜻을 포함할 수 있도록 그냥 '빙수'라는 명칭도 많이 사용한다.


서양에서는 기원전 300년경 마케도니아 왕국의 알렉산더 대왕이 페르시아 제국을 점령할 때 만들어 먹었다는 설도 있는데, 병사들이 더위와 피로 때문에 지쳐 쓰러지자 높은 산에 쌓인 눈을 그릇에 담아 꿀과 과일즙 등을 섞어 먹었다고 한다. 또 로마의 정치가이자 장군인 카이사르는 알프스에서 가져온 얼음과 눈으로 술과 우유를 차게 해서 마셨다고 한다.# 또한 로마 제국의 황제인 네로 황제는 알프스산맥에서 가져온 만년설에 꿀이나 와인을 뿌려서 먹었다고 한다. 이렇듯 기원적인 면에서 보면 서양의 빙수는 역사 서술 부분이 아이스크림 항목과 매우 겹치는데, 서양에서는 초창기에 두 음식이 같은 형태였다고 볼 수도 있다.


한국에서는 조선시대 때 서빙고의 얼음을 관원들에게 나누어 주며 이것을 잘게 부수거나, 또는 얼음 쟁반 위에 과일을 얹어 화채 등으로 만들어 먹었다는 기록이 있다.# 다만 이는 중세 한국에서 얼음을 사용해 먹었다는 선례일 뿐이지, 현대의 빙수와는 형태적인 측면에서 아예 다른 음식이다. 빙수라기보다는 화채의 변형이라고 보는 것이 더 적합하다.


일본에서는 전근대에 얼음에 단맛이 나는 식물즙을 뿌려먹는 빙수의 원형에 해당하는 음식이 있었으나, 아무래도 얼음을 활용하는 특성상 상류층에 제한된 소수 식문화였다. 그러나 19세기말 근대화 과정에서 인공얼음과 제빙기의 등장이 겹쳐 빙수문화가 대중화되기에 이른다. 20세기 초에는 간 얼음에 팥소를 뿌려먹거나 근대화 과정에서 널리 보급된 설탕을 시럽화해 뿌려먹는 형태가 대중화된다.


현대 한국에서 보편화되어 있는 빙수는 20세기 초 일본에서 퍼져 있던 빙수가 당시 일제강점기였던 한국에 퍼지면서 시작된 것이라 볼 수 있다.


우리가 즐겨 먹는 여름철 빙수의 유래를  알고 한술 떠먹으니 우리 모두의 먹거리는 환경 속에 계절 속에 삶 속에 여러 가지 이유로 항상 있었구나.라는 생각에 특별하게 느껴졌다.


소소한 모든 작은 것들이 우리를 살아가게 하는 요소들임을 안 순간 구석진 곳의 테이블과 의자가 잠시 온전히 나의 것이었다.

이곳의 인테리어는 화려하지 않고 뭔가 투박해서 좋다. 묵직하고 투박한 접시, 커피잔에 무겁게 만들어낸 우유거품과 정갈한 플레이팅이  참 좋다. 온전히 나의 시간으로 즐길 수 있어서 좋았다.


나의 오후에 묘오또(우동집))와 보스베이글이 있었다.

묘오또의 쫄깃한 면, 보스베이글의 빵냄새와 카페라테로 가득 채운 나의 오후를 딸아이와 함께 보냈다.



작가의 이전글 사실 살고 싶지 않았다 4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