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벨 2) 새로운 파티원: '내면아이'가 합류했습니다

by 호영

그렇게 모든 파티원이 다 나가고 혼자서 몬스터들과 싸우고 있었다.

이때 오른쪽 밑 하단에 메시지가 떴다.


[새로운 파티원: '리틀호영(내면아이)'이 합류했습니다.]


내가 그동안 대화하던 어린 나인 리틀호영(내면아이)이 아예 파티원으로 합류한 것이다.

내가 당황스러워하고 있는데, 갑자기 리틀호영이 나에게 대화를 걸었다.


리틀호영 : (주머니에서 초콜릿을 하나 내밀며) 이거 먹을래? 내가 가장 좋아하는 건데.


나: 갑자기 왜 게임에 참여한 거야?


리틀호영: 나 여기 계속 너와 함께 있었는데 네가 ‘효율’이랑 ‘성과’ 몬스터들

잡으러 다니느라 바빠서 나를 못 본 거야.

나 좀 봐 달라고 신호도 여러 번 보냈어.


나: 그런데 왜 내가 대화를 시키면 대화를 안 했어?


리틀호영: 네가 내가 기분이 어떻든 돌보지도 않고,

방치만 해두면서 필요할 때만 물어봐서 기분이 좋지 않아 대답하고 싶지 않았어.


나: 아, 내가 그랬구나. 지금 너무 바빠서 네가 진짜 있다는 것도 잘 몰랐어. 미안해.

어려 보이는데 너는 몇 살이니?


리틀호영: 나는 상황에 따라 나이가 달라져. 지금은 11살이야. 초등학교 4학년이지.


나: 그럼 지금 나의 파티원으로 합류한 이유가 뭐야?


리틀호영: 내가 꼭 하고 싶은 것이 있어서.



리틀호영의 이 이야기가 끝나자마자 바로 ‘다음 퀘스트’가 발생했다.

나는 리틀호영이 주는 거부할 수 없는 퀘스트를 수락했다.


그러자 갑자기 화면이 전환이 되어서 11살인 내 모습이 보였다.

내 모습 뒤로 부모님이 다투는 모습이 보였으며 엄마는 울고 계셨다.

어린 나는 어쩔 줄 몰라하며 엄마를 달래주었다.


11살의 내가 기억하는 부모님의 다툼의 원인은 항상 ‘할머니’였다.

나의 아빠가 나쁜 사람은 아니었다. 누구보다 성실하고 착하셨다. 사람들에게 신임도

받으시는 직장인이셨다. 좋은 남편인지는 모르겠지만 참 자상하고 좋은 아빠였다.

하지만 아빠는 할머니를 돌보시느라 에너지와 시간을 많이 빼앗기셨다.

그리고 아빠는 항상 할머니로 인해 속상해하시며 우셨다.


아빠의 어머니는 아빠가 어린 시절 아빠의 아버지께 많이 맞았다고 하셨다.

그래서 아빠는 절대로 아빠의 아버지처럼 하지 않기 위해 노력을 하셨다고 한다.

실제로도 그러지 않으셨다.


단지 엄마에게 쓸 에너지가 부족하셨다.

그래서 항상 나에게 엄마를 부탁하셨다.

그래서 엄마에 대한 걱정과 위로는 항상 나의 역할이었다.

엄마가 울면 괜히 내가 잘못한 거 같았고,

엄마가 기분이 좋지 않으면 내가 잘해야 할

것 같아서 항상 불안했다.

그리고 어쩌다가 내가 힘들 때 나도 엄마나 아빠에게 기대고

싶었지만 그건 내 역할이 아니었다.

난 그럴 수 없었다.


아, 내가 지금 풀어야 할 퀘스트가 뭔지 알 것 같았다.


나는 뒤돌아서 엄마를 위로하며 발 동동 구르고 있는

어린 나에게 다가가서 꼭 안아주었다.

“네가 고생이 많았어. 너도 많이 힘들었구나. 엄마가 힘든 건 너의 잘못도 아니고,

엄마의 감정을 네가 책임지지 않아도 괜찮아. 엄마는 어른이라서 스스로

잘 이겨내실 거야. 너무 걱정하지 않아도 돼.”

그리고 아빠에게 다가가서 말씀드렸다.

“엄마를 위로해야 하는 건, 아빠 몫이에요.”


그리고, 나는 순간 깨달았다.

내가 이번 레벨에서 해결해야 할

메인 퀘스트는 새로운 파티원인 리틀호영과 함께

이 카르마를 끊어내는 것이라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