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벨 3) 숨겨진 시스템: 인생 게임 속 NPC 도감

by 호영



게임을 하다 보면 여러 가지 캐릭터들을 만난다.

퀘스트를 주는 사람, 쓸데없는 말을 하는 사람, 상처를 주는 사람 때로는 길을 막고 서 있는 사람까지.

그들을 ‘NPC’라고 부른다.

플레이어는 아니지만, 게임 속에 반드시 존재하는 캐릭터.


인생이라는 게임에도 NPC가 있다.

NPC는 피할 수도 없고, 게임 속에서 너무나 중요한 역할을 하므로 NPC에 대해서 잘 알아야 한다.

그래서 ‘인생 게임 NPC 도감’을 만들어 보았다.


<인생 게임 NPC 도감>

1. 퀘스트 NPC

“이거 한번 해보지 않을래?”

“너 이거 잘할 것 같은데.”

라는 문구를 주로 사용하며 플레이어에게 새로운 퀘스트를 준다.

이 퀘스트를 풀다 보면 어느 순간 레벨이 오르고 새로운 스테이지가 열린다.


이 퀘스트 NPC를 만나기 위해서는 안전한 곳에 머물면 안 되고 마을 밖으로 나가야 한다.

새로운 모임, 배움, 시도 등. 새로운 곳과 시도를 해야 한다.


그리고 이 NPC는 가만히 있는 플레이어에게 퀘스트를 주지 않는다.

먼저 말을 걸어야 한다.

“어떻게 시작을 하면 좋을까요?”, “어떤 방법이 있을까요?” 등.

질문하는 순간 퀘스트는 열린다.


플레이어의 레벨이 올라가면 새로운 NPC가 등장하게 되는데,

레벨이 오를수록 퀘스트 NPC를 더 많이 만날 수 있게 된다.

단, 내가 준비가 되지 않으면 어떤 NPC도 만나지 못한다.


2. 에너지 뱀파이어 NPC

이 NPC의 능력은 플레이어의 MP(정신력)을 흡수한다.

대화를 하면서 이상하게 기운을 뺏어가는 것이 그들이 사용하는 스킬이다.

그들이 기운을 뺏어가는 스킬로는

-무한 하소연 스킬: 문제는 계속 말하지만 해결은 원하지 않는다.

-죄책감 디퍼프: “너는 절대 이해 못 해.”, “네가 그래서 내가 그런 거야.” 라며

플레이어에게 죄책감 상태 이상을 준다.

-감정 흡수 스킬: 자신의 힘듦을 알아달라며 계속해서 위로를 원한다.

-뒷담화 스킬: 다른 사람의 흉을 수시로 본다.


이 에너지 뱀파이어 NPC에게도 플레이어가 새로운 스킬을 배울 수 있다.

-경계선 만들기

-감정 보호막 치기

-거리 두기

-에너지 관리법

이 새로운 스킬을 습득하지 못한 채 계속해서

에너지 뱀파이어 NPC와 마주하게 되면 나의 에너지는 무한대로 깎여 위험해질 수도 있다.


3. 거울 NPC

이 NPC를 만나면 그들이 아무것도 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이유 없이 호감이 가거나,

유난히 불편하거나 괜히 미워지는 감정이 드는 등. 감정이 크게 흔들린다.

그 이유는 그 NPC가 내 안의 어떤 모습을 비추고 있기 때문이다.


“나도 저렇게 살고 싶다.” → 내 안의 가능성

“혹시 저 모습이 내 안에도 있는 건 아닐까?” → 내 안의 결핍


이 거울 NPC는 아이템을 주지도 않고, 퀘스트를 설명하지도 않는다.

대신 플레이어에게 하나의 질문을 남긴다.

“너는 어떤 플레이어가 되고 싶은가?”


4. 힐러 NPC

플레이어의 HP와 MP를 회복시키는 역할을 한다.

그들은 주로 경청, 공감, 존재 스킬을 구사한다.


이 힐러 NPC를 만나고 나면 마음이 가벼워지고, 다시 살아갈 힘이 생긴다.

힐러 NPC와 오래 만나다 보면 어느 순간 그들의 중요성을 잊어버리기도 한다.

그러면 이 힐러 NPC들은 갑자기 잠적해 버릴 수 있으므로

항상 감사한 마음을 가지고 고마움을 표현해야 한다.


5. 트레이너 NPC

플레이어에게 새로운 기술을 가르쳐주며 훈련을 시킨다.

그들의 목적은 플레이어를 편하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강하게 만드는 것이 목적이므로

가끔은 엄격하고 불편하다.

새로운 기술을 가르치고, 반복 훈련을 시키며 약점을 보여 주어 종종 플레이어를 힘들게 한다.


하지만 덕분에 후에 더 강력한 MP와 HP, 기술을 획득하여 쉽게 레벨을 올릴 수 있다.


그리고 종종 길을 막는 NPC 들도 있는데, 간단히 인사를 하고 넘어가면 된다.


가끔 NPC들이 원치 않은 모습으로 나타나서 게임이 어려워지기도 한다.

그럴 때 ‘왜 내 게임에 이런 캐릭터가 등장했는지.’라는 마음이 생기고 원망이 들기도 한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알게 된다.

그 NPC가 없었다면 나는 다음 레벨로 올라가지 못했을 것이다.


내 인생에서 나에게 의미 없는 NPC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