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찾아온 사춘기.
내가 결혼을 한 이유는 남편을 사랑해서 맞다.
하지만 10년 가까이 일하던 직업에 회의를 느꼈고, 남편과 결혼 후에도 직업을 유지했지만
첫째를 임신하자마자
기회다 싶어서 일을 그만두었다.
이것이 나의 인생에서 가장 후회가 되는 선택이었다.
나는 성취욕이 높은 사람이었다.
아이와 많은 시간을 보내고
교감을 하는 이 시간도 물론 행복한 시간이다.
하지만 육아와 살림을 위주로 한 일상에서
나의 성취욕을 충족시킬만한 무언가가 없었다.
나의 삶에 주 가치를 잃어버린 일상은
무료함을 가져다주고,
그 무료함이 불안감이 되었고,
그 불안감이 무기력증을 가져다주었다.
특히, 나의 첫째는 ADHD 아이라서
아이의 문제 행동에 의한 상황들이
모두 다 내 탓인 것만 같아서 내가 인생을
잘못 살고 있다는 답답함에 시달렸다.
결국 나에게는 공황장애가 찾아왔다.
전업주부도 아무나 하는 것이 아니다.
적성에 맞아야 한다.
나에게는 집이 창살 없는 감옥 같았다.
이 감옥을 탈출하기 위해 일자리를 알아보았지만
어린아이들을 맡아주는 사람이 없으면
일하기가 너무 힘든 조건들이었고,
일자리를 알아볼수록 계속해서 좌절해야만 했다.
심지어 나는 전문직이었다.
그러나 나 대신 어린아이를 돌봐 줄 사람이 없는
경단녀가 할 수 있는 일을
찾는 것이 보통 일은 아니었다.
내가 미쳤었다.
죽이 되든, 밥이 되든 나의 직장에서
버텼어야 했는데.
현재 나의 입사 동기들은 직장에서 직급도 높고,
연봉도 높아져서 너무나 안정된 생활하고 있다.
나는, 앞으로 뭐 해 먹고살아야 하나….
또다시 사춘기 소녀처럼
매일 나의 미래를 불안해하고,
질풍노도의 시기를 보내고 있다.
역시 버티는 게 잘하는 길 맞나 보다.
내가 하고픈 말은,
전업주부도 적성에 맞아야 한다.
일하기 싫다고 함부로 그만두지 말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