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과 사람 식탁 위의 민낯-밥 한 끼의 무게 8편

8편 진정한 밥의 의미

by 핑크로사

8편


[진정한 밥의 의미]


“밥 한번 먹어요.”


지나가는 말처럼 혹은 진심을 담아 오랜만에 반가움을 표현하며 우리는 이 말을 건넨다.


그런데 왜 우리는 그렇게 자주 “밥 한번 먹자”라고 말하는 걸까?


그저 예의일까? 말문이 막혀서 던지는 인사말일까?


사실 밥을 먹지 않으면 빵을 먹고 국수를 먹고 무엇이든 다른 걸로 끼니를 때울 수 있다.


그럼에도 우리는 그 모든 음식을 통틀어 ‘밥’이라 말한다.


‘끼니를 잘 챙기라’는 말속에도 ‘밥은 먹었냐’는 인사에도—그 모든 것엔 빵도 국도 고기도 다 들어 있다.

그래서일까.


“밥 한번 먹어요”라는 말은 단순한 식사를 넘어서는 듯하다.


한국 사람들만의 정서 문화적 암호 같은 것.


그 안에는 시간을 내주고 싶은 마음 당신과 더 가까워지고 싶은 마음이 담겨 있다.


하지만 이 말에는 이중성도 존재한다.


진심일 수도, 가벼운 인사일 수도 있다.


그걸 외국인들은 종종 이해하지 못한다.


“정말 먹을 것도 아니면서 왜 그런 말을 해?”라며 빈말이라거나 거짓말이라 여긴다.


그런 시선들 때문인지, 요즘은 이 말이 오히려 조심스러워지기도 했다.


하지만 나는 여전히 이 말을 좋아한다.


우리만의 정서이고, 우리만의 정감이다.


나는 밥을 함께 먹어야 그 사람을 좀 더 알 수 있다고 믿는다.


밥자리에서는 그 사람의 속도 말투 민낯이 드러나기 마련이다.


그러니 결국 “밥 한번 먹자”는 말은 그 사람을 위한 시간과 마음을 내겠다는 표현 아닐까.


꼭 만나지 않더라도 어떤 인연을 이어가고 싶은 마음이 담긴 신호


서먹한 관계의 공백을 채우는 "그래도 나는 너를 생각하고 있어"라는 따뜻한 마음


오늘도 나는 인사를 건넨다.


“밥 한번 먹어요.”


그 말속에 마음을 담아서

이전 07화밥과 사람 식탁 위의 민낯 - 밥 한 끼의 무게 7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