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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누리 Oct 21. 2024

간접고용의 한계를 넘어

최우수 콜센터는 무엇이 다를까?

현대 기업의 인적자원관리의 진화

세대, 인종, 젠더 및 국경의 벽을 넘어 기업들의 인적자원관리는 나날이 진화하고 있다. 과거에는 사람의 노동력이 대체가능한 단순 인력으로 치부됐다면, 지금은 인간의 지식과 기술 그리고 더 많은 창의성이 기업의 경쟁우위를 창출하는 시대다. 또한 직무의 전문화가 이루어지면서 해당 직무에 부합하는 인재를 채용하기 위해 고용 형태를 다양화하고 있다. 이전에는 회사 운영에 있어서 경영자 또는 관리자들의 권한이 컸다. 하지만 오늘날에는 회사 내 지위를 막론하고 전략적 가치에 따라 권한이 배분되고 있다. 기업은 시대적 요구에 따라 민첩하고 유연하게 적응할 수 있는 조직 구조를 설계하고, 인적자원을 효과적으로 활용함으로써 조직 성과를 높다.


급변하는 경영 환경과 치열한 경쟁 속에서 인적자원의 전략적 활용이야말로 기업이 지속 가능한 성과를 창출하고 미래 경쟁력을 확보하는 핵심 요인이 되고 있다. 그러나 기업의 인적자원관리 시스템은 기술의 발전과 4차 산업혁명, 저출산 고령화로 인한 노동시장의 인적 특성 변화, 글로벌 경쟁 심화 및 성과주의 등 다양한 도전에 직면해 있기도 하다. 사기업뿐 아니라 공공기관까지 단기적 성과주의에 대한 압력이 커지고 있다. 동시에 다양한 이해관계자 압력이 증대되고 있다. 그러나 많은 기업이 조직과 개인의 이해관계를 일치시킬 수 있는 합의점을 찾기보다는 회사의 이익을 최우선으로 하기에 조직 및 사회 구성원의 신뢰를 얻지 못하고 있다.


비정규직 활용의 기대효과와 한계

대표적으로, 비정규직 활용의 기대효과와 한계를 적절히 관리하지 못하는 데서 많은 사회적 갈등이 발생하고 있다. 비정규직 활용은 기업의 인력 비용 절감을 위한 전략적 선택으로 활용되지만, 그 과정에서 사회적 불평등이 심화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한국에서는 비정규직과 정규직 간의 임금 격차가 심각한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한국노동연구원의 보고서에 따르면, 비정규직의 임금수준은 동일 노동 대비 2002년 8월에 67.1%였으나, 2015년 8월에는 54.4%, 그리고 2020년 8월에는 52.9%로 계속해서 하락하고 있다(한국노동연구원, 2020). 이러한 임금 격차의 확대는 단순히 개인의 경제적 차이를 넘어, 사회 전반에 걸쳐 계층 간 불평등을 심화하는 주요 원인 중 하나로 작용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은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상대적인 경제적 어려움을 가중한다. 노동자들은 정규직과 동일한 노동력을 제공하는데 대한 안정적인 일자리와 공정한 보상 체계를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비정규직의 임금 수준이 지속적으로 낮아지고, 이들의 고용 안정성도 보장받지 못함에 따라, 정규직과 비정규직 간의 사회적 불평등은 더 심화하고 있다.


비정규직 활용은 기업 입장에서 몇 가지 기대효과를 제공한다. 먼저, 정규직 인력 대신 비정규직을 활용함으로써 기업은 고용 탄력성을 유지할 수 있으며, 낮은 임금을 통해 인건비 절감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또한, 비정규직 인력을 주로 주변적 업무에 투입함으로써 기업은 운영상의 유연성을 확보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비정규직 활용에는 여러 한계도 존재한다. 소속감이 결여된 비정규직 근로자들은 일에 대한 열정이 부족할 수 있으며, 낮은 임금 수준은 근로 의욕을 저하할 가능성이 크다. 이에 따라 제품이나 서비스의 안정적인 품질을 유지하는 데 어려움이 발생할 수 있으며, 고용불안과 소득불안으로 인해 장기적인 고용 유지에도 문제가 생길 수 있다. 회사 운영에 있어서 비정규직의 활용은 인적자원관리의 전략적 선택일 수 있다. 하지만 기업은 여러 이해관계자 집단의 압력과 사회적 책임으로부터 자유로울 수만은 없다. 또한 기업의 성과 측면에서 비정규직 활용의 단점을 극복해야 하는 부담을 간과할 수 없다.


홈쇼핑 업계의 고용 형태 변화

홈쇼핑 업계에서 콜센터 상담원을 비정규직으로 채용하는 것은 오랫동안 일반적인 관행이었다. 그러나 비정규직 고용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과 정부의 규제가 강화되면서, 홈쇼핑 업계는 직접고용보다는 외주업체를 통한 간접고용 형태로 채용 전략을 전환했다. 이에 따라 대부분의 상담원은 홈쇼핑 회사의 정규직이 아니라 외부 아웃소싱 업체에서 고용되었으며, 홈쇼핑 회사와는 직접적인 고용 관계가 아닌 간접적인 관계를 유지하게 되었다. 이러한 간접고용 방식은 기업 입장에서 고용 유연성을 높이는 장점이 있지만, 상담원들에게는 소속감 결여와 낮은 업무 만족도 등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또한, 상담원들은 근로 조건과 복지에서 정규직과 차별을 받을 가능성도 높아져 문제로 지적된다.


홈앤쇼핑 콜센터 HR 전략

이러한 업계의 관행에도 불구하고 '홈앤쇼핑'은 9년 연속으로 한국능률협회컨설팅이 주관하는 '한국서비스품질지수(KSQI)'에서 우수 콜센터로 선정되는 성과를 이뤘다. 홈앤쇼핑은 단순히 콜센터 상담원 직무를 외주업체에 일임하는 것이 아니라, 고객과 상담원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였다. 먼저, 홈앤쇼핑은 상담원들이 신속하고 정확하게 고객의 요구를 처리할 수 있도록 '상담 어시스트' 시스템을 도입하며, 노후화된 장비를 대거 교체했다. 이 시스템은 음성 인식과 키워드, 감정 분석 기술을 활용해 상담원들이 고객의 요구를 신속하게 파악하고 처리할 수 있도록 돕는다. 그 결과, 상담 시간은 단축되고 주문 성공률 높아져 고객과 상담원 모두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고객 입장에서는 더 빠르고 정확한 상담을 통해 편리한 서비스를 경험할 수 있었다. 상담원 입장에서는 업무 부담이 줄어들어 심리적으로 긍정적인 영향을 받았다. 이러한 AI 기반의 시스템 도입은 상담원의 역량 개발에도 크게 기여하더 나은 고객 응대를 가능하게 했다.  


홈앤쇼핑 관계자는 "콜센터의 핵심 경쟁력은 상담사 역량 계발에 있다"며, "우리는 체계적인 교육을 통해 상담 전문성을 강화하고 있으며, 콜센터 시스템 고도화를 통해 AI 기반의 미래지향적인 콜센터로 발전하기 위한 기반을 구축하고 있다"고 밝혔다. 상담원별 콜 현황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1:1 코칭과 각종 상황에 대한 매뉴얼을 제공함으로써 상담원들이 더욱 전문적이고 안정적으로 고객을 응대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또한 홈앤쇼핑은 정신건강관리 서비스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2040 직장인 스마일 프로젝트'를 통해 상담원들의 정신건강을 관리하는 체계적인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이를 위해 정신건강검진과 맞춤형 지원을 제공하는 MOU 협약을 체결하고, 상담원들에게 개별 맞춤형 정신건강 관리 서비스를 제공했다. 이는 상담원의 심리적 안정과 업무 만족도를 높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으며, 장기적인 근무 만족도 향상에 기여했다.


근무 환경 개선 역시 상담원의 만족도와 성과를 결정하는 핵심 요소 중 하나다. 홈앤쇼핑은 서울과 부산에 위치한 콜센터에 안마의자와 카페테리아를 갖춘 휴게실을 설치해 상담원들이 쾌적한 환경에서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했다. 더불어, 동종 업계 최대 크기의 책상과 듀얼 모니터를 제공하여 상담원들의 작업 환경을 최적화했다. 특히 부산 콜센터는 1.4m의 넓은 좌석 2.0m 간격으로 배치하여, 상담원들이 편안하게 근무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했다. 부산 콜센터는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에 구축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층별 상담석 분리와 휴게시설 배치를 통해 상담원의 이동을 최소화하 집단 감염 위험에 효과적으로 대응한 우수 시설로 평가받았다. 상담원들의 근무 안정성을 보장하면서도, 지역 사회의 일자리 창출에 기여하는 성과를 이뤄 것이다.


홈앤쇼핑은 또한 시각장애 고객들을 위한 전담 상담원을 운영함으로써 사회적 기여를 실천하고 있다. 시각장애인들은 TV 방송이나 모바일 앱을 통한 구매 과정에서 상품의 상세 정보 확인, 옵션 선택, 결제 등의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다. 또한, 반품 및 교환, A/S 절차를 처리하는 것이 어려워 권를 포기하는 경우도 빈번했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 홈앤쇼핑은 시각장애 고객 전담 상담원을 도입하여, 아웃바운드 통화와 사후 관리 프로세스를 통해 보다 편리한 구매 환경을 제공했다. 이러한 조치는 시각장애인 고객들의 불편을 해소할 뿐만 아니라, 상담원들에게도 특정 분야의 전문성을 향상할 기회가 된다.


홈앤쇼핑은 간접고용 방식의 한계에도 불구하고, 9년 연속으로 우수 콜센터로 선정되며 그 비결을 입증했다. 이들의 성공 요인은 상담원의 근무 환경을 개선하고, AI 기반의 상담 시스템을 도입해 업무 효율성을 높인 점에 있다. 홈앤쇼핑은 아웃소싱 상담원이 체감할 수 있는 복지 혜택 및 자기계발 기회를 제공하여 상담원들의 업무 만족도와 정서적 안정을 크게 향상했다. 또한, 시각장애 고객을 위한 전담 상담원을 운영함으로써 고객 서비스의 질을 높이고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자 노력하였다. 이러한 노력은 단순히 상담원들의 복지를 개선하는 데 그치지 않고, 회사 전체의 성장과 성공에도 중요한 동력이 되었다.


마무리

콜센터 상담원 직무에는 심리적 안정과 고객 응대 능력이 필수적이다. 홈앤쇼핑처럼 IT 기술과 시스템을 효과적으로 접목해 고객과 상담원 간의 소통을 최적화하는 기업은 상담원들에게 적합한 복지와 경력 개발 프로그램을 제공해야 한다. 비정규직, 정규직, 또는 아웃소싱이라는 고용 형태와 관계없이 해당 직무에 최적화된 업무환경과 복리후생 제도를 평등하게 지원하여 조직의 장기적인 성장 경쟁력을 견인할 수 있다. 나아가 동일노동 동일임금의 원칙을 철저히 지킨다면 긍정적인 사회적 평판까지 기대할 수 있다.





이후주. (2024). 한국외국어대학교. 융합인재학과.


권석균, 이병철, 양재완. (2021). 지속가능 성장을 위한 인적자원관리. 도서출판 시대가치.

 

장봄이. (2017. 06.14). 눈치 보는 홈쇼핑, '비정규직 대책' 고민. 뉴스핌.


김민우. (2023. 04. 07). 홈앤쇼핑, 콜센터 상담원의 홈앤쇼핑, 콜센터 상담원의 정신건강관리 위한 업무협약 체결. 머니투데이.


오시내. (2023. 05. 26). "시스템 고도화·직원 복지 향상"…홈앤쇼핑, 우수콜센터 9년 연속 선정. 청년일보.


태현지. (2017. 09. 28). [대한민국 고용친화 모범경영대상]홈앤쇼핑, 인사·조직 대혁신… 공채 늘리고 비정규직 감축. 동아일보.


전화수. (2022. 12. 29). 홈앤쇼핑, 부산콜센터 구축...일자리 창출 효과 톡톡. 청년일보.


차미경. (2018. 07. 02). 홈앤쇼핑, 시각장애 고객 위한 전담상담원 운영. 미디어생활.


신동혁. (2022. 05. 22). 홈앤쇼핑, 콜센터 체제 고도화…"AI 콜센터 토대 마련". 포쓰저널.


이상훈. (2023. 09. 08). 현대홈쇼핑, 10년 연속 콜센터 서비스 품질 1위. 이코노믹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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