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적 복리후생제도는 종업원들이 자신에게 필요한 복리후생제도를 선택하여 사용할 수 있도록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하여 운영하는 방법이다. 마치 카페테리아에서 자신이 원하는 메뉴를 선택하여 주문하는 것과 흡사한 방식으로 운영되는 제도이기 때문에 카페테리아 복리후생제도(core cafeteria plan)라고도 불린다.
종업원은 우리나라의 4대 보험과 같이 의무적으로 지원해야 하는 필수 공통 복리후생제도와는 별도로, 자신의 기호에 따라 근로자 휴양, 부양가족보험, 육아서비스, 주거지원, 학자금지원 등 추가적인 복지혜택을 선택할 수 있다. 보통 자신에게 주어진 포인트 한도 내에서 각자 필요한 복지제도를 채택하여 이용하게 된다. 선택적 복리후생제도는 종업원들이 실질적으로 혜택을 받을 기회를 넓혀 주기 때문에 종업원들의 만족도를 높일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종업원들 간 복리후생 수혜의 불균형을 해소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세대별로 기업의 복리후생에 관한 니즈가 뚜렷한 차이를 보이는 상황에서 선택적 복리후생제도의 필요성은 더욱 강조된다. 한국노동연구원의 연구위원 노세리와 그의 동료들(2022)에 따르면 20~30대는 회사 내 휴게공간, 자격증 취득 지원, 재충전 휴가, 회사 내 마사지사 상주, 피트니스비 지원, 회사 내 수면실 마련, 주거지원, 주거비 대출, 안식휴가, 스포츠 활동비, 심리상담사, 해외연수 프로그램, 정시퇴근, 재택근무 등을 필요로 한다. 20~30대는 복지혜택을 ‘나’ 자신을 위한 것으로 여기기 때문에 휴식, 건강 및 자기개발을 중요시한다.
이는 40~50대가 자신이 해당 기업에 종사하는 것을 가족들이 자랑스럽게 느끼는 것을 매우 중요한 가치로 여기는 것과 대비된다. 그렇기에 가족 중심으로 설계된 전통적 복리후생제도는 개인주의 성향이 강한 MZ세대에게 불만족스러운 경우가 많은 것이다.
예를 들어, 현 20~30대는 과거에 비해 비혼 인구가 크게 늘었으며 결혼하더라도 자녀를 출산하지 않는 ‘딩크족’이 많다. 따라서 자녀학자금지원 복지혜택을 받는 비율이 낮고, 이를 받지 못하는 직원들은 억울함을 느낀다. 기업의 입장에서는 임직원 누구에게나 제공하는 공평한 복지제도라고 여겨지겠지만, MZ세대에게 자녀학자금지원은 현재의 자신과 상관없을 뿐 아니라 상대적 박탈감을 주는 기분 나쁜 제도일 수 있다. 선택적 복리후생제도가 현시대 조직에 더욱 필요해지는 이유다.
MZ세대는 자신의 교육 그리고 커리어에 도움이 되는 복지를 원한다. MZ세대는 성취 욕구가 강한 세대이다. 회사에 대한 충성보다는 스스로 만든 차별성과 경쟁력 그리고 공정성을 중시한다. 또한 주도적으로 자신의 정체성을 만들어 가기를 희망하기 때문에 업무적, 심리적 성장을 도와줄 수 있는 회사 복지 제도가 이들에게 더욱 효과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자기개발 시간을 자유롭게 설계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유연근로시간제’ 같은 제도가 이들에게 선호될 수 있다.
아마존의 '커리어 초이스 프로그램'은 직원들이 자신에게 가장 적합한 교육 프로그램을 선택하여 경력개발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복지제도이다. 온라인 강의, 인증 프로그램, 전문 교육 기관에서의 교육 등 다양한 형태의 교육이 제공된다. 아마존은 미래 고용 전망이 밝은 정보기술, 헬스케어, 고급 제조 등의 분야에 최대 95%의 교육비를 지원한다. 아마존에서 근무한 지 90일 된 시간제 근로자들을 포함한 모든 직원이 자유롭게 교육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커리어 초이스 프로그램은 직원들에게 더욱 개별화된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직원들은 현재 직무와 관련된 기술 향상뿐 아니라 개인의 새로운 경력 발전까지 도모할 수 있다. 이 프로그램은 끊임없이 변화하는 현대 사회에서 종업원들이 계속해서 기술과 지식을 개발하고, 새로운 경력 기회를 얻는 데 유용하다.
일시적인 것이 아니라 장기적인 관점에서 직원들의 커리어를 개발하고 돕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있기 때문에 아마존은 단순히 직원들의 만족도를 높이는 것 이상의 효과를 얻는다. 높은 직업 만족도로 인한 직무 효율성의 향상, 직원의 자부심과 소속감 증대는 곧 기업의 지속적인 성장과 긍정적 기업 이미지로 이어진다. 커리어 초이스 프로그램은 아마존의 직원들에게 개인적인 성장과 전문 역량 향상을 지원하는 중요한 제도로 인정받고 있으며, 회사의 인재 확보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MZ세대는 기업에 바라는 복지 종류가 다양할 뿐 아니라 그 수도 많기 때문에 복리후생에 대한 그들의 만족도를 높이는 것에 상당한 도전이 따른다. 이때는 종업원이 복지 포인트를 보유하는 유연소비계정(flexible spending account)을 운영하는 것이 유용하다. 종업원은 유연소비계정을 통해 필요한 경우 복지 포인트를 추가로 구입하여 사용할 수 있다. 또는 포인트를 모아두었다가 더 비싼 양질의 혜택을 누릴 수도 있다.
회사 임직원에게 모두 동일한 복지 포인트를 지급하는 것은 MZ세대에게 공정하게 느껴질 수 있다. 게다가 복지 포인트를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은 합리적이고 능동적인 MZ세대의 욕구를 만족시킬 수 있다. 관리 측면에서도 선택적 복리후생제도 운용에 대한 업무량이 증가하고 큰 비용이 발생하는 단점을 보완할 수 있다. 기업은 MZ세대가 필요로 하는 양질의 복리후생 제도를 다양하게 마련하는 것에 집중해야 한다. 그리고 유연소비계정을 활용함으로써 그들을 동기 부여하여 직무의 성과를 높이는 시너지를 얻을 수 있다.
김도희. (2023). 한국외국어대학교. Business & Technology 학부
김윤하. (2023). 한국외국어대학교. 루마니아어과
권석균, 이병철, & 양재완. (2021). 지속가능 성장을 위한 인적자원관리. 도서출판 시대가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