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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he Happy Letter Nov 14. 2024

고백(告白) 3

THL 창작 시(詩) #223 by The Happy Letter


고백(告白) 3



처음엔 슬쩍 쳐다보기만 했다

화려한 주홍색 꽃치장(治粧)한

그 흔한 홋카이도Hokkaido들 뒤에 가려진 너를

물끄러미 바라만 보다가 말 한번 못해보고

그냥 지나가고 말았다

붐비는 그 동네 노천(露天)시장

곧 다시 와볼 거라며 가던 발길 재촉한 게 잘못이었다

얼마 후 그 자리 다시 오니

아, 너는 더 이상 거기에 없었다

주말이면 그 시장 다시 열리는 시간만 기다렸다

미리 나와 여기저기 한참을 찾아 헤매다가

끝내 너와 재회(再會)하지 못하고

나는 쓸쓸히 집으로 발길을 돌려야만 했다

올 가을 깊어가니 너를 향한 마음도 더욱 간절하다

나의 사모(思慕)의 감정 어떻게 다 표현할 수 있을까

너의 ‘풍미’(風味)를 무엇에 비할 수 있을까

너를 애타게 기다리는 내 마음

너를 다시 만나면, 다시 만날 수만 있다면

이젠 감추지 않고 숨겨온 그 마음 그대로 다 말하리라

설익은 듯한 초록색 수더분한 네 모습에

네 진면목(眞面目) 제대로 보지 못하고 말았다고



by The Happy Let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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