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겨울방학은 상당히 짧습니다. 저는 다음 주 수요일에 개학합니다. 그동안 돌밥돌밥(돌아서면 밥 돌아서면 밥) 한다고 미쳐버리는 줄 알았습니다. 남편에게 방학 때도 애들 학교 가서 급식만 먹고 오면 좋겠다는 말을 한 스무 번쯤 한 것 같네요. 서울의 고급 아파트에서는 입주민 식당이 있는 곳이 있다는데 정말 부럽습니다.
네! 이렇게 고생한 저 이제 떠납니다. 서울로요. 근처에 사시는 선생님과 함께 방학 전에 서울 연수를 신청했거든요. <2025. 겨울 독서 자율 연수> 참가비로 삼만오천 원을 입금했는데요. 글쎄 이러고 나서 우리 집에 책이 2권 배달되어 왔으니 이건 완전 공짜지 뭡니까! 이 연수는 여름, 겨울에 딱 2번만 진행이 되는데 저는 처음이라서 엄청나게 기대됩니다. 특히 이수지 작가님은 꼭 한번 뵙고 싶었는데 말입니다.
제가 사는 곳에서 서울은 상당히 멀기 때문에 하루 전에 올라가기로 했습니다. 버스 타고 무려 4시간이나 걸립니다. 그러니까 서울에서 2박 3일을 보내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아이들이 집에 남아 있으니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우선 끼니 걱정이 제일 먼저 되더라고요. 반찬 가게에서 밑반찬을 몇 가지 사 와서 냉장고를 채우고요. 비상식량으로 냉동 주먹밥도 든든히 준비했습니다. 남편에게 밥솥에 밥은 안칠 수 있냐고 물었더니 고개를 끄덕끄덕합니다. 다행입니다. 밀린 빨래도 몰아서 하고요. 아이들 방 청소도 싹 했습니다. 뭐 돌아오면 원상복구 되어 있을 테지만요.
마지막으로 저녁에는 서울에 가져갈 제 짐을 간단히 쌌습니다. 제가 사는 남부지역은 생각보다 포근한데 서울은 얼마나 추울지 모르니 두꺼운 옷을 몇 가지 챙겼습니다. 짐을 다 싸고 방에 누워서 책을 보고 있었더니 딸아이가 저를 부릅니다.
“엄마, 엄마, 이리 와봐.”
“왜, 무슨 일 있어?”
“큰일이야. 빨리 와봐.”
“무슨 일”
“빨리 와서 여기 별표한 수학 문제 좀 풀어줘. 엄마가 2일이나 집을 비우면 나 숙제 누구한테 물어보지?”
“그게 걱정이야. 진짜 서울 갔다 안 내려오고 싶다. 숙제는 네가 하는 거야!”
그건 그렇고 저 1월 초에 남편과 함께 헌혈하고 왔습니다. 그래서 커피 쿠폰을 4장이나 받았는데요. 남편이 필요 없다며 저에게 다 주었습니다. 우리의 연수를 위해 버스와 숙소를 예약해 준 함께 가는 선생님에게 2일 동안 맛난 커피를 대접해 드릴 거예요. 선생님 제 피와 바꾼 커피예요. 맛있게 드셔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