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언니 Jul 26. 2023

[현실판] 결혼으로 인생역전

달동네에서 강남까지

Episode 20.




이 언니의 그 남자 - 2


Episode 19부터 언니가 왜 평범한 직장인과 결혼을 결심했는지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어. 이번 이야기에서는 내가 결혼을 결심하게 된 계기를 넘어서 남편의 관점에서 언니의 어떤 면이 그에게 결혼을 결심하게 만드는 요소였는지 이야기해 줄게.  




언니는 자아가 꽤 강한 편이야. 무언가를 할 때 결과를 얻는 효율성을 중시하기 때문에 '왜 하는지, 목적이 무엇인지' 반드시 알아야 되는 스타일이지. 그래야 어떻게 하면 효율적으로 해결할 수 있을지 알 거 아니야. 지나치게 리더십 있는 배우자가 나에게 설명이나 동의를 얻는 과정 없이 부부 인생에 관련된 무언가를 결정한다면 아마 조용히 넘어갈 수 없을 거고 갈등이 시작되겠지. 상대는 나의 질문들을 추궁이나 잔소리로 느낄 거고 문제가 집안에 관련된 것이면 사태가 집안사람들에게까지 번지며 싱글일 때보다 결혼생활이 피곤해지는 일이 생길 수 있어. 


언니의 그 남자는 이런 점에 있어서도 나와 잘 맞았어. 말을 내용 그대로 받아들이고 어떤 질문을 해도 큰 감정기복 없이 자세하게 설명을 잘해줬거든. 나는 이성적이고 현실적인 사람이라 감성은 약간 부족한 편이야. 상대가 감정을 헤아려주겠다며 추상적인 표현을 섞어 간접적으로 이야기하는 것보다 직접적으로 문제를 명시하고 이성적으로 이야기하는 게 소통이 편하거든. 그래서 만나면 만날수록 대화 코드가 맞았고 기분 상하고 답답해하는 일 없이 서로에 대해 빨리 이해할 수 있었어. 


거기다 당시 나의 단점이라고 생각했던 많지 않은 급여와 작은 저축금, 그리고 부모님이 경제적으로 불안정한 점을 감당할 수 있다고 하더라고. 여기서 이야기하는 부모님의 경제적 불안정은 ‘만일의 사태에 약간의 도움을 드릴 수도 있다’이지 매달 얼마씩 지원하겠다를 의미하지 않아. 나도 상대도 가능한 한 부모님의 지원을 배제하고 우리들의 자금으로 진행하는 결혼이기 때문에 한쪽 부모님에게만 경제적 지원을 하거나 받는 것은 평등하지 않다고 생각해. 


그리고 혹시라도 내 부모님을 지원해야 하는 일이 생기면 내가 따로 알바를 해서라도 커버하는 게 맞다는 생각이야. 부부 사이에 경제생활을 하면서 저축과 지출 등 사전에 약속해 놓은 사항이 있을 텐데 한쪽의 사정만으로 약속을 깰 수는 없잖아. 내 부모님이니까 내가 최대한 책임져야지 상대에게 책임을 전가할 수는 없어. 




물론, 나의 조건 중 상대가 특별히  확인했던 점도 있어. 그건 바로 나와 부모님의 학력이었는데 그의 부모님도 고학력자이신 데다 어머님께서 교육에 종사하고 계셔서 사람의 성실함을 판단할 때, 학력을 기준으로 삼으신대. 내 부모님 역시 경제적으로는 성공하지 못했을지언정, 고학력을 통해 성실함을 입증했고 주변 친인척들 역시 좋은 학력에 괜찮은 환경에서 자랐던 점이 어느 정도 시부모님을 설득했던 것 같아. 


나에게는 상대가 부모님에게서 정신적으로나 경제적으로 독립한 상태였던 점도 큰 매력으로 다가왔어.  결혼 후라 할 수 있는 이야기지만, 언니의 남편은 배우자의 성격(집안), 외모, 그리고 직업을 우선순위로 가지고 있었다고 하는데 가장 큰 우선순위였던 성격에서 건전한 몸과 정신을 가진 현실적인 사람이라고 다가왔대. 또 생각하는 패턴이 비슷해서 상대에게 맞추는 노력 없이 자연스럽게 대화가 가능하니까 자꾸 이것저것 대화하고 싶은 마음이 생기더래. 게다가 부모님 학력이 높아서 어렸을 때부터 어느 정도 수준의 경제 교육을 받고 주변에서 괜찮은 예시를 보고 자랐을 거라는 예측이 되었다고 하더라고. 


남편의 경우는 자산이 있었기 때문에 갉아먹지 않을 경제관념과 건강한 사고방식이 배우자에게 필요한 필수조건이었거든. 또 외모적으로 화려한 느낌도 있으면서 동생 같은 부분이 이성적인 매력으로 다가왔다고 해. 특히, 내 목소리가 좀 특이한데 남편이 귀가 예민한 편이라 목소리에 많이 끌렸던 것 같아. 


게다가 이 언니가 해외 경험이 많은데 공부만 한 것이 아니라 여기저기서 일도 했었어서 자기 인생을 자주적으로 이끌어가는 의지와 노력, 생활력도 느껴져서 플러스였다고 하더라고. 아무튼 나는 이런 점들이 현재의 남편과 잘 맞아서 결혼까지 골인하게 되었어. 




둘 다 나이가 있어서 3-4개월 정도 알아본 후에는 결혼을 얘기하기 시작했고 대부분의 연애를 결혼을 준비하며 하게 되었지. 언니는 결혼 준비를 하며 연애를 한 것이 상대에 대한 확신을 빨리 들게 하는 신의 한 수였다고 생각하거든. 이왕 결혼 이야기를 한 김에 준비 과정에 대해서도 살짝 알려줄게!




이전 20화 [현실판] 결혼으로 인생역전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