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설
민속학자 희민은 대학에서 민속학 강의를 하는 민속학과 교수이다.
어느 날 그는 헌책을 파는 서점에서 우연히 구전으로만 전해지는 이야기들 엮은 ‘한국 구비 문학 대계’과 이륙 이라는 사람의 실제 겪은 신비한 이야기를 엮은 '청파극담' 이라는 낡은 도서를 발견하게 되었다.
민속학자로 전설과 설화 연구에 관심이 많았던 희민은 책에서 조선 시대 연산군 시절과 광해군 재위 시절
나타난 정령에 대한 문건을 읽게 되었다.
그리고 그들 중 한 구의 시체가 발견되었는데 흡사 개구리나 파충류의 피부를 하였다는 전설이었다.
‘그들은 언제부터 존재했는지 모르나, 분명히 이 땅을 수호하고 지키며 머나먼 섬에 사는 정령이다.’
라는 대목이었다. 그저 설화나 미신 따위로 생각했지만, 희민은 계속 그 대목이 눈길이 갔다.
많은 시간과 여러 자료 조사를 마치고 그들이 살고 있다는 섬이 이응도 일지도 모른다는 추측을 하게 되었다. 그리고 그들의 본모습은 사람이 아닐 수도 있다는 결론을 내었다.
희민은 그동안 여러 차례 연구진을 이끌고 다른 유수의 섬을 방문하였으니 모두 허탕이었다.
그러던 중 한 한국사를 연구하던 외국인 교수가 문헌을 본 봐, 그 섬의 모양이 동그라미 모양일지 모른다는 의견을 제시하자 ‘어쩌면 이응도 알 수도 있겠구나?’라고 생각해서 ‘마지막으로 한 번만!’이란 생각으로 이번엔 홀로 탐사계획을 짰다.
그렇게 드디어 이응도로 향하는 준비를 모두 마쳤다.
“이번이 유부남으로 가는 마지막 탐사야! 다음부터 돌싱으로 탐사 다닐 줄 알아!”
매일 연구에만 몰두해 가족에게는 신경을 쓰지 못하고 아이들과도 소원해진 희민을 향해 와이프가 마지막 경고를 돌직구처럼 던졌다.
“이번이 정말 마지막이야! 다음은 없어!”
와이프에게 사정을 하고 다음은 없다고 맹세한 희민은 어렵사리 마을의 촌장과 총무 등 집행부 어르신들과의 약속을 잡았다. 그렇게 이응도 행 여객선에 몸을 실었다. 그리고 기대감의 부푼 희민은 그 여객선에서 다시금 한국 구비 문학 대계를 읽어 보고 있다.
그런데 아까부터 앞자리에 앉은 젊은 여자가 이상한 천 뭉치를 가방에서 꺼내어 만지작거리면서 자리를 움직여 자신의 뒷자리 곧 희민의 자리를 계속 치는 통에 책에 집중할 때마다 신경이 계속 쓰인다.
슬슬 짜증이 나던 차에 배에 안내방송은 이응도에 도착을 알리고 있다.
창밖을 보니 여객선은 선착장으로 들어서고 있고 선착장의 주위를 보는데 고깃배들이 있는 항에는 웬 두 청년이 서로를 잡으려 ‘나 잡아봐라~ 하는 듯’ 뛰어다니고 있다.
가만히 보니 서로 때리겠다고 장난을 하는 것 같다.
“젊구나! 좋을 때다.”
실소가 나오는 희민이다.
배에서 내리는 희민은 이응도의 경치에 압도된다.
“이야~ 경치 봐라! 날씨도…. 미치도록 아름답구먼, 이번에도 허탕이면 마누라랑 애들을 여기로 오라고 해서 휴가나 보내야겠다!”
그때 누군가 희민의 등을 세게 부딪친다.
“아야!”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뒤를 쳐다보니 아까부터 신경이 쓰이게 했던 그 젊은 여자다. 희민에게 사과만 하고 자기의 핸드폰만 보며 희민은 쳐다보지도 않은 채 갈 길만 가버린다.
“도대체 뭘 하는 사람이야? 눈은 장식인가? 아까부터 신경 쓰이게 하네!”
짜증이 나지만 마을 집행부 어르신들과의 약속이 잡혀 있던 터라 희민은 선착장의 직원들에게 길을 물어 마을회관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주민들에게 길을 물어가며 마을회관에 도착하자 섬의 촌장과 총무, 청년회장이 희민을 맞이한다.
인사를 마친 희민은 자신이 가지고 온 한국 구비 문학 대계를 보여주며 촌장과 총무에게 자신이 이응도까지 오게 된 사연과 책의 나와 있는 섬의 정령에 대해 설명을 장황하게 늘어놓는다.
희민의 설명을 듣던 촌장은 한마디 한다.
“젊은 사람이 대단하구먼, 책 한 권 보고 연구를 시작하고 물어물어 이 외진 곳까지 탐사를 오시다니, 그런데 이걸 어쩌나? 내가 태어나 머리털 나고 나서 이 마을에 관한 그런 전설 얘기는 처음 듣네그려.”
“저도 금시초문입니다. 교수님.”
“이거 어쩌죠? 먼 길까지 헛걸음하신 게 아니신지…?”
촌장이 입을 열자 총무와 청년회장도 한마디씩 거든다.
“저 왔어요! 촌장님 부르셨어요?”
희민과 마을 어르신들이 대화를 이어가던 도중 황 이장이 회관으로 들어온다.
“어? 황 이장 왔는가? 김 교수 인사하시게, 우리 마을에 이장님 되시네.”
촌장이 황 이장을 소개하자 일어나서 악수를 청하는 희민.
“한국 대학교, 김 희민이라고 합니다. 민속학자입니다.”
“예, 저는 황 봉식입니다. 이 마을 이장입니다.”
서로의 통성명이 끝나자 촌장이 상황을 설명한다.
“여기 김 교수님이 고서에서 전설에 관한 걸 보셨는데 그 마을이 우리 섬 같다는구먼, 정령인지? 신선인지를 찾으러 오셨다고 하네.”
잠시 눈빛이 흔들리지만, 황 이장은 바로 시치미를 뗀다.
“예? 그런 게 우리 섬에 있었어요?”
“나도 처음 듣는 얘기라고 설명해 드렸지만, 먼 길 고생해서 탐사를 오셨으니 황 이장님이 섬 안내를 해주었으면 하네만.”
“네, 촌장님 제가 구석구석 안내해 드리겠습니다.”
“이보게 황 이장?”
“네? 촌장님”
“…기훈이는 잘 지내나? 괜찮은가?”
“...네.”
촌장에게 꾸벅 인사를 하고 희민과 함께 밖으로 나서는 황 이장은 뒤로 돌아서자 표정이 일그러져 무섭게 변한다.
“...니미! 뭘 물어봐? 걱정하는 척하기는.”
“예? 이장님 뭐라고요?”
“아닙니다. 교수님 어서 가시지요, 제가 안내해 드릴게요, 타세요.”
황 이장이 트럭에 오르고 희민도 황 이장의 트럭에 오른다.
섬의 이곳저곳을 안내하는 황 이장.
“교수님 얘기대로 전설이라면 여기부터 보실까요?”
섬의 있는 조그마한 서낭당 앞에 트럭을 세우는 황 이장.
나무에는 오색 줄이 묶여 있고 나무 뒤에는 조그마한 사당이 있는 곳이다.
관심을 보이며 주위를 둘러보면서 사진을 찍기 시작하는 희민.
“섬의 이런 곳도 있네요?”
“그나마 전설 같은 게 있을 법한 곳이 여기예요.”
희민은 서낭당의 이곳저곳 사진을 찍고 황 이장은 한숨을 쉬며 청소한 지 오래된 듯한 사당을 정리하기 시작한다. 사당 안 산신의 탱화 밑 제단에 위패가 있는 곳을 정리하던 황 이장은 산신의 탱화가 너덜너덜해져 조금 벌어져 있는 곳을 보던 중 뒷장이 있는 것을 발견하고 잠시 앞장을 들춰보는데 뒷장에 마치 부처님처럼 온화한 미소의 개구리 얼굴을 한 신선 옷을 입은 탱화가 나오자 뜨악한다. 당황한 황 이장은 바로 다시 앞장으로 뒷장을 덮어 버리고 바로 밑 제단에 있는 위패를 닦기 시작하는데 위패 뒤에 조그마한 개구리 석상이 있는 것을 발견하고는 다시 한번 경기하듯 놀라며 위패로 개구리 석상이 안 보이게 가린다.
“이장님, 여기는 다 봤는데 다음은 어디로 가나요?”
당황한 황 이장은 몸으로 사당의 탱화와 제단을 가리며 문을 닫는다.
“그럼 오늘은 저기…그래도 이응도 왔으니까 산 정상 한번 보시죠? 경치도 감상하고 섬이 다 보이니까…”
“예, 그러시죠.”
산 정상으로 오르던 중 숲속에 오두막을 발견한 희민.
“이장님 저기 웬 외딴집이 있네요?”
“저기요? 촌장님 손자가 혼자 사는데… 신경 쓰지 마세요.”
“네?”
“워낙 사람들하고 어울리지도 못하고 한량 같은 놈이라 여기서 혼자 지내요.”
오두막 근처에서 희민과 황 이장이 다시 정상으로 향하려 하는데 일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던 동진이 황 이장을 마주친다.
“얌마! 너는 어른 봤는데 인사도 없냐?”
갑자기 황 이장을 마주쳐 끔벅끔벅 쳐다만 보던 동진이 꾸벅 인사를 한다.
동진을 못마땅한 표정으로 바라보던 황 이장은 인사를 받는 둥 마는 둥 하며 동진을 지나쳐 정상으로 향하고 뒤를 따르는 희민.
“저 청년은 누구세요?”
“아! 촌장님 손자예요. 신경 쓰실 필요 없어요. 우린 해지기 전에 빨리 정상으로 가시죠.”
“네….”
왠지 낯설지 않은 동진에게 인사도 못 한 것이 묘하게 신경이 쓰여 계속 뒤를 쳐다보는 희민, 동진도 희민과 황 이장이 올라가는 쪽을 바라본다.
정상의 도착한 황 이장은 희민에게 이응도의 절경과 바닷가 바위들의 이름을 설명한다.
사진을 찍으며 여기저기 둘러보는 희민.
“교수님 이제 금방 해가 질 거요, 오늘만 날이 아니니까 내려가서 같이 저녁이나 듭시다. 반주도 한잔하고요!”
“그럴까요? 정말 듣던 중 반가운 소립니다. 이장님한테 섬 설화나 민담 얘기도 좀 듣고요.”
“그럼 어여 내려갑시다, 얘기꾼들 좀 소집해야겠네.”
“좋죠!”
황 이장을 따라 동진의 오두막을 지나쳐 숲을 내려가던 희민은 묘한 친근감이 드는 오두막을 바라본다.
식당에서 저녁을 먹으며 반주를 하는 희민은 황 이장의 친구인 달수의 얘기에 빠져들어 경청하고 옆에 있는 황 이장은 달수가 얘기하면 ‘잘한다’라며 추임새를 넣고 있다.
달수는 마치 전기수처럼 일어나 자세를 취하며 얘기를 이어가고 달변은 절정으로 향한다. 점점 더 숨죽여 얘기를 듣는 희민.
“그러니께~ 비바람 치던 칠흑같이 어둡고 어둡던 그 밤바다! 그 바다에서 갑자기 꽝!~”
“그래서요? 어떻게 됐어요?”
“여기서 잠깐 쉬었다가 힘 드니께, 한 잔 허고.”
“빨리 얘기해 주세요!”
희민은 달수가 잠시 멈추자 빨리 얘기해 달라고 조르고 있다.
“저그~ 바다에 보이는 배 있쥬? 그~만한! 허연 오징어가 그냥~”
“그래서 잡으셨어요?”
“아뉴~ 원래 대왕오징어는 먹는 게 아녀유! 먹도 못하는 걸 잡아 뭘 혀요?”
“그래서요?”
“그냥 보내줬쥬!”
“그게 끝이에요?”
“예! 보내주고 도망왔시유.”
“뭐야? 난 또 무슨 크라켄이라도 잡았다고?”
희민은 달수에 허무한 얘기에 김이 빠지는데 식당으로 총무와 청년회장이 들어온다.
“김 교수님 많이 드셨어요?”
“예 총무님. 이장님 덕에 잘 먹고 있습니다.”
“오늘 섬도 좀 돌아보셨어요?”
“네 청년회장님. 황 이장님 덕분에…. 그러지 마시고 총무님, 회장님 같이 앉아서 한 잔 드시죠? 섬 관련된 옛날얘기도 좀 해주시고요. 여기 달수 형님 완전 달변가시네요.”
총무와 청년회장이 자리에 앉고 자리를 이어간다. 희민은 총무와 청년회장에게도 섬의 설화나 민담에 관한 얘기를 부탁하지만 두 사람은 그런 얘기는 잘 모른다고 한다.
“혹시 촌장님이 옛날얘기 좀 아시던데 넌지시 한번 부탁해 보세요.”
“에이~ 회장님 아까 보셨잖아요. 모르신다고 단칼에 자르시던데요.”
“아까는 섬에 없는 정령, 신선 이런 얘기니까 그렇죠, 그냥 재미난 옛날얘기 해달라고 부탁해 보세요.”
“그래요. 교수님. 그래도 마을의 가장 큰 어른이시고 현인이시니 재미난 옛날얘기라도 해주실지 모르죠?”
“총무님 촌장님이 섬에서 신망이 두터우신가 봐요?”
“예 저희는 아직 촌장님 따라가려면 모자라죠….”
“신망은 무슨? 완전 독재자지!”
총무와 청년회장이 촌장에 대한 존경을 표하자 술에 취한 황 이장의 속마음이 나온다.
분위기는 일순간 차가워지고 언짢게 황 이장을 쳐다보는 총무와 청년회장.
“봉식이~ 왜 그려? 벌써 취한 겨?”
총무와 청년회장의 눈치를 살피던 달수가 황 이장을 말려본다,
“왜 내가 틀린 말 했어? 말이야 바른말이지 완전 자기 멋대로 독단과 독선적이지 그리고 촌장을 몇 년을 해 먹는 거야? 이건 장기집권이야! 이건 독재야!”
“황 이장. 말 좀 가려서 하지?”
싸늘한 표정으로 듣고 있던 총무가 한마디를 한다.
“또 그놈의 유교 사상은… 나 같으면 이런데 숨어 살지 않고 육지에 가서 육지 것들을… 확 니미”
“황 이장. 너 조용히 안 해!”
“형님 야가 취해서 그려유~ 이해 좀 하고 좀 진정하시유 이러다 진짜 큰일나유.”
“너 앞으로 말 가려가면서 해!”
달수가 중재하며 총무에게 귓속말하고 총무 역시 희민 앞에서 흥분하면 자칫 본모습을 보이는 큰일이 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 화가 나지만 참고 자리에서 일어나버린다.
“달수 형님 오늘은 그냥 황 이장님 모시고 먼저 들어가요. 오늘은 여기까지 하시죠?”
“그려 회장 말이 맞어! 봉식이~ 어여 일어나 들어가자구~”
“그리고 이장님 앞으로 김 교수님 모시고 다니면서 쓸데없는 얘기 같은 거 하지 마시고요!”
달수에게 이끌려 나가는 이장의 뒤에 대고 청년회장이 묵직한 한마디를 던진다.
“다들 취한 것 같은데…. 교수님 오늘은 그만 여기까지 하시죠?”
청년회장이 희민에게 정중하게 얘기하고 술자리를 마무리 짓는다.
촌장 뒷얘기에 극도로 흥분하는 총무와 청년회장의 행동에 의문이 드는 희민이다.
다음날 희민은 황 이장과 함께 다시 섬의 여기저기를 둘러보고 있다.
“웩~ 어제는 마지막 맥주가 지랄이네~ 아주, 교수님은 속 괜찮아요?”
“예. 저는 어제 조금만 마셔서 괜찮아요.”
“어제 못 보일 꼴 보여 드려 미안하네요. 교수님.”
황 이장의 트럭은 섬의 해변에 도착하고 희민은 이장의 설명을 들으며 사진을 찍는다.
다시 트럭에 오르는 두 사람.
“이장님, 촌장님은 어떤 분이세요?”
운전하는 황 이장에게 조심히 질문을 던지는 희민.
“그 노인네요? 외골수죠! 꽉 막혀서 고리타분한 옛날 예법 얘기만 하면서 아무튼 그 노인네 때문에…. 섬의 발전이 없어요! 그리고 뭘 그리 오래 해 처먹는지? 이제는 나처럼 젊은 사람들한테 정권도 넘겨주고 뒷방이나 가던지? 안 그래요? 교수님?”
“네? 네.”
“옛날부터 우리 마을 촌장은 선거해서 선출하는 선출직이거든요, 촌장은 마을에 행정이나 자치법 이런 걸 챙기고 이장은 면이나 군의 섬 관련 행정을 책임져요. 그런데 촌장은 이게 연임할 수가 있어요, 그러니까 계속해 먹는 거야! 세상이 변하고 있는데 욕심만 많아서 니미!.”
“그런데 어제 보니 총무님하고 청년회장님은 촌장님에 대한 신망이나 믿음이 대단하신 것 같던데요? 마을 사람들도 그렇게 따르니까 연임하시는 건가요?”
“그게 불만 있는 주민들도 있어요. 꼴의 이것도 권력이라고! 지들끼리만 집행부랍시고 꽉 움켜쥐고 아무튼 개, 돼지 같은 기득권 놈들 에휴~ 아! 내가 외지 손님한테 별 얘기를 다 하네! 제 얘기,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리세요! 교수님 부탁할게요.”
“네 걱정하지 마세요. 이장님, 어디 가서 얘기 안 합니다!”
“난 왠지 교수님 이런 빠른 눈치가 참 마음에 들어!”
황 이장이 약수터 같은 작은 우물가 앞에 트럭을 세운다.
“요기까지 보면 다 본 것 같네요. 교수님, 이래 봬도 육지 사람들한테는 소문난 이 섬에서는 용하다는 우물이에요. 힘없을 때 마시면 다음 날 벌떡 일어난다는 소문도 있고 또 관절염도 낫는다고 하고 위장에도 좋다고 엔간한 병은 다 낫는다고 하죠. 저는 효과를 못 봤지만.”
사진을 찍으며 우물을 관찰하는 희민 희미한 빛이 나는 듯하기도 하고 이유는 모르겠지만 신비롭게 보인다.
“이제 다 본 건가요? 이장님.”
“그렇죠, 워낙 작은 섬이니까 이틀이면 다 봐요.”
“네, 이장님 저 때문에 고생하셨어요.”
“아니에요. 교수님, 만나서 저도 재미났어요. 가시죠”
황 이장은 돌아가자며 트럭에 타자하는데.
“이장님, 저는 혼자 둘러보면서 걸어서 돌아갈게요.”
“그래요? 그래도 걷기엔 은근히 먼데? 괜찮겠어요?”
“네. 참! 이장님.”
트럭에 타고 출발하려는 이장을 불러 세우는 희민.
“여기서 섬에 들어오는 표 예매 가능한가요?”
황 이장의 트럭이 우물을 떠나고 희민은 혼자 남는다.
“촌장? 투표로 뽑는다고 여기가 외국도 아니고… 무슨 보안관도 아니고… 참 재미난 동네야!”
핸드폰을 꺼내 전화를 거는 희민.
“역시 이번에도 꽝이구먼!, 어! 마누라! 우리 애들이랑 휴가나 할까?”
전화를 걸어 가족을 이응도로 부르는 희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