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지개WFC의 훈련 엿보기
축구의 ㅊ도 모르던 우리는 박태환감독님과의 매주에 걸친 훈련을 통해 축구를 배워가고 있다. 우리의 훈련을 살짝이 공개해 본다.
주 2회, 저녁 7시~9시까지 이루어지는 우리의 훈련은 워밍업, 스트레칭, 2인 1조 패스 훈련, 감독님의 프로그램, 미니 게임의 루틴으로 이루어진다. 워밍업과 스트레칭, 패스 훈련까지 최대한 빨리 끝내야 감독님의 프로그램이 시작되기 때문에 되도록이면 7시 전후로 몇 명 인원이 모이는 대로 시작한다. 이제는 더 이상 감독님이 부를 때까지 앉아서 담소를 나누지 않는 우리다. 워밍업은 운동장 가볍게 달려 몸에 열 내기, 스트레칭은 전신 관절 및 다리 스트레칭으로 진행하며 스트레칭이 끝나면 2인 1조 패스 훈련을 시작한다.
2인 1조 패스 훈련에서는 예쁜 패스를 하기 위해 스스로 감각을 익히는 것에 신경을 쓰며 연습한다. 축구장 인조잔디 색이 바뀌는 부분을 기준으로 해서 1칸 간격, 2칸 간격, 3칸 간격으로 점점 간격을 넓히며 컨트롤패스와 논스톱패스를 각 20회씩 진행한다. 이때 공이 땅에 잘 깔려서 가게 하기 위해 공의 중간보다 살짝 윗부분을 발의 아치 부분으로 차야 땅에 스륵~굴러가는 패스를 할 수 있다.
여기까지 하고 나면 추운 겨울임에도 이미 땀을 뻘뻘 흘리게 된다. 머리에서는 김이 모락모락 나기도 한다. 이제 감독님과의 훈련 프로그램이 시작된다. 감독님의 프로그램은 코디네이션, 볼 마스터리, 패스 훈련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코디네이션
감독님께서는 코디네이션 훈련을 주로 우리의 워밍업을 위해 활용한다. 무릎을 높게 올리는 피칭, 사이드 스텝, 한 발 사이드 스텝, 점프로 전진, 뒤로 사이드 스텝 등등 말로 설명하기 어려운 다양한 동작들이 있다. 코디네이션을 처음 시작하면 스텝을 밟는 게 영 생소한지라 헤매기도 하지만 점차 익숙해지며 스피드 또한 좋아지고 있는 것 같다. 무궁무진한 코디네이션 훈련의 조합 중 몇 가지를 아래에 소개한다.
특히 논스톱 패스를 코디네이션에 추가하게 되면 순발력과 볼 컨트롤 능력을 향상시키고 패스하고 나서 바로 2차 움직임을 이어가는 습관을 가질 수 있도록 훈련할 수 있다.
A→B→C→... 다음 사람에게 논스톱패스를 한다. 이때 패스받을 사람의 이름을 부르며 예쁜 패스를 주기 위해 노력한다.
논스톱패스 후 콘으로 바로 이동, 무릎 세워 피칭하며 옆으로 이동한다.
이동 방향이 바뀔 때 사이드 스텝으로 콘을 통과하며 전진한다.
* 예쁜 패스란? 패스를 보내려는 정확한 방향으로 땅으로 깔아서 강약 조절을 할 수 있는 패스입니다.
볼 마스터리
내가 원하는 대로 공을 다루기 위한 기본 훈련이다. 공과 워낙 친하지 않던 나였지만 볼 마스터리 훈련을 꾸준히 하다 보니 축구를 시작한 지 1년 반쯤, 경기를 하면서 나도 모르게 훈련했던 게 몇 번 나왔다. 우하하. 하면서도 소름이 돋았다. 내가 드디어 해내고 있어!!라는 뿌듯함이 너무 느껴졌다.
볼 마스터리는 앞쪽 발바닥 터치, 인사이드 터치, 아웃사이드 터치, 팬텀, 드래그, v자 한발 빼기, v자 양발 빼기, 헛다리 등 너무나도 다양한 훈련 메뉴가 있다. 여러 가지 메뉴들을 적절히 조합해 골고루 훈련한다면 어느 날 경기를 하다 갑자기 양발 빼기를 하고 갑자기 팬텀을 하는 내 모습에 놀랄지도 모른다.
단체 패스 훈련
축구 경기에서는 나의 기량으로 드리블하고 슛을 하는 것도 물론 중요하지만 동료들과 패스를 통해 경기를 만들어가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가. 이를 위해 우리는 매일 2인 1조 패스 훈련을 하는 것도 있지만, 감독님의 훈련 프로그램 안에서는 단체 패스 훈련을 열심히 한다. 이 훈련을 통해 패스 후에 2차 움직임이 이어져야 한다는 것을 이제야 겨우 깨닫고 해야 한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패스로 공간을 만드는 법이라던지 수비를 재낄 수 있는 패스를 연습하고 있다.
1. 컨트롤 패스
우리 팀 동료로부터 패스를 받을 때 제대로 컨트롤해서 공을 수비에게 빼앗기지 않고 내 것으로 만들기 위한 훈련이다. 경기에서 공을 한 번 더 내 것으로 만드는 게 경기의 흐름을 가져오는 데에 중요한 요인이 되기 때문에 정확한 컨트롤 후 우리 팀에게 정확하게 패스할 수 있도록 훈련한다.
이 훈련에서 주의할 점은 몸을 열고 컨트롤-패스가 빠르게 연결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몸을 연다는 것은 이동할 때 향하던 방향에서 90도 몸을 돌려 수비 뒤 쪽에서 경기장 양쪽을 바라볼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컨트롤할 때는 발목에 힘을 주어 공이 흘러가지 않게 가두어야 한다. 컨트롤 후 다른 발로 패스를 연결해야 하기 때문에 다리 간격을 유지해서 공과 패스할 발 사이에 간격을 만든다.
2. 리턴 패스
리턴 패스는 우리팀 동료가 다음 동작(드리블, 패스, 킥)을 잘 할 수 있도록 예쁘게 다시 패스를 주는 것이다. 리턴 패스의 의도를 동료에게 알려야 하기 때문에 '리턴!'을 외치며 패스한다.
옆의 예시는 Y자 4인 1조 리턴 패스 방법이다.
1) A는 B에게 '리턴'을 외치며 패스하고 이동한다.
2) B는 A가 이동하는 발 앞으로 리턴 패스를 준다.
3) A는 C에게 길고 정확하게 패스한다. (이 훈련에서 다음 동작은 '패스'이다.) C는 컨트롤 후 드리블로 돌아온다.
반대 방향으로도 같은 방법으로 연습한다.
3. 리턴 패스 + 원투 패스
원투 패스의 목적은 동료와의 패스로 나를 마크하는 수비를 벗겨내기 위함이다. 따라서 순간적으로 수비로부터 벗어나는 움직임이 필요하며 패스를 줄 때 동료에게 '원투!'를 외치며 주고 이동해야 동료가 나의 이동 방향 발 앞에 패스를 다시 줄 수 있다.
1) ~ 3)은 리턴 패스와 같다
1) A는 B에게 '리턴'을 외치며 패스하고 이동한다.
2) B는 A가 이동하는 발 앞으로 리턴 패스를 주고 C와의 원투 패스를 위해 C 쪽으로 접근한다.
3) C는 리턴 패스받은 A가 패스하려고 할 때 마커(수비) 뒤에 있다가 패스받으러 순간적으로 이동한다. C는 A를 콜 해서 정확히 패스할 수 있도록 한다.
4) ~ 5)는 원투 패스이다
4) C는 접근하는 B에게 '원투'를 외치며 패스를 하고 마커(수비) 뒤로 빠르게 이동한다.
5) B는 C의 이동 방향을 확인하고 C의 발 앞쪽으로 패스한다. C는 전진드리블로 돌아온다.
반대 방향도 같은 방법으로 연습한다.
그날그날의 상황에 맞게 팀을 나눠 훈련을 하고, 때로는 모두가 함께 하는 단체 훈련을 진행하기도 한다. 패스 훈련을 하는 것만으로도 우리의 경기 내용은 많이 좋아진 것 같다. 하지만 아직 축구를 알아가는 첫걸음을 뗀 우리이기에 앞으로 배울 내용과 기술들이 엄청 많겠지. 감독님도 우리가 소화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구성해 오시며 아직 안 배운 게 많다고 말씀하시곤 한다. 올 해에 다가올 많은 훈련들 속에 멋진 축구인으로 성장할 수 있으면 좋겠다.
여기서 잠깐!
무지개 회원님들을 위한 감독님의 한 마디.
아무리 이론적으로 설명을 들어도 몸으로 하는 스포츠이기 때문에 반복적인 연습을 통해 자기만의 방법을 터득해 나가는 게 가장 좋은 방법입니다. 모든 운동을 할 때에는 즐거움이 주가 되면 항상 부상이 찾아옵니다. 그러므로 진지함 속에서 자기 자신과 팀이 발전해 나가는 즐거움을 찾는다면 효과적으로 운동을 즐길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무지개WFC의 훈련은 처음부터 그랬던 것처럼 한 사람이 잘해서 이기는 팀이 아닌 팀플레이가 우선인 팀을 만들기 위해 기본기와 전술을 더욱더 강화할 예정입니다.
감독님의 당부의 말씀을 항상 염두에 두며 훈련에 임해야겠다. 멋진 팀으로 성장하기 위한 훈련이 기다리고 있을 2024년이 매우 기대되는 바이다.
다음 편 예고
무지개가 떴다 20. 안녕, 찬란했던 2023! 그리고 무지개WFC의 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