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왕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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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양의 카페
溫柔軒
커피 향이 스미는 저녁,
쇼팽의 녹턴이 조용히 흐르는
해 어스름한 카페다.
손바닥만 한 작은 창으로
사과만큼 붉은 석양이 들어와
테이블 위에 고요히 앉는다.
창 너머, 먼 들판 위에는
하얀 눈 이불 덮인 겨울 끝자락,
그 속에서 노오란 복수초 하나,
병아리마냥 수줍게 고개를 든다.
차가운 계절을 뚫고 나온
그 작은 생명의 따스한 숨결이
커피잔 위로 번지는 저녁,
마음에도 봄이 스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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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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溫柔軒의 시 '석양의 카페'는 일상의 소소한 순간을 포착하여 그 속에 담긴 자연의 순환과 삶의 본질을 섬세하게 드러낸다.
커피 향과 쇼팽의 녹턴, 그리고 석양이 어우러진 카페라는 공간은 단순한 일상적 배경을 넘어, 인간의 내면과 자연의 조화를 상징하는 장치로 작용한다.
이는 작가가 일상 속에서도 삶의 깊이를 탐구하고, 자연과의 교감을 통해 존재의 의미를 찾고자 하는 철학적 태도를 반영한다.
작품의 미의식은 절제된 언어와 감각적 이미지에서 드러난다.
'손바닥만 한 작은 창'과 '사과만큼 붉은 석양'이라는 표현은 단순하지만, 그 안에 담긴 풍경의 따뜻함과 고요함이 독자의 감성을 자극한다.
이러한 섬세한 묘사는 작가가 순간의 아름다움을 포착하고, 이를 통해 삶의 의미를 성찰하는 태도를 보여준다. 특히, '하얀 눈 이불 덮인 겨울 끝자락'이라는 구절은 계절의 변화 속에서도 희망과 생명의 순환을 놓치지 않는 작가의 긍정적 세계관을 반영한다.
복수초의 등장은 시의 중심 메시지를 상징적으로 강화한다. '병아리마냥 수줍게 고개를 든다'는 묘사는 겨울의 차가움 속에서도 생명의 따스함이 깃드는 순간을 포착하며, 작가의 삶에 대한 애정과 희망을 담고 있다. 차가운 계절을 뚫고 나온 작은 생명은 인간 존재의 연약함과 동시에 그 속에 깃든 강인함을 상징하며, 작가의 삶의 가치 철학—어떠한 시련 속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고 삶의 본질을 지켜나가는 자세—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마지막 연의 '우리 마음에도 봄이 스민다'는 문장은 자연과 인간의 감정이 교감하는 순간을 아름답게 마무리한다.
이는 작가가 자연을 통해 삶의 본질을 성찰하고, 그 속에서 따뜻한 위로와 희망을 찾으려는 태도를 드러내는 동시에, 독자들에게도 삶의 작은 순간 속에서 위로를 발견할 수 있는 여운을 남긴다.
요컨대, 溫柔軒의 '석양의 카페'는 일상과 자연을 통해 삶의 깊이를 탐구하는 작품으로, 작가의 따뜻한 삶의 가치와 섬세한 미의식이 조화를 이루며 독자들에게 잔잔한 울림을 전한다.
시인은 작은 순간 속에서도 생명의 아름다움과 희망을 발견하며, 이를 통해 인간 존재의 의미를 탐색하는 데 집중한다. 그의 이러한 태도는 독자들에게도 삶의 소중함을 일깨워주는 힘을 지닌다.
ㅡ 청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