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적
지독하게도
없이
살았다.
누대로 남의 땅
소작하는
농사꾼의 자식이니
제대로
먹지도
입지도 못했다.
ㅡ
맛있는 것
실컷
먹고 싶었다.
사글세는
그만
살고 싶었다.
융자 끼고
18평 다세대 주택을 전세로 얻었다.
대궐이 따로 없었다.
허나
융자받은
이자 날짜가
너무
빨리 돌아왔다.
10년 동안
알뜰하게 모아
융자 없이
경기도와 서울 *어름에
24평 아파트를 구입했다.
10년 된
소나타도
400 만 원 주고 구입했다
이젠
됐다.
온전히
내 집
내 자동차이니
누구
눈치 볼 일도 없다.
몇 년 전
술자리에서
친구를 만났다.
벤츠 신형 S ClASS를 뽑았고
그것도
강남 한복판에 60평대 아파트도 샀단다.
해서
술값은
자기가 지불한단다.
영
술맛이
없었다.
ㅡ
어릴 적
없이 성장한 나는,
세상의 물질적인 가치에 대한
깊은 갈증을 느꼈다.
세상에는
너무나도 많은 사람들이
그런 가치를 바탕으로 자신의 위치를
파악하곤 했다.
실컷 먹을 수 있는 맛있는 음식,
크고 아름다운 집,
반짝이는 자동차.
이 모든 것들이
우리의 삶을 더 풍요롭게 만들 것이라는
믿음
아래,
나는
열심히 일하고 저축하여
그것들을 얻으려 했다.
18평의 전세 다세대 주택은
나에게는 대궐과 같았다.
허나
대출로 얻은 그 집에는
이자의 부담감이 항상 따라붙었다.
나는 10년을 기다렸다.
24평의 내 집,
10년 된 소나타.
그것들이 나의 자랑이었다.
그 모든 노력과 자랑이
어느 순간
허무하게 느껴졌다.
술자리에서 만난 친구의
새로운 아파트와 자동차
이야기를 듣고,
나는
나의 물질적 성취가
얼마나 무의미한지 깨달았다.
그 친구가 술값을 내며
나를 안쓰럽게 바라보는 그 순간,
나는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깨닫게 되었다.
물질적인 성취와 타인의 시선,
그것들은
찰나의 만족일 뿐,
나의 진정한 가치는
그 안에 있지 않다.
나의 가치는
내가 어떤 사람인지,
내가
어떤 삶을 살아가고 있는지에 달려있다.
그 순간부터
나는 물질적인 성취를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진정한 내면의 만족과 행복을 찾기 시작했다.
ㅡ
오늘따라
친구가
보고 싶다.
벤츠를 뽑았다고
60평대 아파트를 샀다고
호기 있게
술 한 잔
샀던
친구가
보고 싶다.
그
친구는
암투병 끝에
안타깝게도
모든 것을
놓은 채
얼마 전
입추를 앞두고
세상을 떠났다.
나를
포함
온 세상 사람들
왜
이리
발버둥을 치고 있나?
"공수래공수거인 것을!"
* 어름 ; 구역과 구역의 경계 지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