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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차피 하루에 밥을 세 끼밖에 못 먹는데 !

공수래공수거

by 평론가 청람 김왕식 Aug 16. 2023




어릴 적
지독하게도

없이
살았다.


누대로 남의 땅

소작하는

농사꾼의  자식이니


제대로

먹지도

입지도 못했다.



맛있는 것
실컷
먹고 싶었다.

사글세는
그만
살고 싶었다.

융자 끼고
18평 다세대 주택 전세 얻었다.


대궐이 따로 없었다.

허나
융자받은
이자 날짜가

너무
빨리 돌아왔다.

10년 동안
알뜰하게 모아
융자 없이

경기도와 서울 *어름에
24평 아파트를 구입했다.

10년 된
소나타
400 만 원 주고 구입했

이젠
됐다.

온전히

내 집
내 자동차이니
누구

눈치 볼 일도 없다.


몇 년 전

술자리에서

친구를 만났다.


벤츠 신형 S ClASS를 뽑았고

그것도

강남 한복판에 60평대 아파트도 샀단다.


해서

술값은

자기가 지불한단다.


술맛이

다.





어릴 적

없이 성장한 나는,

세상의 물질적인 가치에 대한

깊은 갈증을 느꼈다.


세상에는

너무나도 많은 사람들이

그런 가치를 바탕으로 자신의 위치를

파악하곤 했다.


실컷 먹을 수 있는 맛있는 음식,

크고 아름다운 집,

반짝이는 자동차.


이 모든 것들이

우리의 삶을 더 풍요롭게 만들 것이라는

믿음

아래,


나는

열심히 일하고 저축하여

 그것들을 얻으려 했다.


18평의 전세 다세대 주택

나에게는 대궐과 같았다.


허나

대출로 얻은 그 집에는

이자의 부담감이 항상 따라붙었다.


나는 10년을 기다렸다.

24평의 내 집,

10년 된 소나타.

그것들이 나의 자랑이었다.


그 모든 노력과 자랑이

어느 순간

허무하게 느껴졌다.


술자리에서 만난 친구의

새로운 아파트와 자동차

이야기를 듣고,


나는

나의 물질적 성취가

얼마나 무의미한지 깨달았다.


그 친구가 술값을 내며

나를 안쓰럽게 바라보는 그 순간,


나는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깨닫게 되었다.


물질적인 성취와 타인의 시선,

그것들은

찰나의 만족일 뿐,


나의 진정한 가치는

그 안에 있지 않다.


나의 가치는

내가 어떤 사람인지,

내가

어떤 삶을 살아가고 있는지에 달려있다.


그 순간부터

나는 물질적인 성취를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진정한 내면의 만족과 행복을 찾기 시작했다.



오늘따라

친구가

보고 싶다.


벤츠를 뽑았다고

60평대 아파트를 샀다고


호기 있게

술 한 잔

샀던


친구가

보고 싶다.


친구는

암투병 끝에


안타깝게도

모든 것을

놓은 채


얼마 전

입추를 앞두고

세상을 떠났다.


나를

포함

온 세상 사람들


이리

발버둥을 치고 있나?


"공수래공수거인 것을!"




*  어름 ;  구역과 구역의 경계 지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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