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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모모 May 07. 2024

2024년 5월 7일 식도락 음식 일기

봄옷을 입은 아삭 새콤한 연근 피클

나도 한때는 식탁에 앉아

차려주는 밥을 먹던 시절이 있었고

엄마의 요술손이 뭘 만들어낼지 궁금하여

목을 쭉 빼고

엄마가 내 오는 반찬을

기대에 찬 눈빛으로 바라보기도 했었다.


몇십 년 전 시골밥상에

장날 다음날이 아니고서는

그렇게 특별한 반찬이 올라 올 리가 없었겠지만

늘 기다려지는 엄마의 밥상이었다.


엄마가 만들어 내는 것은 뭐든 맛있었기 때문이었다.


부엌에서 뭘 만들어 내야 하는 사람은

반찬이 늘 고민이다.

반면..

식탁에서 밥을 기다리는 사람은

뭔가 색다른,

입맛을 돋우는 반찬을

기다릴 것 같다.


식사를 차려낸다는 것은

예술이고 작품이다.


평소에는 아삭한 식감의 연근조림으로

가족들의 입맛을 채웠는데

이번에는

샐러드를 좋아하는 식구들을 위하여

보기도 좋고 맛도 있고 건강에도 좋은

봄 연근에 색을 입혀 보기로 했다.


노란 개나리색 진달래색으로


연근에 묻어있는 진흙을 세척한 후

연근의 껍질을 벗겨내고

5cm 정도의 길이로 잘라서

끓는 물에 식초 1스푼을 넣고

연근을 세워서 3분 정도 센 불에 끓인다.

이렇게 하면 연근 속에 들어 있을 수 있는

불순물과 특유의 진흙 냄새도 제거가 된다

데쳐 낸 연근은

원하는 모양과 두께로 

잘 썰어진다.


샐러드용으로 사용할 거면

0.3cm의 두께로 하면

식감도 아삭하면서 다른 야채와도

잘 어우러진다.

지난해에 따 두었던

치자 두 개를 까서

3스푼 정도의 냉수에 담가두면

노란빛의 치자물이 생기는데

깨끗하게 걸러서 사용한다.


치자물에 소금, 설탕, 식초를 입맛에 맞게

소스를 만들어

썰어놓은 연근 위에 붓고 냉장고에 두면

하루 지나서 바로 먹어도 된다.

완전 개나리 색이다.

겨울에 비트를 사서

채를 썰어 피클을 담고 일부는 말려서 가루를

만들어 두었다.

입맛에 맞지 않아 먹지 않고 두었던

포도주에 비트가루 1 작은 스푼을 넣고

소금, 식초, 설탕으로 소스를 만들어

연근 위에 부어 주었다.

완전 진달래 색이다. 

하루에 

다섯 가지 색의 음식을 먹으면 

건강에 좋다고 하니

자연색으로 물들인 식재료가 더 귀하게

느껴진다.

아침에 먹는

화려한 색감의 샐러드에 

새콤한 맛을 더하니

남아 있던 잠이 확 달아난다.


행복은 오늘 아침부터 다시 새로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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