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먹기] "맛있다"라는 말을 배워가는 과정(서쪽 바다)

아이와 함께 먹은 제주맛집 후기

by 시골쥐

중산간의 맛집들이 평범하고 든든했다면, 바닷가 맛집은 예쁘고 특별하다. 재료에서, 맛에서, 또는 풍경에서 제주의 감성을 물씬 느낄 수 있다. 협재와 한림으로 이어지는 라인의 식당들을 주로 방문했다. 수협과 마트가 있는 생활동선이었다. 모든 곳이 매우 만족을 느끼게 하진 않았지만 기분 좋은 일상의 기억을 남겨주었다. 사람은 친절했고, 음식은 정갈했다.


1. 듬삭한

위치 : 제주시 한림읍 한림로 450 1층 101호

영업시간 : 10:30 ~ 18:30 / 화요일 휴무

별 점 : 카카오 4.6점, 시골쥐 가족 4.3점

추천메뉴 : 대창덮밥, 고등어덮밥

협재해변에서 한림항으로 가는 해안도로 중간쯤에 있다. 너무나 아름다운 제주바다뷰를 보며 식사를 할 수 있는 곳이다.

좌석이 많은 편은 아닌 데다가 창가석이 닷지형으로 되어 있어서 점심시간에 방문한다면 웨이팅을 해야 할 수도 있다. 음식은 빨리 나오는 편인데, 뷰 때문에 식사가 늦어질 수밖에 없다.

대창덮밥은 상당히 깔끔한 편이다. 너무 기름지지 않은 적당한 굽기와 매콤한 소스, 고슬고슬한 쌀밥의 조화가 아주 잘 맞는다. 재료가 푸짐해서 넘치는 포만감이 든다.

매콤불고기덮밥은 아주 예상가능한, 하지만 그것이 꽤 높은 퀄리티로 구현된 맛이다. 아이가 먹기에는 너무 맵고, 어른이 먹기에는 아주 적당하다.

아이가 먹을 수 있는 건 고등어덮밥이다. 잘 손질되어 구워진 고등어 큰 조각이 나온다. 개인적으로는 약간 비린 느낌이 있었는데, 거부감이 든다기보다 고등어 특유의 향이다. 맛있다는 건 부정할 수 없다.

<사진출처 : 듬삭한 인스타그램>


2. 알앤알

위치 : 제주시 한림읍 협재1길 29 1층

영업시간 : 10:00 ~ 17:00 / 월,화,수 휴무

별 점 : 카카오 4.6점, 시골쥐 가족 3.8점

추천메뉴 : 잠봉뵈르, 바게트

협재해수욕장 안쪽 골목에 있다. 좁은 골목 1층에 있지만 워낙 작고 큰 간판이 없기 때문에 유심히 찾아야 한다. 맞은편에 주차장이 있지만 좁다. 만약 만차라면 건물 뒤쪽 해변공터를 활용하길 바란다.

작은 공간의 가게인 데다가 많은 부분을 주방과 매대가 차지하고 있다. 테이블이 몇 개 없기 때문에 테이크 아웃에 적합한 베이커리다.

우리 가족은 아침 오픈시간에 맞춰 방문해서 브런치처럼 여러 가지 빵을 먹었다. 빵을 좋아하는 아내 말에 의하면 잠봉뵈르와 바게트가 맛있다고 한다. 나는 두유라떼를 추천한다.

가격이 조금 바싸다고 느껴졌는데 요즘 베이커리 가격이 너무 높아서 상대적으로 그렇게 비싼 편은 아니다. 게다가 맛이 좋으니 돈이 아깝지는 않다.

일주일에 4일밖에 열지 않고, 빵도 일찍 품절된다. 일정에 여유가 있다면 한 번쯤 가보길 추천하고 그렇지 않다면 수고를 감수할 만큼 권하고 싶진 않다.

<사진출처 : 네이버 블로그 >


3. 우뭇

위치 : 제주시 한림읍 한림로 542-1 가동 1층

영업시간 : 09:00 ~ 20:00 / 비정기 휴무

별 점 : 카카오 3.5점, 시골쥐 가족 3.0점

추천메뉴 : 커스터드 푸딩

바닷가에서 두블럭쯤 떨어진 주택가 도로변에 있다. 가게가 아주 예쁘지만 모르고 스쳐 지나가기도 쉽다. 주차가 어렵다. 인스타그램에 주차정보가 나와있으니 참고하길 바란다.

가게 안은 굉장히 협소하다. 웨이팅이 길다면 가게 밖에서 기다려야 한다. 가끔 비 오는 날에 방문하면 우산행렬이 늘어진 재밌는 광경을 볼 수 있다.

우뭇가사리를 활용해서 자연친화적으로 만드는 푸딩이다. 커스터드, 말차, 초코 등등의 맛이 있다. 푸딩 용기도 친환경을 쓴다고 한다.

협재에서 수우동과 함께 가장 유명한 곳 중 하나가 아닐까. 하지만 카카오 평점이 말해주듯 대만족을 느끼게 하는 곳은 아닌 것 같다.

디저트에 관심이 많다면 가보길 추천한다. 시중제품들보다 아주 부드러운 푸딩인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유명세에만 이끌려 가는 것이라면 조금 후회할 수도 있다.

< 사진출처 : 우무 인스타그램 >


4. 도민상회(본점)

위치 : 제주시 한림읍 한림로3길 8

영업시간 : 11:00 ~ 23:00

별 점 : 카카오 4.4점, 시골쥐 가족 4.0점

추천메뉴 : 보리볏짚 숙성흑돼지, 김치찌개

한림수협 근처 상가거리에 있는 흑돼지집이다. 한림항과 인접해 있어서 시간을 잘 맞춘다면 아름다운 석양을 볼 수 있는 위치다.

아내, 아이와 한 번, 부모님과 한 번 총 2회 방문했다. 그간 다녔던 여러 흑돼지 전문점 중에서 꽤 높은 평점을 주고 싶은 곳이다. 밑반찬이 깔끔하고 정갈하며 초벌 해서 두껍게 내놓은 고기가 먹음직스럽다.

식사시간 때마다 대체로 사람이 많지만 직원분들이 분주하게 일하셔서 기다리는 시간은 적다. 찌개, 면 등 식사메뉴도 대체로 빨리 나오는 편이다.

가브리살은 굳이 추천하고 싶지 않다. 제주방식의 흑돼지 구이를 먹고 싶다면 목살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버터가 녹는 듯한 특유의 풍미가 있다.

대부분의 흑돼지집에서 해물된장찌개를 하는데 특별히 맛있는 곳은 없었다. 이곳도 마찬가지다. 오히려 묵은지를 넣은 칼칼한 김치찌개가 식사의 화룡정점을 찍는다. (김치말이 국수는 조금 달다)

< 사진출처 : 도민상회 블로그 >


협재 해수욕장에 가는 걸 좋아했다. 백사장과 현무암, 에메랄드 빛 바다를 좋아했다. 물놀이를 하고 한창 풍경을 보다가 맛있는 걸 먹었다. 한림으로 가서 장을 본 후에 아이스크림을 하나씩 사 먹었다. 그런 시간들이 기분 좋은 기억으로 남은 건 '그때'가 좋아서였던 것 같다. 그래서 그때에 갔던, 그때에 만났던, 그때에 먹었던 것들이 다 추억이 되었나 보다.


인스타그램에도 놀러오세요:)

감성에세이가 가득한 시골쥐의 위로공간, 어른을 위한 마음쉼터 @seegoal.g

keyword
이전 17화[먹기] "맛있다"라는 말을 배워가는 과정(서쪽 산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