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가 쓰는 시 한 편
T가 쓰는 시 한 편 -
거절이 두려워 부탁을
주저했던 어제가 있다.
비난이 무서워 마음껏
말하지 못한 오늘도 있다.
실패가 걱정돼
도전하지 못한
수많은 날도 있었다.
그렇게 하루가 가고,
한 달이 가고,
여러 해가 지났다.
글을 쓰고 싶다고 말했던 어느 날,
돌아온 대답은
“그걸 누가 사겠어?”
아무도 읽지 않더라도
아무도 사지 않더라도
그래도 쓰고 싶다.
걷잡을 수 없이 퍼져가는
지난날의 안개 사이로
잡힐 듯 잡히지 않는
한 줌의 용기를
꼭 움켜쥐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