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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든밍지 Mar 15. 2024

봄이 좀 늦는다고 전해달래요

T가 쓰는 시 열아홉 편 - 당신의 봄은 언제인가요?

때늦은 봄


앙상한 가지에 노오-란 개나리 얼굴이 까꿍

하얗다 못해 투명한 주꾸미는 춤추고

냉이에게 불어오는 봄 내음에

괜히 설렌다


눈에도 입에도 코에도

봄이 왔는데

마음엔 오라는 봄은 안 오고

미세먼지만 잔뜩 끼었다


지나간 겨울의 기억을 꼭 움켜쥔 채

가루가 되도록 곱씹느라

꽃가루가 날리는 계절이 온 줄 몰랐다


꽃샘 추위 지나고 봄비 내리면

언제 그랬냐는 듯 맑아지려나


때늦은 봄을 맞으러 뛰어가 볼까

이내 숨이 차 가만가만 숨을 고른다

늦더라도 오기만 해 다오

나의 봄은 어디쯤 와있으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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