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가 쓰는 시 열아홉 편 - 당신의 봄은 언제인가요?
앙상한 가지에 노오-란 개나리 얼굴이 까꿍
하얗다 못해 투명한 주꾸미는 춤추고
냉이에게 불어오는 봄 내음에
괜히 설렌다
눈에도 입에도 코에도
봄이 왔는데
마음엔 오라는 봄은 안 오고
미세먼지만 잔뜩 끼었다
지나간 겨울의 기억을 꼭 움켜쥔 채
가루가 되도록 곱씹느라
꽃가루가 날리는 계절이 온 줄 몰랐다
꽃샘 추위 지나고 봄비 내리면
언제 그랬냐는 듯 맑아지려나
때늦은 봄을 맞으러 뛰어가 볼까
이내 숨이 차 가만가만 숨을 고른다
늦더라도 오기만 해 다오
나의 봄은 어디쯤 와있으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