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가 쓰는 시 열여섯 편 - 걱정이 쌓이네
함박눈이 펑펑 오는데
예쁜 쓰레기로 보인다
차가 막힐까 걱정
꽁꽁 언 길에 미끄러질까 걱정
세탁기가 얼어버릴까 걱정
예전엔 눈사람 만들까
눈싸움할까만 생각했는데
눈이 오는 게
걱정할 일이람
호기심 가득했던
어린아이는 어느새 자라
눈이 오든 비가 오든
세상 모든 일에 걱정만 해대는
걱정인형이 되어버렸다
한가득 쌓인 걱정도 내일이면
눈 녹듯 사라질 걸 알면서도
마음은 눈 내리는 도로 위
꽉 막힌 퇴근길 한복판,
좀처럼 풀릴 줄을 모르고
쌓여만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