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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든밍지 Mar 01. 2024

물속을 걷는다

T가 쓰는 시 열일곱 편 - 나태와 변화, 그 사이 어딘가

물속을 걷는다


헤엄치는 법을 안다

물속인 걸 알면서도

육지의 관성처럼

그저 걷는다


도무지 앞으로 나아가지 않는다

이내 힘이 빠진다

멈추면 끝없는 물속에

잠겨버리려나


물에서는 걷는 게 아니라

헤엄을 쳐야지

먹먹해진 귀에 대고

누가 말하는 듯하다


에라 모르겠다

눈을 감고 나자빠진 순간,

몸이 둥둥 떠오른다

어느새 저만치 앞으로 나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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