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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든밍지 Feb 23. 2024

눈이 더 이상 반갑지 않은 이유

T가 쓰는 시 열여섯 편  - 걱정이 쌓이네

걱정이 쌓이네


함박눈이 펑펑 오는데

예쁜 쓰레기로 보인다


차가 막힐까 걱정

꽁꽁 언 길에 미끄러질까 걱정

세탁기가 얼어버릴까 걱정


예전엔 눈사람 만들까

눈싸움할까만 생각했는데


눈이 오는 게

걱정할 일이람


호기심 가득했던

어린아이는 어느새 자라

눈이 오든 비가 오든

세상 모든 일에 걱정만 해대는

걱정인형이 되어버렸다


한가득 쌓인 걱정도 내일이면

눈 녹듯 사라질 걸 알면서도


마음은 눈 내리는 도로 위

꽉 막힌 퇴근길 한복판,

좀처럼 풀릴 줄을 모르고

쌓여만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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