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을 책은 쌓여만 가고
도서관에 상호대차신청을 해놓은 책을 찾아가라는 알림이 왔다. 며칠전 동아리모임에서 추천받은 책이다. '이것만 빌리고 다른책은 안빌려야지' 생각했는데 오늘도 도서관에 갔다가 언제 읽을 지 모를 책을 잔뜩 빌려오고 말았다. 지난달 독서박람회에서 산 책이며, 작가와의 만남 후 산 책, 게다가 모임에서 추천받은 책까지 책장 한켠에 책탑으로 쌓여있다.
예전에는 에세이를 많이 읽었는데 요즘들어 소설이나 미술, 음악 등 다양한 분야의 책을 보려고 한다. 미술에 대해서는 아는게 없었는데 동아리모임을 하면서 미술관련책을 읽으면서 미술작품감상에도 색다른 재미를 느끼게 되었다. 작품의 배경이 되는 역사와 화가들의 관계성같은 뒷이야기들을 다룬 책들도 많아 도움이 된다. 매주 소개되는 미술작품을 감상하며 글을 쓰는 일은 재미있으면서도 어렵다.
미술작품을 보고 글을 쓰는 동아리다 보니 자연스럽게 미술작가나 작품에 대해 이야기를 많이 한다. 거기서 더 나아가 역사, 영화, 음악까지 여러분야의 이야기를 하는데 책에 대한 이야기도 많이 한다. 다들 평소에 책을 많이 읽는 사람들이어서 여러 분야의 다양한 책에 관해 이야기가 술술나온다. 듣고있으면 세상엔 재미난 책들이 이렇게나 많은지. 다들 언제 이렇게나 많은 책을 읽으시는지 감탄하게 된다. 방대한 독서에 감탄하고 그 내용과 작가를 다 기억하는 것에 또 놀란다. 사실 나도 읽었지만 기억이 안나는 경우도 많은데 놀랄때가 한두번이 아니다.
서로 같은 관심사를 가지고 있기에 이런 이야기를 할때면 다들 신이 난다. 듣고 있는 것만으로도 재미있다. 예전에 읽었던 책들을 추억하고 몰랐던 이야기들을 알게 되고 읽고 싶은 책 목록이 생긴다.
나름대로 책을 많이 읽는다고 생각했었는데 동아리모임을 하면서부터는 그런생각이 싹 가셨다. 정말 책속에 파묻혀 살고 있는 사람들, 책이 일상인 사람들, 책과 언제 어디서든 함께 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이렇게 독서를 즐기는 사람들이다보니 아는 것도 많고 함께 이야기하다보면 재미난 일도 인생에 배울 점도 참 많다.
곁에 있는 사람을 보면 그 사람을 안다고 했던가? 어떤 사람들과 만나는지에 따라 관심사도 달라지고 생각이나 행동도 달라지는 법이다. 그런 점에서보면 책을 좋아하고 예술을 좋아하는 동아리모임 사람들을 만나게 된 것은 참 행운이다. 더욱 넓은 세상을 바라보고 해보지 않았던 일들을 공유하며 미처 몰랐던 것들을 향유하면 단순한 삶이 조금은 더 풍성해지는 느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