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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 핵미사일이 떨어진다면

[ 국제정세의 이해, 유현석, 한울 아카데미 ]


[ 국제정세의 이해, 유현석, 한울 아카데미 ]


 최근 몇 년간 대한민국을 뜨거운 논쟁 속에 빠뜨린 병기(兵器)가 있다. 그것의 이름은 사드(THAAD), 풀어보면 '고고도 미사일 방어 체계'라는 뜻이다. 이 낯선 이름의 병기는 냉전 시대 즉 당시 세계 최강대국이었던 미국과 소련이 대립했던 시절부터 기획되었는데, 원래 용도는 미국이 자국 본토에 날아오는 소련의 핵미사일을 방어하는 것이었다고 한다. 

 그리고 현재에 이르러 미국은 소련에 이은 '악의 축(axis of evil)'으로 북한을 포함시켰고, 북한의 핵미사일에 대응하기 위해 우리 대한민국의 주한미군에 사드를 배치하려 하고 있다. 그리고 여기서부터 대한민국은 현대의 새로운 강대국(G2)인 중국과 미국의 거대한 갈등에 휘말리게 되었다.

 

 사드 문제의 쟁점은 미사일이 아닌 'AN/TPY-2 레이더'에 달려있다. 이 레이더는 약 2,000km 전방까지 감지함으로써 미국의 핵우산(동맹국들을 보호하기 위한 미국의 핵미사일 방어 범위)에 미사일이 설치되는지 아닌지까지 철저히 감시할 수 있는 뛰어난 성능을 갖추고 있다. 미국은 사드를 배치하기 위해서 레이더의 설치를 필수로 요구하는데, 문제는 이 광범위한 감시 지역에 중국 해안의 대도시들이 포함된다는 것이다. 

 즉 사드를 배치함으로써 미국은 북한을 감시한다는 근거를 들어 중국을 감시할 수 있고, 이에 중국은 명백한 주권 침해라며 반발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리고 한국은 이러한 강대국 '고래' 사이에 낀 '새우'신세가 되고 말았다. 작년 정부는 사드 배치를 결정하고, 경북 성주를 배치 장소로 삼았지만 정부의 일방적인 결정으로 인한 반발로 아직 실제 배치는 되지 않았다.

 

 여기서 우리가 취해야 할 자세는 무엇일까? 떠오르는 태양인 중국의 편을 들어 배치를 거절해야 할까, 아니면 오랜 친구인 미국의 편을 들어 서둘러 배치해야 할까. 어떠한 결정을 내리든 국제적으로도, 국내적으로도 거센 비판을 받을 결정이란 것은 확실하다. 왜냐하면 이 두 강대국 모두 우리나라와 정치, 사회, 경제, 문화 등 모든 방면에서 긴밀하게 얽혀 있기 때문이다. 

 자국의 이익에 반대되는 결정을 한 한국 정부에게 미국 혹은 중국은 직접적이지는 않아도 간접적으로 엄청난 파장을 끼칠 것이고, 이는 우리나라에 심각한 손상을 가져다줄 것이다. 실제로 사드 배치를 결정한 직후 중국에서 활동하던 한류 스타들의 공연이 대거 취소되고, 반한 감정이 드높아지고 있는 실정이다.


 누구도 정답을 알려주지 않지만, G2라는 대국들 사이에 낀 대한민국은 역풍을 홀로 맞아야 하는 처지에 놓인 것이다.

 [ 국제정세의 이해 ]는 이러한 격변하는 세계의 상황과 더불어 앞으로 대한민국이 취해야 할 길에 대한 가이드 역할을 한다. 단순히 정치적인 면만이 아닌 세계 인권, 지역별 특수성, 환경 문제까지 거론하며 세계화의 물결을 우리가 어떻게 헤쳐나갈지 묻는다. 


 떠오르는 아시아와 아프리카의 위상, 그것을 통제하려는 중국과 미국의 갈등, 세계를 멸망으로 이끌 수 있는 핵무기에 대한 것까지 이 책은 다양한 방면에서 세계를 바라본다. 

 그리고 세계의 흐름과 더불어 그 흐름이 어떻게 이루어졌는지에 대한 역사적 맥락을 짚어주며 이해를 한층 쉽게 도와준다. 실제 있었던 사건들이라는 것을 인지하고 읽는다면, 역사의 흐름이 웬만한 스릴러 영화보다 오싹하게 흘러왔다는 사실을 책장을 넘기며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며 가장 새롭게 알게 된 것은 세계는 '세계화'와 '지역화'를 동시에 겪고 있다는 것이다. 상식적으로, 세계화와 지역화는 전혀 반대되는 개념으로 생각된다. 하지만 이들은 반대가 아닌 서로 절충하는 개념이다. 가장 대표적인 예로 '유럽연합(EU)'를 제시할 수 있다. EU는 유럽 지역의 국가가 연합해 서로의 상생을 도모하는 목적에서 만들어진 국제 연합으로써, 28개국의 회원국을 거느린 국가 단체이다. 

 그렇다면 이 EU는 세계화의 상징일까, 지역화의 상징일까? 세계화라기에는 유럽 지역의 국가들로 한정한다는 제약이 있으니 어렵고, 지역화로 보기에는 단순한 한 국가가 아닌 수십 개의 다양한 국가들이 연합한다는 점에서 수긍하기 힘들다. 


 이와 같이 세계화와 지역화의 특성을 모두 띈 국제단체들은 지금 이 순간에도 셀 수 없이 많다. ASEAN, UN, NAFTA 등 세계화와 지역화를 동시에 추구해나가는 단체들은 서로의 협력을 통해 이익을 도모하지만, 다른 국제단체와의 경쟁을 통해서도 발전해나가고 있다. 즉 앞으로의 세계는 협력과 경쟁이 조화롭게 버무려진 상태로 나아갈 것이라는 예측을 조심스럽게 해 볼 수 있다.

 하지만 당장 스스로의 내일도 예측하지 못 하는 우리가 전 세계의 미래를 이렇게 간단히 생각해도 괜찮을까. 세계는 한없이 역동적이고 예측 불가능하다. 그렇기에 가능한 많은 자료와 가능한 많은 경험, 그리고 무엇이 진짜 자국을 위한 길인지를 결정하는 능력이 각 나라의 지도자들에게 요구되고 있다. 또한 세계에 몸담고 있는 우리들에게도 국제정세는 시간이 흐를수록 피부에 맞닿는 민감한 주제로 변해갈 것이다.


 인간은 앞이 보이지 않는 미래를 조금이라도 엿보기 위해 끊임없이 정보를 모은다. 그리고 이러한 개인의 행동은 국가로, 또 세계로 확대되어 새로운 시대의 흐름을 만들어 간다. 당신의 내일을 진취적인 삶으로 채워나가고 싶다면, 세계의 흐름에 먼저 주목해보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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