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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린 아직 다, 미생이야

[ 조훈현 고수의 생각법, 조훈현, 인플루엔셜 ]


[ 조훈현 고수의 생각법, 조훈현, 인플루엔셜 ]


미생이 엿보는, 완생의 삶.


 2016년, 말 그대로 세계의 주목을 받은 대결이 있었다. 바로 최고의 인공지능 프로그램인 '알파고'와 최고의 프로 바둑 기사인 '이세돌'의 결투. 과연 체스에 이어 바둑이라는 인간의 고유 영토마저 다시 한번 기계에 빼앗길 것인지를, 전 세계는 궁금해하며 지켜보았다. 

 아쉽게도 결과는 4승 1패로 알파고의 승리. 하지만 '슈퍼컴퓨터' 수백 대를 동시에 작동시키는 알파고를 한 판이라도 꺾은 이세돌 프로의 기개는 전 세계를 감동시켰고, 인간은 기계를 넘어설 수 있다는 희망을 퍼뜨려주었다.


 그러한 대단한 이세돌 기사 이전 바둑계 일인자가 바로 '이창호 프로'이고, 그의 스승이자 으뜸이었던 이가 [ 조훈현 고수의 생각법 ]의 저자인 '조훈현 프로'이다. 그의 책에서도 드러나지만 그는 최고라는 호칭이 아깝지 않은 '고수'라 할 수 있다. 

 그는 한 나라에서 제일인 이에게만 붙여지는 호칭인 '국수(國手)'타이틀을 가졌으며, 세계 최다승(1935승), 세계 최다 우승(160회) 거기다 바둑 올림픽 '잉창치배(應昌期杯)'에서 한국 최초로 우승함으로써 한국 바둑을 세계 3강(한-중-일)에 위치시킨 개척자이다. 


 그는 엄청난 인기를 누린 윤태호 작가의 웹툰 '미생'의 실제 모델이기도 하다. 이런 한 분야의 절대 강자는 어떠한 관점으로 인생을 살아왔을까. 그 방법이 [ 조훈현 고수의 생각법 ]에 담겨있다.

 그는 이 책에서 자신의 인생 전체를 통틀어 여러 가지 '조언'을 건네고 있다. 일본으로 바둑 유학을 갔던 어린 시절부터 스승의 자살, 젊은 시절의 분투 그리고 자신이 길러낸 제자인 이창호에게 모든 타이틀을 빼앗긴 아픔까지. 


 이러한 삶의 이야기마다 자신이 대처했던 방식들이 현재 조금이라도 비슷한 고통을 겪고 있는 이들에게 도움이 되기를 바라며, 그는 담담한 목소리로 인생人生을 써 내려가고 있었다.

 내가 가장 인상 깊게 읽었던 챕터는 '3단 이길 수 있다면 반드시 이겨라'의 '새로운 '류'로 승부해라'이다. 그는 이 장에서 자신이 제자 이창호에게 무릎 꿇은 이유를, 이전에 만나 보지 못 한 창의적인 스타일로 제자인 그가 덤벼왔기 때문이라 말한다. 


 조훈현은 '제비'와 같은 바둑 스타일을 가졌다. 그는 공격적이고, 신속하며 재빨리 승부를 보는데 능숙하다. 그러나 이창호는 '바위'와 같은 스타일이었다. 그는 묵직하고 한 방 한 방 상대의 급소를 때리는 데 능숙하다. 이러한 방식의 차이는 조훈현이 이창호라는 '신세대'에게 자리를 내줘야만 하는 결과로 이어졌다.

 그러나 주목할 것은 여기서 조훈현 기사가 단순히 분해하고, 패배를 원통해했다는 것이 아니라는 데에 있다. 그는 이창호가 기존에 존재하지 않았던 그만의 독창적인 방식으로 싸움에 임했다는 것을 인정하고, 자신의 스타일을 변화시키지 않았기 때문에 진 것이라 솔직히 인정하고 있다.


  그리고 이는 자신이 앞으로 더욱 발전할 계기가 되었다고 회고한다. 이처럼 새로움의 힘을 납득하며 동시에 백발의 나이에도 성장의 설렘을 느끼는 그의 모습에 나는 감탄을 느꼈다.

 [ 조훈현 고수의 생각법 ]은 이외에도 수많은 그만의 에피소드와 함께 인생의 충고를 담고 있다. 바둑 세계는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거칠고, 끝없는 경쟁으로 이루어진 곳이었다. 그러나 조훈현 기사는 그런 곳에서 끊임없는 노력과 생각의 힘으로 당당히 왕좌를 차지했다. 


 그러한 그의 모습을 우리는 그저 감탄해서만은 안 된다. 질투를 느끼며 동시에 그런 그의 '성공 비법'을 훔치려 노력해야 할 것이다. 당신이 어떤 분야에서 일하든, 성공을 위해서 또 새로운 가능성을 위해 [ 조훈현 고수의 생각법 ]을 읽는 것을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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