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주택은 난방도 단독으로 해야 한다.
가평으로 이사온지 10일이 지났다. 이사 정리가 막 끝날 무렵에 가스비 청구서를 받았다. 전원주택 난방비가 많이 나온다고 말은 많이 들었지만, 막상 받아들인 가스비 청구서는 우리의 예상 밖이었다. 무려 22만 원이 나온 것이다. 물론 단 10일만 쓴 건 아니고 한 달치 가스비지만 이사 오기 전에는 주말만 왔기 때문에 많이 쓰지는 않았다. 아파트에서 살다 단독주택으로 이사를 오니 일단 추웠다. 물론 이사 오기 전 아파트에서도 관리비 때문에 따뜻하게 산건 아니었지만, 그래도 아파트는 위아래 층에서 같이 난방을 해주니 춥지 않게 생활할 수는 있었다. 하지만 단독주택은 난방도 단독으로 해야 하기 때문에 유난히 더 춥게 느꼈다. 그래서 굳이 우리가 정해달라고 하지 않았지만 국가에서 정한 실내 적정온도 20도보다 적은 18도에 맞춰서 보일러를 조정해놨더니 밤과 새벽에 보일러가 열심히 야근을 한 것 같다. 청구서를 받고 나서 가스비 아끼는 법을 열심히 검색한 결과 낮에는 햇볕이 들어 따뜻하니 난방을 하지 않고, 해가 떨어지고 나서 다음날 아침까지 4시간에 한 번씩 돌리는 방식을 택했다.
아파트와 관리비를 비교해서 1년 총관리비를 생각하면 한 달에 22만 원 나온 것이 그다지 크게 나온 것은 아니다. 약 4개월 정도만 난방을 하기 때문에 가스비가 나오지 그 외에는 관리비가 크게 나가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왠지 오기가 생겼다. 아파트에서 살 때 전기세부터 시작해서 다 해서 약 22만 원이 나왔는데 가스비만 22만 원 나온 게 약간 충격적이기도 하고 과소비했다는 생각도 약간 들었기 때문에 가스비를 아껴보기로 했다.
난방방식을 바꾸고 나서 제일 걱정된 것 밤이었다. 사실 낮에는 보일러를 안 틀어도 실내 온도가 21도까지 올라가는 햇살 맛집이기 때문에 큰 문제가 안된다. 하지만 해가 지면 온도가 급속히 내려가기 때문에 걱정이 됐다. 그날 밤 평소와 같이 잤지만 결국 새벽에 추워서 깼다. 자다가 추워서 깬 적은 학생 때 수련회 때 빼고는 처음이었던 것 같다. 하지만 그렇다고 당장 보일러를 켤 수는 없었기에 옷을 입고 이불을 하나 더 덮고 아침까지 버텼다. 마치 야외취침을 한 기분으로 아침에 실내 온도를 보니 14도까지 내려가 있었다. 그동안 실내 온도를 19도에 맞춰서 지냈던 걸 생각하면 그전까지는 보일러가 밤새 돌았갔다는 이야기였다. 새벽의 추위를 겪어 봤기에 그날 밤부터 취침 준비를 단단히 하기 시작했다. 일단 이불 안에 핫팩을 넣었고, 두꺼운 양말을 신고 자기 시작했다. 어떻게 보면 궁상맞아 보이기는 하지만 어떻게 보면 이런 것도 단독주택 생활에 적응하는 과정이라 생각한다.
왠지 이렇게 노력해서 담달 가스비를 아낀다면 이런 삶도 꽤 나쁘지는 않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