쉰다고 행복이 그냥 오진 않는다.

by Bullee

약 17년간의 사회생활을 하면서 몸과 마음이 지쳐서 잠시 쉬어가고 싶었다. 그래서 아내와 상의 후 2년간 쉬기로 했다. 쉬면서 앞으로 무엇을 해야 할지 어떤 삶을 살지 생각하는 시간을 가지기로 했고, 쉼에 집중하기 위해 경기도 외곽 마당 있는 집으로 이사했다. 그렇게 나의 퇴사 생활을 시작했다.

많은 사람들이 지친 일상에서 잠시 벗어나 잠시 쉬는 삶을 꿈꾼다. 쉬면 몸과 마음의 에너지를 충전할 수도 있지만 무엇보다 행복해질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나도 그런 사람들 중에 하나였다. 출근과 퇴근이 없는 삶. 다닥다닥 붙어있는 아파트가 아닌 마당이 있는 단독주택에 살면 행복해질 줄 알았다.

좋고 편하다고 행복한 건 아니다.


물론 한동안은 행복하다. 퇴사자의 하루 일과는 단순했다. 느지막이 일어나서 텔레비전을 보면서 커피 한잔 하다 점심을 먹고, 텔레비전을 보다 보면 어느 순간 저녁을 먹을 시간이 된다. 하지만 처음에는 몰랐다 퇴사 후 생기는 시간과 휴가 때 얻는 시간은 다르다는 것을. 난 마치 회사를 안 가는 휴일 때 패턴을 퇴사 후도 똑같이 하고 있었다. 물론 한두 달은 소비된 에너지를 충전하기 위한 시간이 필요했다. 하지만 솔직히 제일 큰 이유는 17년간 일한 나에게 주는 보상이 필요했다. 그건 바로 게을러지는 것이었다. 그게 바로 17년간 일한 나에게 주는 보상이었다. 하지만 그 시간이 길어지면서 나는 점차 게으름에 익숙해졌다. 잠자리에 눕게 되면 오늘 하루 뭐했는지 아무것도 생각이 나질 않았다. 당연하지 않은가? 하루 종일 아무것도 하지 않았는데. 회사를 다닐 때는 시간에 맞춰 출근을 했고, 기획서, 보고서 등 PC 앞에서 시간을 보내고 퇴근 후에는 내가 하고 싶었던 취미 생활을 즐기는 삶을 살았다. 누가 봐도 바쁘게 살았다. 지금 생각해보면 나쁘지 않은 삶이었다. 회사에서 받는 스트레스를 빼고 말이다. 취미는 스트레스가 없는 움직임이다. 독서는 뇌라도 움직이지 않는가? 하지만 게으름은 움직임을 지운다. 게으른 시간 동안 집 안에만 있었던 것 같다. 바로 앞이 마당이고 그곳에는 풀과 맑은 공기가 있었는데 말이다. 점점 행복이란 단어와 멀어졌다.

쉬는 것과 게으른 것은 엄연히 달랐다.


아무것도 안 하면 행복해질 줄 알았지만, 행복은 저절로 오는 게 아니었다. 행복을 위해서는 게으름에서 벗어나야 했다. 그렇게 정신을 차리는데 6개월이라는 시간이 필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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