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이 피어야 알게 되는 나무이름

나도 꿀벌이 되고 싶다.

by Bullee

지난가을에 마당 있는 지금의 집을 마련했지만 이사는 겨울에 했기 때문에 마당 정원에 있는 꽃과 나무들에 대해서는 전에 사시던 분이 알려준 것만 알고 있었다. 대략 들은 건 대추, 복숭아, 사과, 장미 정도? 그밖에는 나의 눈에는 그냥 나무로 밖에 보이지 않았다. 봄이 되어 나무에 꽃이 피고 땅에서 싹이 나오면서 정원에 있는 나무들의 정체가 드러나기 시작했다. 사진만 찍으면 무슨 꽃인지 알려주기 때문에 꽃이 나오면 사진부터 찍는다. 새롭게 알게 된 나무들은 살구, 개나리, 철쭉, 명자나무 등이다. 하지만 아직 꽃이 안 난 나무와 풀들이 더 많기 때문에 그들의 정체를 알기 위해 아침마다 꽃이 폈는지 알아보는 게 일상이 되었다. 사진을 찍으면 어떤 꽃인지 알려주는 어플 덕분에 마당에 있는 식물들은 그냥 나무에서 이름이 있는 나무로 바뀌기 시작했다. 일단 이름 있는 나무로 각인이 되면 나무를 대하는 나의 태도가 바뀌게 됐다. 더 관심이 가고 애정을 쏟게 된다. 그리고는 그 나무가 맺을 열매에 대해 기대하게 됐다.

꽃으로 정체를 알게 된 살구나무

사람을 대하는 것도 나무를 대하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상대방을 모를 때 관계는 무의미하다. 하지만 정보를 교환하면 상대방에 대해 인식하게 되고 관심을 가지게 된다. 그리고는 상대방의 재능이 꽃피우길 응원하게 된다. 내 주변에 있는 이들 중에 나에게 그냥 나무인 사람도 있고, 이름 있는 나무인 사람도 있고, 이미 자신만의 결실을 맺은 사람들도 있다. 그중에서 자신만의 꽃을 피워서 열매를 맺을 준비를 하는 사람도 있지만 아직 꽃을 못 피우고 있는 사람들도 있다. 나는 꽃을 피우기 전보다 이미 피운 사람들을 더 관심 가지고 응원하는 것 같다. 꽃을 피우는 것보다는 열매를 맺는 게 더 어렵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꽃을 피우기 위해서는 자신의 재능에 꾸준히 투자하면 가능하지만 열매를 맺기 위해서는 꽃의 경우는 수정이 필요하 듯이 외부의 요인이 필요하다. 외부의 요인은 재능만으로는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들에게 필요한 건 단 한 번의 기회일 것이다. 마당에서 핀 살구나무를 보면서 가장 좋았던 순간은 벌이 꽃에 앉은 순간을 바로 목격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열매를 맺기 위해 노력하는 이들에게 꿀벌 같은 기회가 찾아오길 늘 응원하면서, 나도 그들에게 꿀벌 같은 존재가 되기 늘 마음속으로 준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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