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ut of sight 38

by Bullee

그녀는 눈에 집중을 할 수 없었다. 호흡이 가빠졌다. 눈을 감고 호흡에 집중했다. 예전 같았으면 벌써 숨이 막혔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 민희는 예전에 그녀가 아니었다. 조금씩 숨을 쉬면서 정신을 붙잡았다. 그녀에게는 절대적인 게 있었다. 바로 민혁에 대한 믿음이었다. 다시 누군가를 믿고 사랑할 수 있게 된 건 그의 덕분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방 천장을 본 순간 단단했던 그녀의 마음 금이 갔다. 단단한 믿음일수록 작은 충격에도 크게 깨지게 마련이다. 그녀는 알게 되었다. 그동안 그녀가 조급했던 것은 시력이 돌아오지 않아서가 아니었다. 집에 온 뒤로 무언가 마음을 드렸다. 익숙하지만 낯선 집이 주는 작은 파동이 그를 향한 그녀는 믿음을 조금씩 흔들었다. 흔들리는 믿음에 그녀는 조급해졌던 것이다. 희에게 있어 자신에게 새로운 인생을 준 은인인 그에 대한 믿음은 절대적인 것이어야 했다. 절대적인 것은 곳 흔들리지 않아야 하는 것이다. 신의 버팀목인 절대적인 정의가 깨진다면 예전보다 더 큰 나락에 빠질 것 같았다. 처음에는 자신을 흔들기 위해 달려드는 파동에 저항하기 위해 스스로를 속였다. 하지만 마음 한 구석에서는 믿음의 붕괴를 대비하고 있었다. 스스로를 속이고는 있지만 조금씩 금이 가는 게 느껴졌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이데는 예전의 약했던 그녀가 아니었다. 조금은 단단해졌달까? 조금씩 준비했음에도 불구하고 침대에 누워서 자신을 진정시키는 게 다였다. 예전처럼 무너질 수는 없었다. 여기서 무너진다면 예전의 그녀로 다시 돌아갈 것이기 때문이다. 예전의 그녀가 얼마나 불행했는지 알려준 건 민혁이었다. 민희는 한 동안 침대에 누워 있었다.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 현관문 열리는 소리가 들렸다. 민혁이 퇴근한 것이다. 민혁이 침실 문을 열고 들어왔다.


「 나왔어요. 어디 아파요?」


「 왔어요? 머리가 좀 아파서요」


「감기인가? 열은 없는데?」 민혁은 민희의 이마에 손을 짚으며 말했다.


「괜찮아요. 힘이 좀 없을 뿐이에요」


「약은 먹었어요?」


「약 먹을 정도는 아니라서요 」


「저녁 조금만 먹고 약 먹어요 」


「알겠어요. 조금만 더 쉴게요.」

민혁은 그녀의 대답을 듣고 저녁을 준비하러 방을 나갔다.


민희는 일단 민혁과 거리를 두기로 했다. 지금 그녀가 알고 있는 건 이곳이 시골이 아니란 것 밖에 없었다. 민혁에 대한 믿음에 구멍이 뚫리긴 했지만 그거 하나만으로 모든 걸 의심할 수는 없었다. 일단은 민혁과 거리를 두고 지금 상황에 대해 파악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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