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나름의 철칙이 있습니다.’
하면서 기본이 되는 것들을 신념이나 철저히 지켜야 하는 규칙으로 포장해 자랑하는 짓거리를, 나는 딱 싫어한다.
가끔 에스테틱 원장들 피드에
’청결 수업을 듣고 세미나에 가고 철칙을 유지하기 위해 어쩌고 저쩌고~‘ 블라블라 하며 청결 유지 하는 것을 보여주기 식으로 전시할 때가 있다.
‘철칙’, ‘신념’이라는 겉멋 잔뜩 든 워딩에 켜켜이 포장된 본질 속에는 ‘기본’이라는 디폴트 값이 존재한다. 청결=철칙이 아니고, 그냥 아침에 눈뜨면 세수하고 양치하듯 기본적으로 해야 하는 것. 하루에 한끼든, 두끼든 밥 먹는걸 신념이라 생각하진 않잖아? 클린식을 먹으며 디톡스를 할건지 오늘은 치팅 데이를 좀 가져볼건지를 생각하지.
같은 맥락으로 내가 가져야 할 기본값은 무엇인지 종종 내게 되묻는다. 나는 기본을 얼마나 잘 하고 있나? 아침 세안 하는 것만큼 꼼꼼히 하고 있나? 당연히 해야할 일을 ‘철칙’이라는 이상한 신념 아래 두고 있지는 않나?
내 배우에 대한 것은 깊이 알고, 아침에 출근해서 기사를 보고, 내 아티스트와 내가 맡은 프로젝트의 현주소를 제대로 파악하고 있나?
팔이 안으로 굽어서 내 배우에 대한 가치 판단을 흐린 눈으로 하고 있지는 않는가? 앞으로 이 사람을 어떻게 팔아야 할지 생각하고, 대본 분석하는 일을 게을리 하지 않고 있나?
보도자료 아이템을 늘 고민하고 생각하고 있나? 내 언행이 내 배우, 내 작품에 안좋은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생각을 늘 머릿속에 두고 있나?
이런건 철칙이 아니라 기본중에 기본이라고, 세상 사람들이 너 참 피곤하게 산다고 해도, 적당히 타협하며 쉬엄쉬엄 하라고 해도 이건 아침에 눈 떠서 칫솔질 하는 것처럼 마땅히 해야하는 일이라고 생각하며 하고 있나?
기본을 생각하며 일하는 사람이 되자. 그리고 그걸 생색내고 티내지 말자. 그래야 오래간다.